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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달리기 -

길을 잃은 자리에서 무작정 달렸다
하기 싫은 건 안 하면서 살 순 없을까?
아일랜드를 언제 떠날 수 있을까?
이대로 달려도 괜찮을까?
다시 달릴 수 있을까?
달리는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달릴 수 있을까?
쓸모가 없어도 존재할 수 있을까?
고통스러워도 계속 달려야 할까?
아일랜드의 공원을 가져갈 순 없을까?

2장 포르투갈에서 이어진 달리기 -

달리는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공원이 없는 동네에서 달릴 수 있을까?
오늘은 무사히 잠들 수 있을까?
풀린 개를 봐도 도망가지 않을 수 있을까?
10킬로미터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까? (1)
10킬로미터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까? (2)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달릴 수 있을까?
가장 나다운 달리기가 뭘까?

3장 이탈리아에서 완성된 달리기 -

결국, 나는 내게 도착했다
나도 계속 자랄 수 있을까?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여름에도 계속 달릴 수 있을까?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1)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2)
내일은 오늘보다 더 괜찮아질까?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달릴 수 있을까?
추위를 이기며 겨울에도 달릴 수 있을까?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무엇이 진정한 완주일까?
왜 많은 것 중에 달리기일까?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이유선
유럽에서 11년째 살아가는 직장인.
일하는 시간을 빼면 달리거나, 산에 오르거나, 글을 쓴다. 서울에서의 안정된 삶을 내려놓고 아일랜드로 떠난 지 2년째,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 처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일랜드에서 6년, 포르투갈에서 2년, 그리고 지금은 이탈리아에서 달리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에 기록 단축이나 잘 달리는 법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2분 달리기와 2분 걷기에서 시작해 5킬로미터, 10킬로미터, 하프 마라톤, 그리고 풀 마라톤에 이르기까지 달리기를 통해 다시 나를 만나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온 시간의 기록이다. 타인의 속도에 맞추느라 숨 가빴던 이들에게 ‘나만의 보폭’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건넨다. 또한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서로 다른 풍경과 공기를 지닌 세 나라에서의 삶이 이 여정에 또 하나의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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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울과 무기력의 늪에서 찾은 2분의 가능성

서른한 살, 번듯한 직장을 뒤로하고 떠난 아일랜드 어학연수와 대학원 생활 중 예기치 못한 우울증과 마주한다. 이미 통장 잔고는 바닥나고, 언어의 장벽 앞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으며, 이방인으로서의 열패감은 삶의 의지마저 갉아먹었다. 해가 일찍 지는 아일랜드의 겨울은 그 무기력을 더욱 짙게 눌렀다.

그런 그녀에게 ‘달리기’는 아주 우연하고도 요란하게 찾아왔다. 학창 시절 체육 시간을 증오하고 오래달리기를 ‘인생 최대의 시련’으로 여겼던 저자는, 30대가 되어 다시 운동화를 신는다. 걷는 것조차 버거워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달리기를 시작한다고 갑자기 인생에 그럴듯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하기 싫은 것에서 ‘사는 것’만은 지워보고 싶다”는 절박함이 시작이었다. 온갖 요령을 피우는 마음과 달리 정직하게 반응하는 몸에 가느다란 희망을 건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2분 걷고 2분 달리는’ 초보 러너의 서툰 발걸음부터 하프 마라톤 완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처음은 단 2분 달리기와 2분 걷기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몸이 버티지 못해 멈춰 서야 했던 그 시간은 결코 ‘운동’이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래도 달리고 나면 딱 하나 좋은 것이 있었다. 몸이 제일 가벼웠다. 굽어있던 어깨가 저절로 펴졌다. 하기 싫은 것들 목록에서 적어도 ‘사는 것’만큼은 지워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작은 희망이 거기서 생겨났다. 그렇게 그 작은 움직임을 반복하며 점차 자신의 몸과 마음을 회복해나갔다.

잘 달리는 법’이 아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이 달리기는 포르투갈을 거쳐 이탈리아로 이어진다. 낯선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반복되는 자기 의심 속에서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을 버티게 하는 방식이 된다. 기록을 단축하는 방법도, 효율적인 러닝 루틴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왜 달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달리기를 하며 마주한 것은 더 나은 기록이 아니라, 비교에 지쳐 있던 자신, 멈추고 싶었던 순간들,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삶을 단번에 바꿔주는 해결책이 아니라, 그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작은 계기’였다. 그러나 그 작은 계기가 쌓이면, 결국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달리기로 했다』는 성취의 서사가 아닌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해 여전히 부족한 자신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살아가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타인의 속도에 맞추느라 숨이 가빠졌던 이들에게, 멈추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걷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 아니라 ‘지속’이니까. 그 끝에서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도착하게 된다.

타인의 속도에서 벗어나 나만의 보폭으로

이 책은 ‘2분 걷고 2분 달리는’ 초보 러너의 서툰 발걸음부터 하프 마라톤 완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보여지는 나’ 때문에 선뜻 달리지 못했던 한국에서의 삶과 달리, 아일랜드의 공원과 포르투갈의 해변을 달리며 저자는 비로소 ‘나다운 속도’를 발견한다. “달리기에 온전히 몰입하는 순간, 오직 달리는 나만 보일 것”이라는 깨달음은, 세상이 정해준 ‘결혼의 때’나 ‘성공의 지표’에 매몰되어 있던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해방감을 선사한다.

달리기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의 환희보다는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사점(Dead Point), 그리고 그것을 견뎌내는 인내의 시간에 가깝다.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고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라는 통찰은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묵직하게 다가온다. 특히 뇌암 말기 선고를 받고도 열여덟 번의 마라톤을 뛴 이안 워드의 일화나, 90대 마라토너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진정한 완주인가’를 묻는다. 삶은 언제든 멈춰 설 수 있는 불확실한 것이지만, “달릴 수 있을 때까지는 달릴 수 있다”는 태도가 곧 삶을 대하는 고결한 의지다.

오늘도 자신만의 트랙 위에서 흔들리는 모든 이들에게 “부족한 내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다”며 어깨를 툭툭 쳐주는 따뜻한 응원이 될 것이다. 비록 2분 걷고 2분 달리더라도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삶의 기록을 써나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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