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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004

곽수인(2학년 7반) 어느 봄날에 009
구태민(2학년 6반) 하늘 017
권지혜(2학년 10반) 따뜻해졌어 지혜 023
길채원(2학년 2반) 슬픔도 눈물도 다 녹아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으로 035
김건우(2학년 4반) 사랑한다 온 마음 다해 사랑해 043
김동영(2학년 6반) 오늘은 오늘만 우세요! 051
김수정(2학년 2반) 내가 다 지켜보고 있어 057
김승태(2학년 6반) 불멸의 사랑 067
김승환(2학년 6반) 보고 있어요. 보고 싶어요. 075
김제훈(2학년 8반) 나는 우리 가족의 119, 부르면 언제든 달려옵니다! 081
김주아(2학년 1반) 나는 그림 편지, 주아예요 089
김혜선(2학년 9반) 마음이 너무 많아서 099
김호연(2학년 4반) 바람과 구름과 빛과 호연이와 105
박성호(2학년 5반) 나의 사랑들에게 111
박정슬(2학년 10반) ‘저 정슬인데요,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119
선우진(2학년 6반) 우리들의 시간은 꽃이었어요 129
심장영(2학년 7반) 여기 와 있어 137
안주현(2학년 8반) 벚꽃나무 편지 143
안중근(2학년 7반) 아빠 엄마, 저 중근이에요 149
양온유(2학년 2반) 온유 소리 157
오경미(2학년 9반)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왔어요 167
유예은(2학년 3반) 그날 이후 175
이건계(2학년 6반) 녹색 편지 181
이단비(2학년 10반) 단비 191
이영만(2학년 6반) 곧 봄날입니다 197
이지민(2학년 3반) 끝끝내 한 조각 201
이창현(2학년 5반) 오늘의 밥상 213
이태민(2학년 6반) 생일 소원 217
임경빈(2학년 4반) 사과가 열리는 시간 221
전하영(2학년 2반) 매일매일 우리 227
정다혜(2학년 9반) 나의 고양이, 다윤에게 233
정차웅(2학년 4반)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 237
최성호(2학년 4반) 나의 꿈 243
홍순영(2학년 4반) 들리세요? 제 목소리! 249

outro 255
저자 소개
저자 : 곽수인 외 33인
곽수인(2학년 7반)
구태민(2학년 6반)
권지혜(2학년 10반)
길채원(2학년 2반)
김건우(2학년 4반)
김동영(2학년 6반)
김수정(2학년 2반)
김승태(2학년 6반)
김승환(2학년 6반)
김제훈(2학년 8반)
김주아(2학년 1반)
김혜선(2학년 9반)
김호연(2학년 4반)
박성호(2학년 5반)
박정슬(2학년 10반)
선우진(2학년 6반)
심장영(2학년 7반)
안주현(2학년 8반)
안중근(2학년 7반)
양온유(2학년 2반)
오경미(2학년 9반)
유예은(2학년 3반)
이건계(2학년 6반)
이단비(2학년 10반)
이영만(2학년 6반)
이지민(2학년 3반)
이창현(2학년 5반)
이태민(2학년 6반)
임경빈(2학년 4반)
전하영(2학년 2반)
정다혜(2학년 9반)
정차웅(2학년 4반)
최성호(2학년 4반)
홍순영(2학년 4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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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 시, 그리고 시!

총 서른네 명의 단원고 아이들 목소리와 총 서른네 명의 시인들 목소리가 손뼉처럼 만나 한 권의 시집을 묶어낸 『엄마. 나야.』(난다, 2015)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열두번째 봄에 다시금 선보입니다. 아이들의 생일에 맞춰 시인들은 아이의 가족 및 친구들의 회상 속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아이의 사진을 몇 장 건네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아이의 목소리를 시라는 형식을 빌려 담아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신다면 생일 모임마다 안산 치유공간 ‘이웃’에서 한 목소리로 낭송되는 아이들의 육성시를 한번 들어주십사 부탁을 드립니다. 어딘가에 있을 아이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타전될 때 죄책감과 더불어 아이들이 그리 멀지 않은 데서 우리를 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동시에 들기 때문입니다. 없는 사람을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지만 시인의 몸을 빌려 들을 수 있는 아이의 목소리에 엄마들이 아빠들이 가족들이 친구들이 와락, 아이를 붙잡는 심정으로 울고 웃었다면 그 순간만큼은 아이와 조우한 것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마음이 너무 많아서
―김혜선(2학년 9반)

여기서는 뺄셈만 배워요. 뺄셈은 아주 가볍죠.
고통을 빼고 두려움을 빼고 안타까움을 빼면
내게는 추억들만 남아요.

나는 매일매일
마술사처럼 ‘짠’ 하고 추억을 꺼내 보여요.
그럴 때마다 저 지상에선 비가 내려요.
내가 누렸던 기쁨만큼 빗방울이 떨어지면
내가 사랑했던 사람만큼 우산이 펼쳐져요.

저는 지금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어요.
가장 높은 곳에서요.

