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開胃菜 사부님, 진짜 탕수육이 미친 듯이 먹고 싶어요 012

第一次席 대륙의 부엌에서 시작된 요리, 경성의 화려한 잔치 메뉴로 꽃피우다

第一道菜 최초의 탕수육을 찾아보자 025
第二道菜 역사의 성지,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038
第三道菜 화려한 성공과 소리 소문 없는 퇴장 053
第四道菜 호텔 탕수육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066
第五道菜 청출어람을 기대하며 후계자를 찾다 085
第六道菜 중국의 동쪽, 서울의 서쪽 105

第二次席 부먹으로, 찍먹으로, 배달통에 실려 반도 곳곳으로 퍼져나가다

第七道菜 공화국의 봄이 인천에 찾아오다 129
第八道菜 당나라 때부터 이어진 인연 153
第九道菜 또 한 번의 디아스포라 165
第十道菜 슬픈, 다꾸앙과 춘장 191
第十一道菜 이사 세 번이 대수랴, 칼 세 개를 안 잡고 살려면 214
第十二道菜 누가 부산 와가 회만 잡숩니꺼 232
第十三道菜 바다 건너 제주도에는 ‘그’ 탕수육이 아직 있을까? 253

第三次席 바다 건너에서 찾은, 우리 음식 탕수육의 비밀

第十四道菜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 291
第十五道菜 공자가 사랑한 탕수육 321
第十六道菜 세상 어디에나 중국인이 있다, 탕수육도 그러하다 350
第十七道菜 그들이 만든 탕수육 제국 382
第十八道菜 마지막 퍼즐 파인애플 그리고 남중국 409

?點 뉴욕의 베이글, 오사카의 기무치 그리고 서울의 탕수육 442

참고문헌 460

도판 출처 471
저자 소개
저자 : 신인철
미술관, 오페라, 탕수육, 럭비 그리고 레고. 이 다섯 가지만 있으면 무인도에 혼자 살아도 전혀 심심함을 못 느낄 진정한 ‘오덕후(五德厚)’.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던 여자친구에게 등 떠밀려 박물관을 다니다 우리나라 고미술과 전통예술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이후 패션지 기자이던 애인과 함께 각종 전시회와 미술품 경매에 참여하며 미술 감상과 가치 평가에 재미를 들였다. 결혼 이후로는 아내와 함께 국내외 수백 곳 이상의 미술관을 탐방하며 체계적으로 미술 공부를 하게 되었다. 당연히 여자친구, 애인, 아내 이 세 사람은 시간차에 의해 호칭의 변화만 있었을 뿐, 동일 인물이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사업군의 HR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새벽 여섯시 반이면 사무실 불을 켜고, 가끔은 회사에 뼈까지는 아니어도 뭐라도 하나 묻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 전형적인 일벌레 직장인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수많은 파편적 지식에서 실마리를 끄집어내 서로 잇고 엮어서 가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작업들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그 결과로 《르네상스 워커스》, 《나는 하버드에서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링커십》 등 국내에서 25권, 해외에서 4권의 책을 펴냈다.

직장인 문화예술 커뮤니티인 ‘르네상스 워커스’를 창립해 10여 년간 대표를 맡아 이끌었으며,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자발적 학습 소모임 운영 지원, 대학생 대상 멘토링 등의 재능기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아, 물론 거의 매주 미술관이나 오페라를 관람하고, 일 년에 두세 차례 럭비 경기장을 찾아 시합을 구경하고, 테크닉 계열 대형 제품 중심으로 수시로 레고를 조립하며, 일주일에 3회 이상 탕수육을 먹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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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 탕수육은 어디로 갔을까

저자는 어쩌다 탕성병자를 자처하는 탕수육 덕후가 되었을까? 저자의 또래, 그러니까 40대 이상의 기억 속에서 탕수육은 시험 성적을 대폭 올리거나 집에 반가운 손님이 오셨거나 혹은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는 날 정도가 되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짜장면도 충분히 ‘좋은 날’ 먹는 음식이었지만, 탕수육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최고의 파티 음식’이다.

모름지기 덕후는 정통을 자처하며 짝퉁에 엄격하다. 저자에게 ‘정통’ 탕수육은 잘 튀긴 돼지고기에 소스를 부어 불 위에서 한 번 더 굴려 얇게 코팅을 해서 내거나 바삭한 고기튀김 위에 소스를 덮밥처럼 자작하게 얹어서 내는 음식이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소스에는 오이와 당근, 양파를 기본으로 대파와 배추, 목이버섯 정도가 추가되며, 고춧가루를 탄 간장에 찍어 먹을 때 맛이 완성되어야 제대로 된 탕수육이다.

그렇다면 ‘짝퉁’은? 첫째, 튀김의 바삭함만이 탕수육의 맛인 양 소스를 따로 내 튀김을 찍어 먹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토마토케첩을 넣어 벌겋거나 간장이나 굴소스를 넣어 시커먼 색이 나는 소스를 곁들인 탕수육이다. 셋째, 소스에 통조림 파인애플이나 체리 등을 넣은 탕수육이다. 이런 짝퉁이 득세한 세상에서 저자는 ‘진짜 탕수육 찾기’에 나섰다.

