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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서평]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이회영의 삶이 독립운동가들 가운데서도 유달리 돋보이는 것은, 엄청난 재산은 물론 자신의 목숨까지 모두를 위해 아낌없이 내던진 분이라는 점 때문이다. 대대로 정승 판서를 배출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가졌고, 그저 눈 딱 감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도 있었던 이회영과 형제들은 기어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가진 것을 다 털어 냈다. 그들의 삶이 더욱 놀랍고 감동적인 까닭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다. 만약 베푼다는 생각이었다면, 그렇게 철저히 버릴 수 없었을 것이고 끝까지 흔들림 없는 길을 걷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회영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거나 드러내려 하지 않았으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누구에게나 그늘 넓은 정자나무 같은 사람으로 통한 사람이었다. 독립운동의 목적은 단순히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나라를 되찾는다면 황제가 통치하는 ‘제국’이 아니라 모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을 세워야 한다고 믿은 사람이기도 했다. 1932년 11월, 우당 이회영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침체된 독립운동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대련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 오르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적을 갖고 산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는 것이다. 만약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그것은 행복한 일이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들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몇 번씩이나 죽음을 무릅쓰고 사지에 뛰어들었는데, 나는 벌써 나이가 육십이 넘어 칠십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앉아서 늙어 죽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런 젊은 동지들에게 짐밖에 되지 않는 일이니, 부끄럽고 면목이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회영은 끝내 동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주 땅으로 떠났다.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목숨을 바쳐서라도 젊은이들에게 해방된 나라를 물려주고 싶었던 마지막 소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국 일본 경찰에 잡힌 뒤 모진 고문 끝에 숨을 거두었다. 만 65세가 된 노인이, 온몸을 던져 일제와 맞서겠다는 마지막 신념으로, 만주로 가는 배 밑바닥 4등 선실로 발길을 옮길 때의 심정은 정말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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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 : 김은식
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EBS 등 여러 기관에서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논술을 강의했고, 우리 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찾아 널리 소개해 왔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이회영,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소년 영웅과 할아버지 독립군』, 『장기려 리더십』, 『누가 민주주의를 훔쳐 갔을까』, 『소년과 독립군』 등이 있다.
야구작가이자 한국야구사 연구자이다. 『야구의 추억』, 『야구상식사전』, 『서울의 야구』, 『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 『마지막 국가대표』, 『기아 타이거즈 때문에 산다』 등의 책들을 통해 한국야구에 관한 이해와 감상의 폭을 넓혀왔다. 특히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을 통해 타이거즈를 중심으로 1980년대 광주라는 역사적 시공간 속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조명했다. 2021년에는 한국 야구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에서 야구가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종목이 된 이유와 그것이 미친 사회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글쓰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다. 음식, 역사, 인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소재에서 끌어낸 진정성 있는 문장을 신문, 잡지 등에 실어 많은 공감을 얻어왔고, EBS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과 공간에서 글쓰기와 인터뷰 기법 등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2003년 출간한 음식에세이 『맛있는 추억』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30여 권의 단행본을 집필해온 치열한 문화생산자인 동시에 스포츠 다큐멘터리 「인천, 야구의 추억」, 「기억, 타이거즈」 등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등 끊임없이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진화하고 있는 미완성의 문화게릴라이기도 하다. 특히 2006년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100회에 걸쳐 연재한 뒤 세 권의 책으로 출간한 『야구의 추억』은 한국 야구의 스토리텔링을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 뒤로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두산 베어스 때문에 산다』, 『야구상식사전』을 쓰고 테드 윌리암스의 『타격의 과학』을 번역하는 등 여러 야구 관련서들을 내면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글쟁이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마지막 국가대표』는 그가 시도하는 첫 번째 스포츠 팩션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와 그 대회 국가대표팀의 핵심을 이루었던 6인의 보류선수들에 얽힌 역사와 사연들을, 오밀조밀한 문학적 상상력과 공감적 시선을 통해 녹여낸 ‘허구적 사실’이다. 그것은 ‘논픽션’의 영역에서만 활동해온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유감없이 녹여내고 표현할 수 있는 보다 적절한 무대로의 확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역전 우승이라는 두 개의 사건과 그것에 대한 기억은 그 해 열 살이었던 김은식이라는 어린이를 작가의 길로 이끈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그 해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다룬 『마지막 국가대표』는 그의 전작들이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다룬 한국 야구사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조명 작업을 시작하는 출발점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 원더스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쥐어짜 도전하며 희로애락, 성공과 실패와 희열과 좌절 등을 압축적으로 경험하는 야구 선수들의 인생에 매력을 느끼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림 : 김호민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중국 루쉰미술학원에서 인물화를 공부했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전통 산수와 인물에 우리 시대의 사람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중앙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에 출강하며 개인전 16회, 단체전 280여 회를 가졌다.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002년 동아미술상을 받았다. 『싸우는 아이』 『풀싸움』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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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이회영의 삶이 독립운동가들 가운데서도 유달리 돋보이는 것은, 엄청난 재산은 물론 자신의 목숨까지 모두를 위해 아낌없이 내던진 분이라는 점 때문이다. 대대로 정승 판서를 배출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가졌고, 그저 눈 딱 감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도 있었던 이회영과 형제들은 기어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가진 것을 다 털어 냈다. 그들의 삶이 더욱 놀랍고 감동적인 까닭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다. 만약 베푼다는 생각이었다면, 그렇게 철저히 버릴 수 없었을 것이고 끝까지 흔들림 없는 길을 걷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회영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거나 드러내려 하지 않았으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누구에게나 그늘 넓은 정자나무 같은 사람으로 통한 사람이었다. 독립운동의 목적은 단순히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나라를 되찾는다면 황제가 통치하는 ‘제국’이 아니라 모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을 세워야 한다고 믿은 사람이기도 했다. 1932년 11월, 우당 이회영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침체된 독립운동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대련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 오르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적을 갖고 산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는 것이다. 만약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그것은 행복한 일이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들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몇 번씩이나 죽음을 무릅쓰고 사지에 뛰어들었는데, 나는 벌써 나이가 육십이 넘어 칠십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앉아서 늙어 죽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런 젊은 동지들에게 짐밖에 되지 않는 일이니, 부끄럽고 면목이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회영은 끝내 동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주 땅으로 떠났다.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목숨을 바쳐서라도 젊은이들에게 해방된 나라를 물려주고 싶었던 마지막 소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국 일본 경찰에 잡힌 뒤 모진 고문 끝에 숨을 거두었다. 만 65세가 된 노인이, 온몸을 던져 일제와 맞서겠다는 마지막 신념으로, 만주로 가는 배 밑바닥 4등 선실로 발길을 옮길 때의 심정은 정말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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