(…)

이곳에서 나는 날씨를 디자인하는 일을 맡았어요.
아직 서툴지만 구름의 무늬와 바람의 강약을 디자인해요.
날마다 햇살의 두께를 결정하고 날마다 어둠의 농도를 궁리해요.

오늘은 눈을 내려볼게요. 마술사처럼 나도 ‘짠’ 하고
하얀 추억들을 뿌려야겠어요.

너무 많이 우는 우리 엄마,
너무 많이 미안해하는 우리 아빠,
너무 많이 슬픔을 삼키는 우리 언니,
너무 많이 힘들어하는 내 단짝 주희,

내가 너무 많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너무 많은 마음 위에
깨끗한 눈송이들을 조금씩만 골라보았어요.

마음이 너무 많아서
천천히 오래오래 곁으로 보낼게요.
비가 오면 손을 뻗고요, 눈이 오면 혀를 내밀어주세요.
별이며 달이며, 자세히 보면 새로운 모양일 거예요.
제가 제 맘대로 디자인한 거예요.
좋다, 하고 말해주세요.

―그리운 목소리로 혜선이가 말하고, 시인 김소연이 받아 적다.

* 바람과 구름과 빛과 호연이와
―김호연(2학년 4반)

바람.
구름.
빛.
여긴 그래요.
바람은 엄마처럼 부드럽고
구름은 아빠처럼 두둥실 떠 있고
빛은 형처럼 환해요.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날아와 나의 글러브 안에 착 감긴 야구공에는
짧은 편지가 적혀 있어요.
〈내 아들 호연아,
16년 5개월, 짧지만 아들 땜에 참 많이 행복했다.
고마워. 미안하고 사랑해.〉

(…)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애타게요.
그럴 때는 살짝 고개를 돌려 옆을 봐요.
내가 팔짱을 끼고 있을 테니까.
바람.
구름.
빛.
더러워질 줄 모르는 것들.
나는 그렇게 곁에 있을 테니까.

―그리운 목소리로 호연이가 말하고, 시인 신해욱이 받아 적다.

*
이번 시집에 참여한 서른네 명의 시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미정 박준 이원 이영주 박형준 정끝별 이우성 권현형 정영효 김민정 유현아 김소연 신해욱 박성우 허수경 이규리 서효인 민구 김선우 박연준 유형진 진은영 도종환 박상수 이병률 오은 이근화 이현승 김경인 이은규 나희덕 임경섭 박진성 신미나

앞으로도 아이들과 시인들과의 조우는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름을 불러줘야 할 아이들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서른네 명, 고작 서른네 명, 간신히 서른네 명의 이름을 불러줬을 뿐입니다.

3. outro

눈물로 이 책을 마무리합니다.
감히 ‘눈물’이란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어 송구합니다.
그러나 그리운 아이들의 목소리를
시인들이 받아 적어야 했을 때
한 단어, 한 구절, 한 연, 그렇게 시 한 편,
투명하게 젖지 않은 페이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책을 만드는 내내 제가 만져보아 압니다.
눈물에 눈물이 겹쳐 퉁퉁히 불어버린 종이,
제가 귀하디귀하게 모아봐서 압니다.

아이들은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요.
귀를 쫑긋 세우고 마음을 활짝 연 채
시인들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찾아들기를
몇 날 며칠 기다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쑥 찾아왔다고 했고,
또 누군가에게는 쉬이 찾아들지 않아
몸살을 앓아야 했던 이도 꽤 되었다고 했습니다.

어찌되었든 다행스러운 건
지금 이 한 권의 책이 증명하듯
아이들과 우리들이
손에 손을 맞잡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지요.
아이들의 목소리를 우리들의 입으로
전하고 또 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지요.

얼마나 순정한 아이들이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따뜻한 아이들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착함’은 곧 ‘사랑’이니
그 ‘결’은 곧 ‘곁’과 다름 아니니
우리들과 아이들은 우주라는 교집합 안에서
꼭 껴안은 채 내내 공전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생일마다 털실로 쫀쫀하게 짠 목도리처럼
체온 높이 모임을 꾸려주시고 모임을 이어주시는
안산 치유공간 ‘이웃’의 정혜신, 이명수 두 선생님을 비롯해
그곳을 내 집처럼 쓸고 닦아가며
돌아오는 아이들 생일마다 상을 차려주시고
아픈 유가족들의 고통을 제 몸과 나누시는
전국의 이웃치유자님들,
고맙습니다.

아이들과 우리들 사이를 최대한 진실한 목소리로 이어준
시인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생일은 계속 찾아옵니다.
많은 시인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합니다.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진심입니다.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영원히 잊히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제 욕심이자 제 바람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영원히 잊고 잊힐 존재가 아니던가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아이들의 추움을 껴안아주세요.
아이들이 그러잖아요.
엄마. 나야. 라고.

2015년 12월 17일 초판 발행 이후
새 마음으로 가다듬어
2026년 4월 16일 다시금 내어보내는
김민정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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