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AI는 인간의 뇌 사용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뇌과학적 통찰로 조명하는 인간과 AI의 공존 전략
일본 뇌-AI 융합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의 신작 『즐기는 뇌가 AI도 잘 씁니다』(원제: 生成AIと?)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었다. 도쿄대 약학부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저자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을 위해 최신 AI 연구를 개괄하고,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여기에 국내 대표 과학 커뮤니케이터 장동선 박사가 해제를 맡아 이해를 돕는다. “AI가 바둑을 이길 순 있어도 즐길 수는 없다”라고 단언하는 저자는 기술의 파고 앞에서 공포에 사로잡히기보다, AI라는 비범한 파트너를 활용해 인생의 재미와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공존법을 전수한다.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AI 시대를 준비하지 못했지만, ‘이미’ AI와 함께 사고하고 있다. 이 변화는 너무나 급격해 사회는 질문을 던질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도쿄대 약학자이자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는 바로 그 ‘질문하지 못한 시간’에 주목한다. 그의 신간 『즐기는 뇌가 AI도 잘 씁니다』는 단순한 기술 개론서를 넘어, AI가 인간의 뇌 사용 방식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사유를 이끄는 AI 교양서다.
인류의 역사에서 도구는 언제나 인간의 사고를 바꾸어 왔다. 문자는 기억의 방식을, 인쇄술은 지식의 구조를, 인터넷은 정보 탐색과 판단의 속도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지금, AI는 그 모든 변화를 압축하며 인간의 뇌 사용 방식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이미’ AI와 함께 생각하기 시작한 우리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게 될 것인가.
일본의 대표 뇌과학자이자 뇌-AI 융합 연구를 선도해 온 이케가야 유지는 『즐기는 뇌가 AI도 잘 씁니다』에서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와 발전 과정, 그리고 인간의 사고 체계와 AI의 결합이 만들어 내는 변화를 짚는다.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함께 사고하는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과 AI의 협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탐색한다.
책은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질문을 여섯 장에 걸쳐 제시한다. AI 기술의 역사와 구조(1장)를 시작으로, 프롬프트 작성과 활용 전략(2장), 심리·의료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3장), 윤리적 쟁점과 한계(4장), 변화하는 인간의 사고와 선택의 문제(5장), 그리고 AI의 의식 가능성과 공존의 방향(6장)을 차례로 다룬다. 권말에 더해진 과학 커뮤니케이터 장동선 박사의 해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또렷하게 정리하며, 독자가 책의 핵심에 한층 선명하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AI와의 창의성 대결, 인간의 승률은 단 9.4%?
창의력, 직감, 공감과 배려까지…
우리가 ‘인간다움’이라 믿었던 것들의 민낯을 마주하라
창의력, 직감, 공감과 배려. 인간이 AI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흔히 꼽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연구는 다른 결론을 보여 준다. 생성형 AI와의 창의성 대결에서 AI를 이긴 인간은 고작 9.4%에 불과하다. 알파고가 인간의 ‘대국관’이라 불리는 직감을 압도하며 승리했을 때 이미 예견된 결과다. 공감과 친절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텍스트 기반 진찰 실험에서 환자들은 인간 의사보다 AI의사의 답변을 더 정확하고, 더 공감적이며, 더 친절하다고 평가했다.
이 지점에서 이케가야 유지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그토록 “창의력을 키우자”, “배려하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까? 뇌과학적으로 볼 때, 특정 가치를 강조하는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현실이 그와 반대 상태에 있음을 증명한다. 즉, 창의력과 배려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능력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가장 서투르고 어려워하는 영역이기에 끊임없이 강조되어 왔다는 뜻이다. 우리가 인간다움이라 칭송해 온 것들이 실은 인간의 가장 취약한 결핍이었을지도 모른다는 통찰이다.
우리가 인간다움이라 믿어온 것들이 사실은 AI가 더 잘하는 영역일 수 있다는 사실은 낯설고 불편하지만,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 계산기보다 계산을 못 한다고 좌절하는 사람이 없듯, AI가 더 잘하는 영역은 기꺼이 그들에게 맡기면 된다. 그 빈자리를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능력으로 채울 때, 우리의 뇌는 비로소 ‘본래 인간이 해야 할 일’에 맞게 새롭게 진화하기 시작한다. AI의 출현은 우리를 대체하는 위협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 무엇에 몰두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가장 지적인 사건이다.
“AI가 바둑을 이길 순 있어도, 바둑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뇌과학자가 제안하는 AI 시대 가장 ‘인간다운’ 생존법
“AI가 바둑을 이길 수는 있어도, 바둑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저자 이케가야 유지가 던지는 이 한 문장은 AI 시대를 마주한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을 시사한다. AI가 존재한다고 해서 인간이 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AI에게 인간이 하던 일을 맡긴다고 해서 인간의 존재 가치가 부정되지도 않는다. 인간에게는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능력이 있으며, 그 가치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즐긴다’라는 행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밤새 데이터를 정리하고 복잡한 계산을 반복하는 수고로운 일들은 이제 지치지 않는 AI의 몫이다. 그 대가로 얻은 귀한 시간 동안 인간은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관계를 맺고 사랑하며, 더 자유롭게 상상하고 삶을 즐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이처럼 부족한 부분은 AI에게 맡기고 인간다운 행위에 집중할 때, 우리의 뇌는 비로소 ‘본래 인간이 해야 할 일’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
장동선 박사의 해제처럼 우리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AI 시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이 책은 AI라는 비범한 생각의 파트너와 손잡고, 더 인간답게, 더 유쾌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인생의 항해 지도를 제시한다. 이제 효율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즐기는 뇌’를 회복할 시간이다. 이 책을 통해 나를 확장하는 매개로서 AI를 받아들이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드넓은 가능성의 세계로 당당히 진입해 보길 권한다. 더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