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우리는 왜 ‘틀린 생각’ 보다 나와 ‘다른 생각’을 더 싫어할까?
우리라는 울타리가 만들어낸 교묘하면서도 평범한 차별에 관하여
이 책은 손쉽게 편을 가르고, 나와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차별하는 현상을 ‘신념주의’라고 이름 붙이고, 우리가 신념주의에 빠지는 이유를 심리학과 뇌과학에 기반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선호하며, 확실성을 원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 무리 안에서 안정감을 얻고 복잡한 세상을 쉽고 빠르게 판단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와 ‘그들’을 쉽게 편 가르고, 나와 다른 사람을 더 부정적이고 극단적으로 인식하며, 반대 증거가 많아도 내 신념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 결과 사람들은 더 닮아지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는 더 달라지며, 사회적 분열은 심화된다.
AI가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 정보에 기반해 우리가 선호하는 정보만 보여주어 나와 다른 생각을 마주할 기회를 제한하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끼리만 모여 같은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에코 챔버는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자료를 통해 자신의 신념만 고수하며, 타인을 이해하지 않고 빠르게 분류하고 더 쉽게 배제하는 신념주의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리고 나와 똑같은 사람과만 어울리고, 불편한 생각은 피하는 신념주의가 사회의 다양성을 해치며, 무분별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분열과 혐오 대신 공존과 화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7가지 체크리스트 ’EMBRACE‘
그렇다면 어떻게 신념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신념을 바꾸거나, 성급히 합의하거나, 설득의 기술을 연마할 필요는 전혀 없다. 다른 사람을 향한 날 선 비난을 잠시 멈추고, 관용적인 태도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7가지 체크리스트 ’EMBRACE‘를 제안한다.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면, 타인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포용하기‘라는 뜻을 지닌 EMBRACE를 한 글자씩 살펴보면, 환경(Environment), 실수(Mistakes), 유대(Bonding), 이성(Reason), 정서(Affect), 결합(Collection), 노출(Exposure)이다. 사람들의 행동, 생각, 감정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경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신념주의를 쉽게 줄일 수 있다. 상황적 요인을 강조하고, 서로의 실수를 너그럽게 허용하며, 닮은 점을 강조할 때 차이와 갈등에 매몰되는 대신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성적으로 신념의 증거를 찾고, 편견에 기반한 부정적인 정서를 다스리고, 의사결정과정에 서로 다른 관점을 적절히 반영할 때 우리는 나와 전혀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다.
대화와 토론의 가능성을 되살리기 위하여
나와 정반대의 사람과 기꺼이 대화하고 유쾌하게 충돌하는 법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모두가 배척하고 무시했던 바로 그 소수의 관점이 결국 우리 인류의 역사를 놀랍도록 발전시켰다. 세상은 누구도 섣불리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는 결코 획일화된 집단사고나 한 명의 천재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빚어내는 역동적인 다양성만이 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편을 가르는 대신 나와 정반대의 사람과 기꺼이 대화하고 토론하며, 신념주의라는 견고한 장벽을 뛰어넘어 나와 다른 사람을 기꺼이 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혐오와 갈등 대신 진정한 연대와 우정이 시작될 수 있다. 다름을 기꺼이 마주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은 서로 충돌하는 대신 더 멀리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