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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행성 조사반, 북극곰의 파업을 막아라 : 기후 붕괴 현장에서 마주친 인간과 비인간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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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른들을 위한 머리말
프롤로그: 치킨해방전선 사건

1부 기후 변화의 현실: 조심하라, 당신들은 길을 잃었다
1장 조심하라, 당신들은 길을 잃었다: 다이어트약 먹는 북극곰 사건
2장 지구 평균 기온은 얼마나 올랐나?: ‘1.5도라는 거짓말’ 사건
홈스의 연구 노트 | 고기후: 북극은 숲이 될까?
3장 채식하는 북극곰, 과장과 진실 사이: 북극곰들의 ‘다이빙 워크숍’ 사건
4장 북극곰이 사냥당하는 세상: 아이슬란드 북극곰 표류 사건
5장 사과 여러분, 이삿짐 꾸릴 시간입니다: 과일들의 대규모 이주 사건
6장 등 굽은 명태의 소원: 동해의 사라진 명태 사건
7장 30 대 6 참패의 수수께끼: 프로야구 늘어나는 홈런 사건
8장 팅커벨은 왜 좀비가 되었나: 동양하루살이와 덕소 팅커벨의 비밀

2부 기후 위기의 정치학: 재난에 이득을 취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9장 기후 재난은 영화처럼 오지 않는다: 사라진 투발루의 노천 클럽 사건
10장 속지 말 것! 바나나 멸종설: 바나나 제국의 비밀
11장 고래가 뛰노는 유전: 사할린 귀신고래 이민 사건
홈스의 연구 노트 | 태양광, 풍력 발전은 과연 비싼가?
12장 소문을 퍼뜨려 멸종을 막아라: 네스호의 괴물과 딱따구리의 비밀
13장 대서양 해류는 멈출까?: 강제 퇴거 위기에 처한 물범 사건

3부 모두가 행복한 미래: 약자와 동물을 위한 기후 정의
14장 재생 에너지 확대의 그림자: 그레타 툰베리의 배신 사건
15장 배낭을 멘 비둘기들: 사이보그 비둘기 사건
홈스의 연구 노트 | 기후 위기를 넘는 도나 해러웨이의 ‘사변적 우화’
16장 아마존강의 지옥문과 슈퍼 저탄소 소: 소고기 그린워싱 사건
홈스의 연구 노트 | 다윗의 돌팔매 ‘기후 소송’의 간략한 역사
17장 누가 인류 멸종설을 퍼뜨렸을까?: 인류 멸종 박람회 사건
18장 핑크 닭이 출몰하는 세상: 핑크 치킨과 새로운 이야기의 문

에필로그: 기후 변화 이후의 삶
주
저자 소개
저자 : 남종영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장. 2001년부터 2023년까지 《한겨레》에서 일했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에서 인간-동물 관계를 공부했고, 기후 변화와 인간의 동물 통치 체제에 관심이 많다. 북극과 남극, 적도를 오가며 기후 변화로 고통받는 인간과 동물을 기록한 ‘지구 종단 3부작’ 시리즈와 수족관에 갇혀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한 기사를 인생 최고의 보람으로 여긴다.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고래의 노래》 《북극곰은 걷고 싶다》 《동물권력》 《다정한 거인》 등을 썼다. 《동물권력》으로 2023년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 저술상을 수상했다.

그림 : 불키드
만화와 그림을 그린다.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도움을 받아 살아간다. 웹툰 《8군 플레이 그라운드 쑈》, 만화 《이상한 날》을 연재했다. 그린 책으로 《탐정 명아루》 《100일 신문 100점 독해》 《건드리지 마! 젠더 갈등》 《하트의 탄생》 《마니토를 찾습니다》 《어쩌다 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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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신 환경 문제와 기후 이슈를 생생하게 다룬 ‘사변적 우화’

