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인생의 오후, 중년 이후 찾아오는 공허함, 목표를 이루고도 허전한 느낌, 가진 게 많아도 무언가 빠진 듯한 그 감각은 실패의 신호가 아닙니다. 더 깊은 의미를 향해 나아가라고 영혼에게 건네는 초대입니다. 위기가 아니라 두 번째 탄생의 문턱입니다. 융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은 이것입니다. 당신은 고쳐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이해받아야 할 존재이며. 당신의 어둠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빛과 함께 당신을 이룬다는 것. 그리고 내면을 향한 용기 있는 한 걸음이 세상 어떤 성취보다 깊은 치유를 가져다준다는 것.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 그것이 융이 말한 가장 위대한 여정입니다.
_정여울,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삼십대 후반 또는 사십대에 접어들면서 삶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정작 삶에서 내가 결정하거나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 맞는지, 나다운 삶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더러는 몸이 크게 아프거나 힘든 일들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동안 고수해온 삶의 기준이나 우선순위가 무너지기도 한다. 부부 관계나 가족의 문제들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융은 가장 좋은 조언자라 할 수 있다.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를 만나기 시작할 때이기 때문이다. _들어가며
“나 자신으로 살고 있는가?”
궁극의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삶이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는 배신감, 투사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공허함. 이런 것이 우리 정신의 위기를 불러온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 온전한 나 자신으로 거듭날 기회가 있다. “나는 한 번이라도 나 자신으로 살아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는 것은 어쩌면 일생일대의 선물이다. 또한 우리 중 누구도 예외 없이 한계와 쇠락, 나아가 유한성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기에, ‘자기 자신이 되기’란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법칙이다.
인생이라는 항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 채 그저 이끌리는 대로 살다 보면 전혀 원하지 않았던 목적지에 닿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페르소나와 그림자, 무의식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또 한편으로 융의 말마따나 “혼자서는 누구도 자기 자신에게 도달할 수 없다”(카를 융,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세미나 노트》). 관계와 타인이라는 거울, 집단적 인간,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만남을 통해서야만 우리는 페르소나를 벗고, 그림자를 마주하여, 결국 불완전하더라도 온전한 자기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