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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_우리를 키워낸 타인의 노동을 들여다보다

1부 먹이는 사람

1700인분 밥 짓는 혁명가_급식 노동자 김규희
‘금호미’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_청년 농부 김후주
밥을 해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_우리밥연대 요리사 김주휘
배달 유니버스 안에서 우리는_배달 노동자 이기중
웃을 일은 먹을 때만 있었으니까_독립 연구 활동가 심아정
죽기 전 남편의 마지막 식사는 김치김밥이었다_산업 재해 노동자 부인 김영희

2부 짓는 사람

지하철 타는 ‘공생’ 배우_배우 이정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_싱어송라이터 안예은
내 몸에 관대해지는 일_타투이스트 황도
‘시끄러운 부산 여자’가 100만 유튜버 꿈꾸는 이유_유튜버 ‘예랑가랑’ 김가인
당신의 마지막 집_요양 보호사 강석경

3부 아우르는 사람

투잡 노동자가 만세삼창 쓰는 날_청소 노동자 김덕경
쿠팡의 연료가 된 내 아이의 삼십대는 어땠을까_산업 재해 노동자 어머니 박미숙
이처럼 의로운 것들_전국셔틀버스 노조 위원장 박사훈
회사에 불만 많으시죠?_노동 변호사 윤지영
그 동네에 가면 좋은 어른이 있다_국어 교사 박민영
그럴 수 있지요, 그랬군요_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장 유금분

부록_어제와 다른 사람_장일호(《슬픔의 방문》 저자·〈시사IN〉 기자)
저자 소개
저자 : 은유
글 쓰는 사람. 누구나 살아온 경험으로 자기 글을 쓸 수 있을 때 세상이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여기저기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한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과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내는 일을 돕고 있다.

여럿이 함께 읽고, 느끼고, 말하며 쓰는 일의 기쁨과 가치를 전하려 『글쓰기의 최전선』을,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해 『쓰기의 말들』을 썼다. 그밖에 쓴 책으로는 여성과 엄마로서의 삶을 직시하고 풀어낸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국가 폭력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을 만들고 알리는 젊은 출판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포착한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이 있다. 2016년 [시사IN], 2017년 [조선일보]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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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간은 밥 주위로 모여든다”
먹이는 사람, 짓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
노동자 생애 모델 17인의 파란만장 밥 투쟁기

1부 ‘먹이는 사람’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면면을 ‘밥’을 사이에 두고 말하는 이들을 담았다. 이들은 밥은 “타인에 대한 사랑의 실행”이며 “흩어진 존재들을 모으는 점성 강한 연결의 수단”이자 “콘크리트같이 단단한 편견을 깨는 건 이론이나 설득이 아니라 무른 밥”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말만 매미 울음처럼 요란한 세상에서 “애들 뜨끈하게 먹이려고”매일 밥을 짓는 급식 노동자 김규희, 스물일곱에 배 농사를 물려받고 이제는 농촌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스피커가 된 청년 농부 김후주, 입안이 껄끄럽고 혀가 쓴 유가족들과 집 밖 생활에 지치고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된 해고자들에게 제 돈을 써가며 밥을 ‘대접’하는 우리밥연대 요리사 김주휘, 시간이 곧 돈인 배달 유니버스에 잠식되지 않고 삶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배달 노동자 이기중, 난민 친구도 없는 난민 연구자라는 게 부끄러워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면회를 다니다 난민들과 밥을 나누는 친구가 된 독립 연구 활동가 심아정, 지금껏 자신을 위한 요리는 해본 적이 없고 남의 입에 밥을 넣어주는 일이 사는 행복인 산업 재해 유가족 김영희가 그들이다.

2부 ‘짓는 사람’은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기를 꿈꾸는 이들을 엮었다. 무명 시절부터 단련된 온갖 직업으로 노동에 대한 존중이 남다르며 수입의 1퍼센트를 회비로 내는 방송연기자 노조 조합원 배우 이정은, 대중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통 큰 기부를 이어가는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문신에 대한 불법 낙인과 편견을 없애고자 노력하며 자기다움을 지켜가는 타투이스트 황도, 서른이 되면 기부를 하겠다는 꿈을 실천하고 환경을 위해 옷을 사지 않는 지구 시민 유튜버 김가인, 늙고 아픈 어르신의 곁이 되어주는 일로 아들 잃은 슬픔을 승화시키는 ‘동준이 엄마’ 요양 보호사 강석경은 표현하고 창작하고 개선하고 나누는 행위를 통해 공생을 이야기한다.

