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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지도
청계천 개발과 투쟁 연표
책을 펴내며

1부 청계천, 시간의 강을 거슬러

1장 청계천의 과거
1. 한양 천도와 개천
2. 생산과 유통의 출발지
3. 한국 근대화의 상징
4. 청계천을 기억하는 사람들

2장 청계천을 보는 다른 시선
1. 압축성장과 청계천
2. 청계천 주변의 치솟는 땅값
3. 신개발주의와 청계천

3장 청계천 명소의 기쁨과 슬픔
1. 연예인이 살았던 동대문아파트
2. 사라진 동대문실내스케이트장
3. 화가 박수근 집터
4. 현대식 아파트 동대문맨션
5. 전태일 열사와 평화시장
6. 광교와 장교 사이 광장시장
7. 헌책방과 대학천
8. 방산시장과 성제묘
9. 세계의 기운이 모인 세운상가

4장 나의 청계천
1. 창신동 쪽방 주민
2. 벽 속의 다른 벽돌 하나
3. 예지상가 금은방 이야기

2부 개발과 저항의 시간

5장 청계천 일대 재개발 잔혹사
1. 1970년대, 아파트 아파트
2. 잘려나간 삼일아파트
3. 상인들과 가든파이브
4. 청계천과 뉴타운 재개발

6장 청계천 복원 공사와 노점상
1. 황학동 벼룩시장의 아침이슬
2. 세운상가 공구상의 죽음
3. 2003년 저항 일지
4. 가난한 이들끼리 싸우는 현실
5. 노점상 걷어차지 마라

7장 동대문운동장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1. 1970년대의 동대문운동장
2. 축구장의 풍물벼룩시장
3. 걸림돌이 된 가난한 사람들
4. 사라진 근대 스포츠 문화유산
5. 보이지 않는 도시들, 사람들

8장 무너진 공구상가와 산업생태계
1. 청계천·을지로 젠트리피케이션
2. 제조산업문화특구 지정이 필요한 이유
3. 을지OB베어에 모이는 사람들

9장 다시, 청계천
1. 추진 체계와 절차의 문제
2. 모든 것을 쏟아부은 행정
3. 도시계획, 환경, 역사·문화적 문제
4. 사회적 약자를 외면한 공간

마치며: 청계천을 걷다
참고자료
저자 소개
저자 : 최인기
1989년 청년단체의 문을 두드리며 사회운동을 시작해 30년 넘게 빈민운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가난의 도시』, 『그곳에 사람이 있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가난의 시대』가, 사진집으로 『청계천 사람들』, 『노량진수산시장』이 있다. 사진을 전시하고 매체에 글을 쓰며 도시와 빈곤 문제를 알리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현장을 지키며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유는 ‘더불어 사는 차별 없는 사회’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기록하는 빈민운동가’로 불리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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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청계천은 되살렸지만 삶은 지워졌다
개발의 이면에서 도시를 지킨 기억,
보이지 않는 서울과 복원 이후의 이야기

개발의 그늘에 지워진 삶, 청계천에서 다시 묻다
보이지 않는 서울과 복원 이후의 이야기

청계천은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상징적 공간이자, 한국 도시화의 압축된 역사가 켜켜이 쌓인 장소다. 이 책은 청계천의 변화, 특히 ‘복원’과 ‘재생’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정책들이 실제로는 누구의 삶을 바꾸고, 누구를 배제해 왔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낸다. 저자를 포함해 청계천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이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도시 개발이 곧 생존과 공동체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개발의 현장을 기록하는 이유는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성장해 온 방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앞으로도 계속될 도시의 변화가 공존과 연대의 모습이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개발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다면, 생계를 잃고 터전에서 밀려나는 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변화의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서울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역사·문화적 맥락과 도심 산업생태계 역시 함께 보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쓰였다. 청계천에서 성장하고 지금도 그 일대에서 살아가며 빈민운동을 이어가는 저자는, 도시를 외부에서 분석하는 대신 내부에서 살아온 사람의 시선으로 기록한다. 골목과 시장, 상인과 주민의 삶을 세밀하게 포착한 서술은 독자에게 ‘사람이 사는 도시’의 구체적인 얼굴을 보여준다. 청계천과 서울 구도심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온 이들에 대한 연대의 감각이 어우러진 이 책은, 도시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동시에 우리가 어떤 도시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남긴다.