서울 곳곳에서 전국 팔도까지, ‘진짜’ 탕수육을 찾아 나서다

저자는 먼저 서울의 중화요리집을 찾아간다. 최초의 중화요리집으로 알려진 곳부터 이른바 ‘사대문파四大門派’를 이뤘던 중화요리집들, 그리고 서울의 비공식 차이나타운이라 할 수 있는 연희동과 연남동의 중화요리집들의 탕수육을 맛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 중화요리집들의 흥망성쇠를 풀어놓다보면 박헌영, 조봉암 같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부터 김영삼과 김대중 등의 정치인, 정주영, 이병철, 구본무 등 재벌총수에, 심지어 신상현과 조양은 같은 조폭의 이름까지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중화요리 그리고 중화요리집이 차지했던 위상과 역할이다. 그것은 거대 연회장을 갖추고 각종 행사를 유치했던 ‘고급 음식점’이었던 중화요리집의 화려한 과거이자 구한말에서 올림픽 개최에까지 이르는 한국의 근현대사다.

이어서 저자는 인천부터 평택(송탄), 군산, 대구, 부산, 제주까지 전국의 탕수육을 맛본다. 최초의 화교와 중화요리가 자리 잡은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시작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당진이 아니라 그 인근 송탄에 엄청난 맛을 자랑하는 중화요리집들이 자리 잡은 사연을 거쳐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군산의 화교사와 함께 탕수육을 맛본다. 그리고 달성관과 약령시에서 시작된 대구 중화요리 식당가를 거쳐 일본을 통해 한반도로 들어온 광둥요리의 특징을 보여주는 부산의 중화요리를 지나 고집불통의 제주 중화요리사들이 지키는 탕수육까지 먹어본다. 물론 각 지역에 차이나타운과 화교사회가 형성된 역사, 그리고 그 삶의 구비구비에 새겨진 한국 화교들의 희로애락이 고량주처럼 곁들여진다.

1세대 화교들은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 자리를 잡기 위해 가난과 고된 노동을 견뎠다. 권력과 결탁해 여러 사업으로 돈을 쓸어 모은 화교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시행한 제도적 차별과 탄압에 의해 부富도, 희망도 잃고 아예 한국을 떠난 화교도 많다. 어느새 차이나타운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스타로 부상한 중화요리사를 매일 TV에서 만나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중화요리사는 자식에게만은 중식도를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사연이 녹아 있는 탕수육의 맛은 새콤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일본에서 영국까지, 그 여정 끝에

저자의 탕수육 찾기는 해외로도 이어졌다. 한국 화교의 주류가 산둥성 출신이니만큼, 저자도 산둥성 지난濟南으로 찾아가 우리 탕수육의 뿌리가 무엇일지 더듬어보았다. 또한 일본과 말레이시아 그리고 영국에서 탕수육과 비슷한 음식이 중국에 둔 뿌리와 각국의 음식 문화와 어우러져 제각각 발달해온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중국 남부 푸젠성 취안저우泉州로 찾아가 저자를 괴롭혔던 탕수육에 든 파인애플이 실은 남중국 음식 문화의 전통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엿보고 왔다.

탕수육 하나 먹자고 해외에까지 간 이유가 단순한 맛집 기행은 아니었다. 저자는 후기에서 딸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에게 시집보내기 위해 해와 먹구름, 바람, 돌부처를 거쳐 결국 같은 동네에 사는 청년 쥐를 사위로 낙점하는 아버지 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아버지 쥐가 바로 저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울 곳곳으로, 전국 팔도로, 심지어 해외 여러 나라까지 돌아다닌 끝에, 자신이 ‘짝퉁’이라 경시했던 토마토케첩이나 통조림 과일이 잔뜩 들어간 소스가 광둥식 탕수육의 맛을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재현하고자 한 요리사들의 고뇌가 담긴 음식일 수 있음을, 고기튀김과 소스를 따로 내는 ‘찍먹’ 탕수육에는 직접 식당에 나오기가 힘들어 배달로나마 탕수육을 맛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처음 조리했을 때의 그 맛을 그나마 최대한 유지해 대접하고자 하는 요리사들의 귀한 배려가 담겨 있음을 깨닫는다.

아버지 쥐가 사위를 얻으려는 여정 끝에 자기 주변에 늘 함께 있었던 쥐가 가장 훌륭한 딸의 배필이었음을 깨달았듯이, ‘그’ 탕수육을 찾기 위한 여정 끝에 저자는 탕수육이 함께 어울려 나눠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품이 넓은 요리임을 알게 된다. 소스를 부어 먹으나, 찍어 먹으나, 케첩범벅을 해서 먹으나, 통조림 과일을 부어 먹으나 말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유래를 두었으되 한국의 중화요리사들이 한국의 손님들을 위해 발전시켜온 ‘한국 음식’임을 확인하게 된다. 탕수육과 고량주가 함께하는 이 만유漫遊의 기록을 다 읽고 난 독자들은 단골 중화요리집에 가서 부먹을 즐길까? 아니면 배달앱을 켜서 찍먹을 주문할까? 어느 쪽이라 해도 맛있는 탕수육일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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