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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헌법을 바꿀 시간입니다 :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민의 헌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루아크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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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장 왜 지금 헌법을 바꿔야 하는가
-윤석열이 드러낸 제왕적 대통령의 민낯
-1987년의 옷으로 2026년을 살 수 있을까?
-Q&A

2장 우리는 어떤 헌법을 만들어야 하는가
-헌법의 얼굴: 전문과 제1조
-국민의 권리와 의무: 2026년의 기본권
-국회: 민의의 전당을 다시 설계하다
-정부: ‘제왕’을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사법부와 독립기관: 정의와 감시의 균형
-지방자치: 서울 공화국을 넘어서
-경제: 불평등의 해소
-Q&A

3장 개헌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40년 실패의 역사
-2026년 개헌 논의의 현주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 개헌 전략
-Q&A

나가는 말
주
저자 소개
저자 : 김예찬
역사학과 정치학, 사회학을 공부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에서 일했다.
《날치기 국회사》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모든 것》 등의 책을 썼다. ‘1987년 헌법’에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었던 세대로서, 합의한 적 없는 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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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87년의 옷으로는 2026년을 살 수 없다

87년 헌법은 독재의 종식을 염원하던 시대의 산물이었다.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는 것이 당시 시민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40여 년이 흐른 지금, 사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플랫폼 노동과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했고, 기후위기와 디지털 기술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권리 문제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시민의 정치 참여 방식 역시 근본적으로 변화해 광장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의제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국가의 통치 구조와 헌법의 철학은 여전히 1987년에 머물러 있다. 다시 말해, 수백만 명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여전히 법적 지위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시민의 요구는 제도 정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와 같은 초국가적 문제 또한 기존 헌법이 상정하지 못한 새로운 권리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87년 체제가 지닌 구조적 한계를 짚어내고, 변화한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권리와 제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컨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권력 구조 개편 방안, 시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하거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국민발안·국민소환제도의 도입 방안,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주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권 확대 방안 등이 그것이다. 또 기후위기와 디지털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권리 규정을 포함해, 변화한 시대에 걸맞은 헌법의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해 보여준다. 지은이는 헌법이 더이상 과거의 질서를 유지하는 장치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는 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개헌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지난 40여 년간 개헌 논의는 대통령 임기와 권력 구조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에 갇혀 반복적으로 좌초되었다. 그 결과 헌법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현실적 대안으로 ‘단계적 개헌 전략’을 제안한다. 전면 개헌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실 정치 속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의 권리 확대와 권력 통제를 중심으로 ‘원포인트 개헌’을 먼저 추진하고, 이를 2차, 3차 개헌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는 정치적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 변화를 축적해 나갈 수 있는 현실적 경로다.
아울러 개헌 과정에 시민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한다. 국민투표 중심의 형식적 참여를 넘어, 공론화위원회나 시민의회 같은 숙의 민주주의 기구를 제도화하고, 개헌 과정에 시민이 직접 역할을 할 수 있는 절차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이다. 시민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개헌안에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새로운 헌법이 더이상 정치인들만의 협상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헌법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기에, 지금 우리의 현실에 맞는 헌법을 주권자인 시민의 주도로 새롭게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민주주의의 주체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결국 대통령은 파면되었고 2025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어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하지만 사람만 바뀌었을 뿐 ‘윤석열’을 가능하게 했던 제도는 그대로다. 다음 대통령도, 그다음 대통령도 똑같은 권한을 손에 쥐게 된다.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대통령의 ‘선한 의지’만을 믿고 불안한 미래를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12월 3일 밤 혹한의 국회 앞에서, 동짓날 새벽 남태령 고개에서, 광화문 광장과 한남동, 안국역 헌법재판소 앞에서 123일을 함께 보냈던 동료 시민들과 나누고 싶은 질문이 있다. 왜 우리는 그토록 치열하게 저항하면서도 법과 제도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9쪽_들어가는 말

