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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평온함
산책 노트 #01 멍 때림
산책 노트 #02 우쭐함
산책 노트 #03 행복아우라
산책 노트 #04 징그러움
산책 노트 #05 떨림
산책 노트 #06 평온함
산책 노트 #07 리비도
산책 노트 #08 두려움
산책 노트 #09 행복 통로
산책 노트 #10 성충동
산책 노트 #11 부푼 기대
산책 노트 #12 자제

제2장 사랑해요
산책 노트 #13 원시 본능
산책 노트 #14 사랑해요
산책 노트 #15 평화로움
산책 노트 #16 들음
산책 노트 #17 순진무구함
산책 노트 #18 열정
산책 노트 #19 안쓰러움
산책 노트 #20 설렘
산책 노트 #21 낭만
산책 노트 #22 서늘함
산책 노트 #23 웃음
산책 노트 #24 천방지축

제3장 향기로움
산책 노트 #25 황량함
산책 노트 #26 불쾌감
산책 노트 #27 지독함
산책 노트 #28 끔찍함
산책 노트 #29 분노
산책 노트 #30 죽음
산책 노트 #31 향기로움
산책 노트 #32 가혹함
산책 노트 #33 행복 곡선
산책 노트 #34 자아
산책 노트 #35 의지함
산책 노트 #36 얄궂음

제4장 안타까움
산책 노트 #37 욕망
산책 노트 #38 애도
산책 노트 #39 폭력
산책 노트 #40 안타까움
산책 노트 #41 답답함
산책 노트 #42 고독
산책 노트 #43 시험
산책 노트 #44 양보
산책 노트 #45 꿈
산책 노트 #46 분별력
산책 노트 #47 우울함
산책 노트 #48 탐욕
저자 소개
저자 : 정재흠
한경대를 비롯해 몇몇 대학에 출강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격의 없이 호흡하고 있으며 피어선기념학원(평택대학교) 감사직도 수행하고 있다. 여러 신문사에 ‘자발적 가난의 풍요로움’, ‘돈의 서사시’, 외 다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풍경속의 돈의 민낯』 『어찌 상스러운 글을 쓰려하십니까』 등이 있다.
저자는 성균관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학했다. 또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국문학과에서 ‘회월 박영희 문학연구’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국문학 박사과정에서 수학했다. 또한 저자는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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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자의 말

이 책은 강아지와 함께한 자연 숲의 풍경 속에서 우리 인간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그때그때 적어둔 산책 노트를, 몇 언론에 연재했던 마흔여덟 꼭지의 이야기로 엮은 산책 에세이 글이다. 글의 첫 문장은 대부분 강아지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었고, 그 작은 파문은 어느새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문제로까지 번져가며 이 책, 대부분의 분량을 끌고 갔다.

원초적 감정과 행동의 세계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마치 갓난아이와 다를 바 없는 녀석과 예의와 겸손, 배려로 자신을 치장하고 있는 우리 인간은 여러모로 비교될 수 없는 대상이지만 그럼에도 행복의 빈도 내지는 불쾌 상황에서의 감정회복탄력성 만큼은 우리 인간이 강아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까닭이 오로지 자신의 욕구 충족에만 충실한 강아지의 행동이 불현듯 우리 인간 마음의 탐구로 이끌어내 주었고 마침내 정신분석의 실마리까지 제공해 인간의 행복과 불행의 영역까지 확대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책 속에서

그런데 생각해보면 과거에 아무 생각 없는, 그런 멍 때림 상태를 맞이한 때가 있었다. 정신이든 육체적이든 완전히 소진되었을 때였다. 지치지 아니한 시간, 그러니까 내 의지나 사고가 지배적인 시간, 다시 말하면 내 의식이 또렷이 주인 노릇을 할 때에는 아무리 휴식시간을 갖는다 해도 나는 뭔가를 하고 있었다. 인터넷을 뒤적이고, 전화 통화를 하고, 생각의 실타래를 끊임없이 굴리고 말이다.
「#01 멍 때림」 중에서