이 책은 기후 변화의 실체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자세히 소개한다. 독자들은 홈스 반장과 왓슨 요원의 시선으로 인간의 편리함이 자연에 얼마나 가혹한 폭력이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기후 재난으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과 비인간동물들의 구체적인 삶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북극의 바다얼음 감소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의 가장 직접적이고도 상징적인 지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79~2023년까지 매년 제주도 42개 면적과 맞먹는 바다얼음이 사라졌다. 게다가 북극권의 바다얼음은 봄에는 너무 빨리 녹고 가을에는 너무 늦게 얼게 되었다. 그 바람에 북극곰이 바다에 나가 사냥할 시간이 크게 줄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먹이가 부족해 개체수가 줄었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인간 마을에 다가갔다가 사냥을 당하기도 한다.(29쪽)
수온 상승으로 인한 바다얼음과 빙하의 소실은 해수면 상승과 초대형 사이클론의 원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나라인 투발루가 대표적이다. 전체 인구 1만 1000여 명 중 대다수가 모여 사는 수도 푸나푸티 섬의 해발 고도는 1미터가 되지 않아 해수면 상승에 특히 취약하다. 영토 소실의 위협 앞에서 투발루와 호주는 팔레필리 조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투발루 해안 복원 프로젝트에 1100만 달러를 지원하고 매년 투발루 국민 280명에게 영주권을 부여한다. 2050년대가 되면 전 국민의 호주 이민이 완료되는데 이는 한 국가의 소멸을 넘어 기후 불평등이 낳은 참혹한 실상이다.(147쪽)
기후 위기는 우리의 식탁까지 위협한다. 20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사과를 아예 먹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과는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데 온난화의 영향으로 현재 예산, 대구, 충주로 유명하던 사과의 산지가 강원도로 북상했다. 이대로 가면 국내에서 사과 재배 가능지가 없어질 것이다.(88쪽)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명태는 동해 바다에서 이미 자취를 감췄다. 지난 56년 동안 세계 바다의 표층 수온이 0.7도 오를 때 한국 바다의 수온은 1.44도 올랐고 특히 명태가 사는 동해 수온은 1.9도나 올랐다. 1980년대 10만 톤 이상 잡혔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잡히지 않게 되었다. 우리 정부는 수정란을 확보하기 위해 살아 있는 명태에 현상금 50만 원을 걸기도 했지만 결국 양식에 실패하고 말았다.(100쪽)
이 외에도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의 사건 파일은 기후 위기의 최전선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량 출현한 동양하루살이는 무분별한 개발과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가 생태계를 어떻게 교란하는지 보여 준다.(130쪽) 사할린섬에서의 유전 개발은 귀신고래를 떠나게 만들었다.(176쪽) 그린란드에 ‘빙하 댐(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려는 시도는 북극 바다의 해류 순환 안정화를 위한 것이지만 이 때문에 물범들은 서식지를 잃을지도 모른다.(204쪽) 소고기 산업 때문에 파괴되고 있는 브라질 아마존의 열대 우림, 유럽 최대 규모의 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한 노르웨이의 포센 반도, 기후 변화로 인한 인류 멸종에 반대하는 영국 런던 시위 현장, 대기 속 탄소 포집 장치와 우주 거울 프로젝트 같은 온난화 방지 기술 개발 현장 등 국내외를 넘나드는 최신 환경 이슈들을 중계하고 있다.