3부 ‘아우르는 사람’은 개인의 안위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 “같이 가자고 말하는 이”들을 호명한다. 투잡 스리잡으로 배우자가 진 빚을 22년 만에 꼬박 갚고 시시때때로 나라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청소 노동자 김덕경, 청년 과로사한 자식의 땀이 가치를 인정받도록 거대 기업과 싸우는 유가족 박미숙, 우툴두툴한 양손의 상처가 말해주듯 사소한 불의조차 모른 척하지 않고 운수 노동자의 든든한 동지로 평생을 산 전국셔틀버스 노조 위원장 박사훈, 든든한 로펌을 그만두고 나와 휴대 전화 판매원 같은 불안정 일자리 노동자를 위해 ‘직장갑질119’를 만든 오늘만 사는 노동 변호사 윤지영, 아이들을 제 동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국어 교사 박민영, 마음의 병을 얻은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주는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장 유금분이 그들이다. 타인을 자기 삶의 영역으로 기꺼이 받아들여 살 만한 세상의 테두리를 점점 넓히는 이들은 “모르는 이들을 향한 이타심,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 같은 인간 보편의 감정”에 충실하다.

밥의 가치가 퇴색하는 현실에서 《생업》의 주인공들은 꿋꿋하게 밥을 짓고 밥심을 믿고 밥정을 살며 밥의 혁명을 수행한다. 음식이 있고 동료가 있고 노조가 있는 삶이 어떻게 일상을 바꿔놓는지, 일이 나를 지켜주지 않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들은 자기 삶으로 증명한다. 그동안 나를 키워낸 타인의 노동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노동 감수성을 가르치는 교사다. 또한 돈 버는 일만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일에도,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도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다. 멋지게 사는 법을 고민할 때 참조하고 모방하고 싶은 ‘노동자 생애 모델’이 되어주리라는 믿음이 있다.
- ‘책머리에’에서

“타인의 생에 뛰어들었고 뭐라도 했다”
먹고사는 일의 긴요함 너머 인간다움 들여다보기

일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이다. 하지만 단지 일이 일에만 머무를까. 밥벌이, 생계, 목숨에 이르면 일은 전 생애를 일으킨다. 식사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이어진 이 인터뷰에는 노동이 “떠안기는 온갖 고통을 흡수하고 견뎌내고 얻은 한 줌의 말”이 헛것 없이 선연하다. “고단하고도 위대한” 한 생을 통해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급식 노동자 김규희는 누가 시킨 건 아니어도 자부심을 갖고 “돈 벌려고 오지만 책임감으로 일”한다고 강조한다. 요양 보호사 강석경은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어르신과 내가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실은 그들의 불편함이 나를 먹여”살리는 거고 우리를 깨우쳐주기도 하므로. 박미숙은 청년 과로사한 아들의 죽음이 비참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징검돌이 되었으면 한다. 전태일의료센터 마음상담소장 유금분은 한 사람만 편하기보다 다 같이 편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게 자신의 일이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일을 하고 일은 인간을 만들기도 한다. 업으로 먹고살지만 그 업에 그치지 않고 타인을, 세상을 힘껏 부축하는 인생의 철학자들을 이 책에서 마주한다. ‘혼자만 묵으면 도치기(인색하고 인정이 없는 사람) 노나 묵으면 부챗님’이라는 옛 어른 말대로 “배우고 일하고 먹이는 일에 여한 없는 삶”이 여기에 있다.


작가의 말

밥의 가치가 퇴색하는 현실에서 《생업》의 주인공들은 꿋꿋하게 밥을 짓고 밥심을 믿고 밥정을 살며 밥의 혁명을 수행한다. 음식이 있고 동료가 있고 노조가 있는 삶이 어떻게 일상을 바꿔놓는지, 일이 나를 지켜주지 않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들은 자기 삶으로 증명한다. 그동안 나를 키워낸 타인의 노동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노동 감수성을 가르치는 교사다. 또한 돈 버는 일만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일에도,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도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다. 멋지게 사는 법을 고민할 때 참조하고 모방하고 싶은 ‘노동자 생애 모델’이 되어주리라는 믿음이 있다. 인터뷰를 한 나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내 글쓰기의 원천이자 스승, 먹고사는 일에서 물러나지 않는 위대한 평민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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