명품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은 타인 앞에서 우쭐해 한다. 순간적으로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뭔가 우월감에서 오는 쾌감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홀로 있을 땐 그 명품이 더 이상 자신에게 어떠한 쾌감이나 행복감을 선사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철저히 타인의 욕망을 빌려온 것일 뿐 자신 스스로의 고유한 선택이거나, 좋아함에서 기인한 그런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02 우쭐함」 중에서

그런 신호등 없는 도로에 있는 보행구역을 건널 때, 나는 늘 긴장하게 된다. 이 도보구간은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과 건너는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잠시 들여다보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선 운전자와 보행자, 두 사람이 내뿜는 행복 아우라와 불쾌 아우라가 부딪히는 순간이 그 짧은 공간과 시간에 포개어진다.
「#03 행복 아우라」 중에서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느끼는 감정, 심지어 무엇을 아름답다 혹은 혐오스럽다 판단하는 일조차, 실재 그 자체보다 사회문화라는 거울에 비친 반사광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그런 까닭에 그 거울이 조금만 달라져도, 뱀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일상을 구성하는 우리의 습관도 전혀 다른 빛을 띠게 될 것은 분명한 것이다.
「#04 징그러움」 중에서

사랑의 공간에 들어선 순간, 둘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황홀감에 젖고 기쁨이 넘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둘은 힘든 일을 겪고 초조해한다. 때로는 서로의 돌발적인 면에 당황하고 낯섦을 느낀다. 그리고 오래 눌러둔 감정이 폭발해 세상이 끝날 듯한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럼에도 결국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를 청한다. 이내 두 사람은 다시 깊이 끌어안으며 사랑을 확인한다.
「#05 떨림」 중에서

인적이 끊겨 마을이 조용하다. 조이는 꼬리를 흔들며 눈 위를 뛰놀고, 녀석과 내 걸음 걸음만이 가끔 정적을 깰 뿐이다. 산토끼 서너 마리가 홀연히 나타났다가 언덕 위로 오르다 사라진다. 고라니가 논두렁을 가로질러 산토끼가 지나친 곳으로 뛰어간다. 이 광경을 흘겨본 조이 녀석도 그곳을 향해 사냥이라도 할 기세로 힘차게 돌진한다. 나도 뒤따라 뛰어 오른다. 논도랑을 넘어 가파른 언덕도 순식간에 뛰어오른다.
「#06 평온함」 중에서

이와 달리, 내부로 향한 리비도 집중현상이라는, 뼛속 깊이 스며드는 불행을 예술적 자산으로 승화시킨 경우들이 있다. 외롭고 힘들고 아픔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고통을 예술적 연료로 사용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슬픔과 불행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기도 한다.
「#07 리비도」 중에서

무서움과 공포를 제 몸에서 제대로 인지할 수 있는 자만이 지금까지 생존해 왔음을 녀석은 간파한 것일까. 생존 존립에 위협적일 때 밀려오는 두려움 등 녀석은 이러한 불쾌감을 뇌에 투사해 경계와 조바심을 단단히 키우면서 한편으로는 생명의 위험으로부터 탈피하려는 녀석의 시도 일게다. 생명찬가를 부르는 일종의 시위라고 할 만하다.
「#08 두려움」 중에서

녀석은 수풀에서 풍기는 냄새며 나무 기둥이나 뿌리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기도 하고 입으로 핥기도 하다가 다람쥐나 까치, 산비둘기 또 산토끼를 만나면 뛰어가기 바쁘다. 또한 풀과 나뭇잎이 쌓여있는 덤불에서 품어 나오는 냄새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녀석은 그곳 덤불에 덥석 드러눕는다. 그리고 덤불 속에 퇴적되어 있던 잎자루가 날아갈 정도로 몸을 비벼대며 행복감을 만끽한다. 사실 이 곳이 녀석에겐 낙원인지 모른다.
「#09 행복 통로」 중에서

연인들은 그 황홀 속에서 인간 사회의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고, 일상의 규율을 잊은 채 의미의 세계 밖으로 미끄러진다. 그곳에서 그들은 평소 입에 담지도 못할 모호하고 외설적이며 낯선 말들과 몸짓들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다.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주이상스가 심연에서 솟구치기 때문이다. 조르주 바타유가 이러한 오르가즘의 순간을 ‘작은 죽음’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시간과 언어, 문화와 관습이 모두 사라져버린다.
「#10 성충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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