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어떤 우정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준다
어떤 우정은 우리를 모르는 곳,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준다. 그렇게 우리 삶의 영토는 확장된다. 서로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나 호감 또는 마찰에서 시작되기도 하는 우정은 공통점 찾기와 동일시라는 열렬한 탐색의 시기를 거친 뒤 결국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수용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며 깊어진다. 그런가 하면 어떤 우정은 깊이나 밀도보다는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실감만으로도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 예전만 못하고 관계가 헐거워지더라도 소중한 기억은 나를 이루는 일부분으로 남는다. 그러니 나를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어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 채 서로를 지켜봐 주고 지지하는 가붓한 관계여도 괜찮다. 우정은 언제나 우리 삶의 결정적인 이벤트니까. 중요한 건 타인을 알아보고, 다가가고,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고, 이 감각은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까지 확장된다. 우리는 우정을 통해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
이렇듯 『우정이라는 감각』은 단짝 친구라는 틀이나 전형성에 갇혀 있던 ‘우정’의 범위를 넓힌 이야기를 통해 자유로운 해방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의 우정을 소중히 돌보면서 함께 ‘모르는 곳’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독자들은 작품 속 누구에게든, 또 어떤 관계에든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구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취약하고 부족한 면까지 넉넉하게 감싸안는 우정의 따뜻한 품을 떠올리며 타인은 물론이고 스스로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길 바란다.
「자꾸만 보이는 아이」 #조손가정 #돌봄 #관심
부모의 이혼과 양육권 포기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이서는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을 때는 안경부터 벗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고,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하는 방식으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아이다. 그런 이서의 눈에 같은 반 핵인싸이자 오지라퍼인 온누리가 자꾸만 들어온다.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 없는 두 아이는 이서의 할머니와 길고양이, 지호의 부추김으로 인해 자꾸만 얽히며 차츰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 이서는 온누리 때문에 외면하고 있던 자신의 내면과 상처를 들여다본다. ‘나는 왜 못 본 척할까? 왜 가까이 가지 않을까?’ 할머니의 돌봄을 받다가 이제는 할머니를 돌보는 입장이 되어 가는 시점, 곁에 머무는 온누리와 지호 덕분에 이서의 광막하던 우주는 조금 더 다정해진다.
「우정이라는 감각」 #모범생 #문제아 #짝 #꾀병
등교하는 순서대로 짝이 되는 시스템이 도입된 날, 푸른빛은 지각하는 바람에 대단한 소문의 주인공이지만 안중에도 없던 위시내와 짝이 된다. 푸른빛이 눈에 띄게 싫은 티를 내지 않는 것에, 시내가 생각보다 멀쩡하다는 것에 두 아이는 각각 안심한다. 적당한 호감을 가지고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어느 날, 시내가 느닷없이 폭발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푸른빛은 그 모습에 어쩐지 동질감을 느끼고, 시내는 자기를 싫어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는 푸른빛의 모습에 마음이 말랑해진다. 서로를 의식하며 조금씩 거리를 좁혀 가던 두 사람은 찰나의 오해, 꾀병과 결석으로 시작된 작은 일탈을 함께하며 퍼즐처럼 꼭 맞는 우정을 나누기 시작한다.
「십자가」 #룸메이트 #치유 #용기
보람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아빠를 피해 천주교 재단 고등학교로 진학해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다. 독실한 신자인 아빠는 미성년자인 자식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보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옥죄는 것도 모자라 토요 미사에 빠진 벌로 불 꺼진 화장실에 가두며 반성을 강요한다. 보람은 자포자기 상태에서 습관성 자해로 일탈하며 은밀하게 해방감을 느낀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자꾸만 선을 넘어 다가오는 기숙사 룸메이트 은조에게 심상치 않은 소문이 매달려 있는 것을 안 보람은 애써 거리를 둔다. 그러나 서로가 동류라는 걸 느낀 두 아이는 급속도로 친해지고, 서로에게 의지해 각자가 품은 숙제를 해결할 용기를 낸다. ‘우정은 구원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응답하는 이야기.
「사과」 #소문 #절교 #예의 #추억
바른 생활 소녀 서아람은 연애라도 하는 것처럼 유난을 떨어 아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구은해와 김엘리 때문에 심란하다. 지금은 서로 모른 척하지만 중학교 때 구은해와 친하게 지냈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시선을 사로잡고 인기가 많은 구은해가 자기를 특별하게 대하는 게 좋았던 아람은 그 애가 나눠 주는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고민 없이 받아먹었다. 그러나 구은해를 둘러싼 소문이 자기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자 아람은 모진 말로 은해와 절교한 뒤 내내 후회한다. 시기를 놓친, 뒤늦은 사과는 의미가 있을까?
「궤도를 벗어나면」 #사고 #진로 #방황 #달리기
영음은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 선수였던 절친 정연이 체육중학교 졸업 후 농고로 진학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착잡함을 느낀다. 키가 자라지 않아 점점 기량이 떨어지던 정연이 어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인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 영음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과 재활을 하느라 당연하게 생각했던 삶의 궤도에서 이탈한 것이다. ‘갑자기 넘치는 시간이 무서워.’라던 정연의 말을 그제야 이해하게 된 영음은 예전과 같을 수 없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천천히 적응하는 중이다. 사정없이 흔들리고 흐트러지고 휘저어지는 시간을 보낸 뒤 가까스로 다다른 오늘, 두 아이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자신들 안에서 무언가 자라는 중이라는 것을 느낀다.
「담력 테스트」 #방임 #외로움 #은둔 #지지
찬희는 평호가 자기를 괴롭히려고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에 있는 일들을 시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무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자기편을 들어주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발을 빼는 현재도 싫지만,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전히 썩 내키지 않는다. 부모의 방임을 견딜 수 있었던 유일한 의지처인 이웃의 진이 형이 현장 실습을 다녀온 직후부터 방문을 걸어 잠그자 찬희는 섭섭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형을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평호 무리와 어울리다 앞은 벽이고 아래로는 낭떠러지인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였다가 간신히 벗어난다. 찬희는 그제야 자신이 지금 어디에, 누구 곁에 있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모두가 같은 마음」 #첫사랑 #연애 #사각관계
관계에 순위를 매겨 달리 대해 본 적 없는, ‘아는 애가 많은 애’로 불리는 은이. 누군가와 사귄다는 게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어서 자기에게 고백한 강혁준과 사귀기 시작한다. 그러나 남자 친구가 생겨서 좋은 건 잠깐이었을 뿐, 난처한 상황이 자꾸만 생겨 싱숭생숭하다. 절친 수영과의 관계가 헐거워지는 것도, 혁준의 소꿉친구인 라엘이 자리까지 옮겨 앉으며 참견하는 것도, 혁준이 은이에게 1순위 자리를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도 어쩐지 부담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한 아이가 은이의 마음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사귄다는 게, 서로에게 1순위가 된다는 게 대체 뭘까? 얽히고설킨 마음의 행방을 그린 로맨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