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자존심은 자신의 지위나 부, 건강을 타인의 것과 비교한 만족이며 여기에는 다른 사람을 깎아내림으로써 기쁨을 느끼는 저열한 감정이 동반된다. 이에 비해 도덕학이 불러일으키는 자존심은 신변의 사소한 일을 떠나 정신의 관점에서 진리와 선을 파악하고 자유 의지를 가지며, 단호한 결단과 의연한 행동을 하는 자신에게 고상함을 느끼는 것이다.
-33p.
인간은 ‘이성’을 이용해 자신이 따라야 할 의무를 인식할 수 있다. 이성은 욕망의 극복을 명하는 의무 속에서 보편적으로 타당한 ‘도덕법칙’과 일치할 것으로 보이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당한 의무’를 따를 때 인간은 ‘도덕적 존재자’로서의 자기자신을 행위의 원인으로 삼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상태, 즉 ‘자율(Autonomie)’이 높아지는 것이다.
-95p.
인간이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이 자신의 욕구에 대해 자각적으로 희망할 수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격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은 인간이어도 사물과 마찬가지로 자기 이외의 타인의 의사에 따라 다루어질 수 있으며 그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1p.
인류는 생물을 자세히 분류하고 그 생태를 조사해 왔다. 그러한 인식 활동에는 틀림없이 순수한 지적 호기심과 생명의 신비에 관한 경외심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어떤 동식물이 인간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혹은 반대로 무엇을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지 등의 실천적 지식을 얻으려는 동기가 작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298p.
우리는 어렸을 때 문득 터무니없는 질문으로 부모나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답을 찾으려 나름대로 고민했던 그때에 철학의 원점이 있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납득할 만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한 어린 시절에 가졌던 의문은 불현듯 되살아난다. 일상이 흔들리고 상식이 깨지고 위기가 소리도 없이 다가올 때 그것은 유령처럼 모습을 나타내 우리의 뇌리를 배회한다. 그런 의문은 우리에게 불안을 준다. 그러나 그곳에는 새로운 희망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35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