근대화의 상징이자 가난한 사람들의 터전
청계천으로 읽는 도시와 민중의 역사

1부는 청계천이라는 공간을 하천이나 도시 경관을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의 형성과 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사회적 장으로 재구성한다.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핵심 기반 시설로서 시작된 청계천은 반복적인 준설과 정비를 통해 도시 운영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물길을 관리하는 일은 곧 도시를 유지하는 일이었고, 이 과정에서 청계천은 생산과 유통, 생활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근대로 접어들며 청계천 주변은 수공업과 상업이 밀집한 지역으로 발전했고, 다양한 계층이 모여드는 도시의 핵심 생활권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도 이어지며, 청계천은 산업과 노동, 주거가 뒤섞인 독특한 도시 생태계를 형성한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청계천은 피난민과 도시 빈민이 몰려들며 판자촌이 형성된 공간으로 변화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생계를 꾸리고 공동체를 만들어나갔고, 이는 그저 빈곤의 집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사회적 관계망이 촘촘히 구축된 공간이었다. 저자는 당시의 생활 조건과 풍경을 구체적으로 복원하면서, 청계천이 ‘가난한 사람들의 도시’로 기능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곳은 노동운동과 빈민운동이 싹튼 현장이기도 했다. 전태일의 분신으로 상징되는 노동 현실의 문제, 야학과 공동체 활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운동은 청계천을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모색하는 장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공간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에 주목한다. 청계천은 어떤 이들에게는 개발과 정비의 대상이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기억의 장소였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이후 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중요한 배경이 된다. 또한, 동대문아파트, 세운상가, 평화시장 등 청계천 일대의 주요 장소들을 통해, 근대화와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공간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추적한다. 이들 장소는 번영과 발전의 표지이면서 동시에 철거와 재편의 대상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삶이 영향을 받았다.

1부 후반부에서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서술한다. 창신동 쪽방, 예지상가 등 구체적인 생활 공간과 인물들을 통해 청계천의 일상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이는 거시적 역사 서술과 대비되는 미시적 관점으로, 도시를 ‘살아본 사람’의 감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저자는 청계천을 걸으며 축적해 온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의 변화가 개인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보여준다. 이처럼 1부는 청계천의 역사적 변천과 생활 세계를 입체적으로 복원함으로써, 이후 전개될 개발과 갈등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여기서 청계천은 과거의 공간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도시 문제의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사라진 시장, 무너진 산업, 흩어진 삶
도시 권력과 저항의 연대기

2부는 청계천을 둘러싼 본격적인 도시 개발 과정과 그에 맞선 저항의 역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1970년대 이후 서울의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추진된 재개발 정책은 청계천 일대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시작한다. 아파트 건설과 도심 정비 사업은 주거 환경 개선과 경제 발전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기존 주민과 상인들을 외곽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았다. 저자는 이러한 재개발의 흐름을 ‘잔혹사’라고 표현하며, 반복적으로 발생한 강제 철거와 이주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핀다. 특히 가든파이브와 같은 대체 상가 정책이 실질적인 생계 대안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상인들의 삶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짚는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이러한 개발의 흐름 속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제시된다. 친환경 도시 조성과 시민 공간 확대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이 사업은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로 평가받지만, 그 이면에서 노점상과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었다. 저자는 행정대집행과 강제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과 폭력, 그리고 이에 맞선 저항의 기록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배제되었는지 드러낸다. 또한, 가난한 이들끼리 경쟁하도록 내몰리는 구조를 지적하며, 갈등의 원인이 개인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에 있음을 강조한다.

동대문운동장 철거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설 역시 중요한 사례로 다뤄진다. 이 과정에서 근대 스포츠 문화유산과 풍물시장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동시에 사라졌고, 도시의 문화적 기억과 경제적 현실이 충돌하는 장면이 드러난다. 이어지는 논의에서는 청계천·을지로 일대 제조업 생태계의 붕괴가 집중적으로 분석된다. 공구상가와 인쇄업, 기계 산업 등 오랜 시간 축적된 산업 네트워크가 재개발과 임대료 상승으로 해체되면서, 도시 경제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상권 변화에서 산업 구조의 문제로 확장된다.

2부의 마지막에서는 도시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정리한다. 추진 체계의 불투명성, 행정 중심의 일방적 결정,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고려 부족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시된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배제한 채 진행된 개발이 반복적으로 동일한 문제를 낳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역시 같은 한계를 안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청계천의 사례를 통해 도시 개발을 다시 사유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앞으로의 변화가 신중하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처럼 2부는 청계천을 둘러싼 개발과 저항의 역사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권력과 자본,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충돌하는 공간이 되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오늘날과 미래의 도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간다.

얼굴과 소리를 지닌 사람 사는 곳,
거대 도시 서울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저자는 ‘성공한 복원 사업’이라는 청계천의 통념에서 벗어나, 그 이면의 갈등과 배제를 세심하게 드러낸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가장 상징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개발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변화의 서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지워 왔는지 알게 한다. 도시의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계를 잃거나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변화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도시 곳곳에서 똑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개발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누구도 생계를 잃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나아가 서울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역사·문화적 맥락과 도심 제조업, 생활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다.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우리는 개발을 ‘되돌릴 수 없는 진보’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찰하고 조정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시선이 책 전반에 깊이 스며 있다. 청계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금도 그 일대에서 살아가며 빈민운동을 이어가는 저자는 도시를 외부의 관찰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골목과 시장, 상인과 주민의 삶을 몸으로 겪은 사람의 언어로 기록하며, 통계와 정책 분석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복원한다. 그 결과 독자는 개발과 재개발이라는 추상적 개념 대신, 구체적인 얼굴과 목소리를 가진 도시를 마주하게 된다. 청계천과 서울 구도심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연대의 감각은 이 책을 단순한 도시 비판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도시를 회복하려는 기록으로 만든다. 결국, 이 책은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어떤 삶을 지켜낼 것인가’를 묻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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