파면된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부수기 위해 휘두르던 비상대권, 국회의 입법을 무력화하던 거부권, 관료와 무력 기관을 쥐락펴락하던 인사권은 한 치의 손상도 없이 다음 대통령의 손에 고스란히 쥐어졌다. 사람은 바뀌었지만 권력의 날 선 칼자루는 변하지 않았다.
헌정 위기가 반복되는 참담한 역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나쁜’ 대통령의 출현을 경계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 손에 들린 그 위험한 칼자루를 제도적으로 회수해야 한다. 헌법은 최선의 지도자가 다스릴 때가 아니라, 최악의 지도자가 권력을 잡았을 때 국가와 시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32~33쪽_윤석열이 드러낸 제왕적 대통령의 민낯

우리가 쟁취해야 할 헌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헌법을 설계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헌법의 첫 줄, 곧 우리가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를 선언하는 ‘전문(前文)’과 ‘제1조’부터 다시 써야 한다. 헌법을 펼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전문이다. 법조문이 시작되기 전, 이 헌법이 왜 만들어졌고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선언하는 짧은 글이다. 헌법재판소는 전문이 헌법의 일부로서 재판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개별 조항의 의미가 불분명할 때 전문에 담긴 정신이 해석의 나침반이 된다. 전문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헌법 전체의 해석 지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53-54쪽_헌법의 얼굴: 전문과 제1조

새 헌법이 선거제도의 복잡한 수식을 모두 규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선거제도가 반드시 지켜야 할 철학은 명시해야 한다. 2026년 1월, 헌법재판소는 정당 득표율 3%를 넘지 못한 정당에게 의석을 한 석도 주지 않는 ‘봉쇄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핵심 논리는 ‘이중 장벽’이었다. 소선거구 단순다수제가 이미 소수 정당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는 상황에서, 봉쇄조항이 그나마 열려 있던 비례대표의 문마저 차단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이중으로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것이 투표 가치를 왜곡하고 평등선거 원칙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봉쇄조항을 없애는 것을 넘어, 승자독식 구조 자체를 헌법 정신으로 깨뜨려야 한다. 이를 위해 새 헌법은 비례성과 다원성이라는 두 가지 기둥을 세워야 한다.
#89쪽_국회: 민의의 전당을 다시 설계하다

새 헌법이 그리는 경제는 시장의 역동성과 개인의 창의를 존중한다. 동시에 그 시장이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장이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태어난 집안에 따라 출발선이 결정되지 않을 것, 일하는 사람이 정당한 몫을 받을 것, 토지는 투기 수단이 아닌 삶의 기반으로 기능할 것,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질 것,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경제 주체가 공존할 것.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의 헌법이 담아야 할 경제의 풍경이다.
경제는 결코 헌법 밖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경제 질서를 선택하느냐’는 곧 ‘어떤 사회를 원하느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1987년의 헌법이 독재와의 단절을 목표로 삼았다면, 새 헌법은 불평등의 종말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답을 담아내는 곳이 바로 헌법이다.
#144-145쪽_경제: 불평등의 해소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언제나 ‘4년 중임제냐 내각제냐’ 같은 권력 구조 개편에만 매몰되어 왔다. 하지만 주권자의 시야는 엘리트들의 밥그릇 싸움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들의 요구가 가장 뜨겁게 분출된 곳은 나와 내 이웃의 일상을 직접 지켜낼 ‘기본권의 확장’이었다.
개헌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 국민 35.1%는 “생명권, 안전권, 정보권 등 기본권 추가”를 꼽았는데, 이는 “대통령 임기 등 권력 구조 개편(26.0%)”을 10%포인트 가까이 누른 압도적 1위였다. 권력 구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보다 그 구조가 나의 생존과 존엄을 실제로 지켜주는가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세부 응답은 이 우선순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세월호와 이태원의 비극을 겪으며 국가의 부재를 경험한 시민들은 국가가 재난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안전권’ 신설에 무려 87.2%라는 지지를 보냈다.
#172-173쪽_2026년 개헌 논의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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