거대 서사와 가짜 뉴스 이면을 들여다보는 ‘기후 문해력’의 힘

엉망진창 행성 조사반이 추적하는 것은 단순히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나 해수면 높이가 아니다. 이들의 진짜 조사 대상은 기후 변화를 둘러싼 진실과 과장, 그 이면에 숨겨진 정치·자본·권력의 역학 관계다. 닭, 북극곰, 명태, 과일 같은 비인간 존재들은 사건의 제보자이자 핵심 증인으로 등장해 인간 중심주의 너머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투발루 주민의 비극은 그저 기후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투발루에는 변변한 공장 하나 없을 정도로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고 자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적 미래가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는 투발루의 청년들은 과거부터 이민을 선호했다. 외국에서 미등록 노동자가 되어서라도 일을 해야 고국으로 돈을 보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발루가 2050년에 사라진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 없이 ‘기후 재앙의 이미지’로 소비될 뿐이다.
기후 위기를 홍보와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세계 최대 소고기 가공 업체 JBS는 유전자를 조작한 ‘슈퍼 저탄소 소’를 개발해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광고했다. 소는 장내 미생물이 풀을 소화하면서 트림과 방귀로 메탄을 배출한다. 1톤의 고기를 생산하는 데 무려 499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후 악당’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JBS 같은 육류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실천할 계획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소를 개발하지도 못했다. 그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다. 이처럼 실제로는 환경 보호 효과가 없거나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하면서 도리어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친환경적으로 포장하는 것을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자본의 무책임하고 뻔뻔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다.(250쪽)
기후 변화를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 및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발전소의 운영을 중단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에너지 전환’이다. 그렇다면 재생 에너지 확대는 무조건 옳은 기후 행동일까? 거주 인구가 적고 바람이 센 북극권과 스칸디나비아 고원 지대에 풍력 발전소 건설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곳에 살던 순록들은 보금자리를 빼앗겼다.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마저 이곳의 풍력 발전소 철거를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그곳의 동물과 원주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이는 올바른 기후 정의일까?(223쪽)
이처럼 기후 위기는 단순한 공학적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한 자본의 구조와 권력의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원적 문제다. 이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후 위기 관련 가짜 뉴스는 물론 과장과 허위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현실에서 비판적 사고는 꼭 필요하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기후 변화의 ‘현상’뿐 아니라 ‘구조’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후 문해력’을 높여 준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비관론이나 막연한 낙관론 대신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과 기술만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공정한 시스템임을 강조한다.

기후 붕괴 시대에 더욱 필요한 공감과 연대의 힘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약속은 인류 문명과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이를 위해 전 세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2050년까지 ‘넷 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는 도전적인 과제를 설정했다. 하지만 2025년 1월,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024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6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이미 약속된 선을 넘었고 기후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임계점)에 진입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학계에서 논쟁이 뜨겁다. 일부는 비현실적인 1.5도 목표에 집착하다 패배주의에 빠지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현 가능한 새로운 목표를 세우자고 제안한다. 반면, 1.5도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인류의 ‘도덕적 목표’이고 이를 포기하는 순간 기후 위기 대응력 자체가 와해될 수 있으므로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60쪽)
그렇다면 1.5도를 지켜 내지 못한 미래는 곧 인류의 멸종을 의미할까?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2023년도 6차 보고서 중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SSP5-RCP8.5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번 세기말 기온은 최대 5.7도까지 오르고 해수면은 1미터가량 상승할 수 있다. 이는 분명 거대한 재앙이지만 인류가 멸종할 수준은 아니다. 지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약 5000만 년 전 중생대 팔레오세-에오세 극열기(PETM)는 지금보다 10도 이상 더 뜨거웠지만 많은 동식물이 살았고 심지어 영장류의 조상도 살고 있었다.(285쪽) 즉, 인류 멸종이라는 두려움에 매몰되기보다는 우리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변화된 세계’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저자가 상상한 ‘변화된 세계’, 마지노선인 1.5도를 지켜 내지 못해 지금보다 2.7도가 오른 2100년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그 시대의 선진국과 저개발국들은 탄소 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화석 연료 사용량도 줄이지 않았다. 어떤 기후 변화 협상도, 기술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선진국의 기후 횡포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기 시작했다. 파키스탄, 타이, 몰디브, 투발루,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개도국에서 시작된 시위는 브라질 아마존, 런던 트래펄가 광장, 워싱턴 백악관 앞 그리고 서울 광화문 광장까지 번졌다. 덕분에 모든 나라가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기술 중심의 해결책이 생태계 복원과 보전 중심으로 바뀌었다. 가난한 나라의 에너지 생존권과 비인간동물들의 권리를 먼저 살피는 ‘느리지만 확실한’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정의를 실행한 것이다. 덕분에 사회적·정치적 갈등은 줄고, 인류는 순조롭게 지구의 리와일딩(재야생화)을 완성할 수 있었다.(311쪽)
이 에피소드에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우리가 1.5도라는 수치에 갇혀 절망하거나 안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또 지속 가능한 변화는 첨단 과학 기술이나 정치·자본이 아닌, 소외된 이웃과 생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공감과 연대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기후 변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서사를 선사함으로써 이 연대에 기꺼이 동참하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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