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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운명
    해방광주
    역사의 영혼
    주요 참고도서
    저자 소개
    저자 : 정찬
    1983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중편소설 「말의 탑」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기억의 강』 『완전한 영혼』 『아늑한 길』 『베니스에서 죽다』 『희고 둥근 달』 『두 생애』 『정결한 집』 『새의 시선』, 장편소설 『세상의 저녁』 『황금 사다리』 『로뎀나무 아래서』 『그림자 영혼』 『빌라도의 예수』 『광야』 『유랑자』 『길, 저쪽』 『골짜기에 잠든 자』 『발 없는 새』 와 산문집 『슬픔의 힘을 믿는다』가 있다.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올해의예술상, 요산김정한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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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역사의 안개를 걷어내는 강력한 소설
    해방광주는 민주주의의 등불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

    『그들이 있었던 곳』은 역사의 안개를 걷어내고 해방광주가 민주주의의 등불이었다는 진실을 생생히 드러내는 강력한 소설이다.
    소설은 일요일의 평화로운 거리 묘사로 시작되지만, 둘째 문단부터 곧바로 1980년 광주 5·18 비극의 현장이 전개된다.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시간대별 중요 사건들이 다채로운 인물의 시선 속에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되면서 독자를 5월 광주의 현장으로 데려간다.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갑자기 폭력과 불의를 마주하고 고통스러워하지만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다. ‘해방광주’가 켠 역사의 등불을 지키고자 하는 항쟁 지도부 박태민, 목숨을 건 항쟁을 통해 영혼의 자유를 느끼는 기층민 출신의 시민군 김선욱, 계엄군의 폭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내면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계엄군 강선우, 광주의 고통을 십자가의 고통으로 변용하는 신부 도예섭, 광주항쟁을 혁명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외신기자 머턴 등은 온몸으로 광주의 진실을 증거하고 있다.
    작가는 여기에다 내란 세력의 우두머리 전두환, 5월 광주를 미국의 입장에서 관리하는 글라이스틴 미국대사와 위컴 한미연합사령관 등을 등장시켜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정치 상황을 입체적으로 파헤치면서 5월 광주의 시간과 공간을 장려한 서사로 펼쳐낸다.

    계엄군이 ‘해방광주’의 시간을 멈추기 위해 5월 26일 다시 탱크를 앞세우고 광주 시내로 들어갔을 때, 자정을 기해 전남도청 진압 작전을 펴겠다고 했음에도 끝까지 도청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항쟁파가 있었다. 계엄군을 이길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들은 남았던 것일까. ‘도청사수 항쟁파’인 박태민은 그들이 지키려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이렇게 정의한다.
    “공수특전단의 무참한 폭력은 시민들에게 진실을 일깨웠습니다. 진실은 시민들의 혼을 흔들어 죽음을 넘어서는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죽음은 진실을 지키기 위한 불꽃이었습니다. 죽음을 껴안고 싸웠던 이들은 알 것입니다. 해방광주는 죽음의 혼이 켠 진실의 등불임을.”
    그리고 박태민은 죽음으로써 지킬 희망을 이야기한다.

    “진실은 스스로의 시간을 창조합니다. 창조된 시간은 젊은 혼을 격동시킵니다. 격동된 혼은 전사의 혼입니다. 해방광주의 전사는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전사들은 역사의 시간, 그 광야를 가로지르며 진실의 불꽃을 향해 달려올 것입니다. 해방광주의 패배는 잠시의 패배입니다. 역사의 광야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입니다.”
    작가는 죽음 앞의 인간 존재를 깊이 들여다 보았다. 그는 “5월 광주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그들’에게 닥쳐온 죽음의 양식을 들여다보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이 죽음과 마주했을 때 ‘그들’의 표정과 숨결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작가가 46년 전의 비극을 오늘 다시 생생히 되살린 것은 사실 너머의 진실이 여전히 소중한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이 역사와 다른 점은 사실에 멈추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괴테가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인 역사보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의 이야기인 소설이 더 진정한 역사’라고 말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작가의 말

    1980년 5월 17일 신군부는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함께 계엄 포고 제10호를 발령해 정치 활동과 집회 및 시위 금지, 언론 보도 사전 검열 강화 등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그 쿠데타에 저항한 유일한 도시가 광주였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막으려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모습에서 80년 5월의 광주 시민이 떠오른 것은 역사의 신비였습니다. 그 신비에서 우리들이 발견한 것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연대’입니다. 역사는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그렇게 끊임없이 오가며 흘렀던 것입니다.

    2024년 12월의 깊은 밤에 현전한 5·18민주화운동이 제 마음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시작된 소설이 『그들이 있었던 곳』입니다. 제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5·18민주화운동이 44년이 지난 후 그토록 생생히 떠오를 줄 몰랐습니다. 그런 역사의 신비를 생각하며 『그들이 있었던 곳』을 세상으로 내보냅니다.
    ―‘작가의 말’ 축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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