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열정 가득한 신입 사회복지사, 희설
무뚝뚝하고 차가운 센터장, 이현
방향은 달라도 도착지는 하나,
아이들이 덜 상처받고 행복한 세상
피곤한 기색 없이 개운하게 눈을 떴다면 인생 역사상 가장 빠른 외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주인공 임희설은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늦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희설은 제시간에 면접 장소에 도착한다. 희설이 면접 보는 회사는 ‘작은별지역아동센터’로,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방임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입소했던 희설이 너무나 가고 싶어 했던 곳이기도 했다.
면접 자리에서 딱딱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면접관 강이현이 건넨 “만약 센터에 다니는 한 아동이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에 고민하던 희설은 “말을 하고 싶어 할 때까지 웃겨줄 거예요”라고 답한다. 그럼 자신을 웃겨보라는 센터장의 요청에 당황한 희설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아이를 웃기겠다는 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하며 면접을 마무리한다. 희설은 면접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절망했지만, 의외로 합격 통보가 도착한다.
“웃는다는 건 뭐가 어떻든 즐겁다거나 좋은 기분이라는 뜻이잖아요. 하루하루 웃다 보면 아이가 받은 상처도 조금씩 치유될 수 있을 거예요. 뽑아주시면 아이들이 밝게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면접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다.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는데,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나는 내 머리를 때렸다.
양팔을 흔들면서 ‘어, 어, 어, 어떡하지. 어, 어, 어, 어떡하지’라며 짱구를 따라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랬냐, 희설아. 대체 왜 그랬어.
_본문 중
희설은 기대에 부푼 채 함께 작은별지역아동센터의 사회복지사로서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면접관이자 센터장인 강이현은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희설을 대하지만 희설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앞으로의 시간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인 ‘이서’를 비롯해 활달하지만 저마다 슬픔을 간직한 아이들을 차례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또 아이들이 센터에서 생활하는 동안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가구와 벽지를 바꾸거나 캠프와 파티를 기획하는 등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
“고생했어요.”
“센터장님도 고생하셨습니다.”
흔히 하는 인사였지만 센터장의 고생했다는 말은 어쩐지 다르게 들렸다.
새로 바꾼 벽지도 머지않아 얼룩이 묻겠지만 괜찮다. 그때 또 붙이면 되니까. 물론 벽지를 바꾼다고 지난 얼룩들이 모두 지워지는 건 아니지만 그 얼룩들이 남는 동안 쌓인 추억이 나를 지탱해줄 거라 믿고 싶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새로운 페이지에 아이들과 함께 또 다른 추억을 남기면서.
_본문 중
그러나 좋은 날들도 잠시, 모종의 사정으로 한 아동과 이별하거나 학교폭력을 당한 아동을 돕기도 하며, 복지와 후원을 강요하는 학부모로 인해 곤혹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희설은 좌절하고 무력감을 느끼지만, 무뚝뚝하고 냉철하기만 한 센터장의 ‘보람차고 뿌듯하고 즐거운 사회복지사는 없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듣는다. 그 후로 어떻게 하면 상처받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지, 그런 아이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포기하고 싶다면 포기해도 됩니다. 제가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근데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방관하고 모른 척하겠죠. 신고를 한다 해도 선생님이 느끼고 있는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지 않을 겁니다. 선생님은 지금 아파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회복지사입니다.”
나는 고개를 들고 센터장을 바라봤다.
_본문 중
서로의 손을 맞잡는 것은
가장 단단한 울타리를 만드는 일
“매번 상처받고 무너지는 아이들이 생겨요.
그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고요.”
『작은 별이 자라는 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벌어지는 사회복지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센터 생활과 상담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에 다가가는 장면이 교차로 나타나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아이들 곁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이다.
희설에게 닥치는 건 옮고 그름을 분간할 수 없는 일들뿐이다. 하지만 희설이 아이들의 아픔을 들여다보며 아이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 곧 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로 이어진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비록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나마 덜 상처받는 선택’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거리낌 없이 온기를 내어줄 수 있는 행동은 ‘위대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나는 엄마처럼은 안 될 거야. 나한테는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거든.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해서 그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무너지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버티고 버틸 거야.”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개를 떨어뜨렸는데 내 손을 따뜻한 무언가가 덮었다. 엄마의 손이었다.
_본문 중
열정 넘치지만 성급한 희설과 냉철하고 이성적이지만 차가운 센터장 이현이 협력하고 가까워지며 서로를 채워가는 장면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상대방의 자리의 부재를 상상하지 못한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속 상처는 어떤 형태로 아물게 될까. 아이들의 보호자로서 아이들을 향한 사랑, 계절에 따라 천천히 서로를 의식하며 받아들이는 두 어른의 로맨스에 주목하길 바란다. 회색으로 뒤덮인 무미건조한 세상일지라도 누군가의 끝자락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글의 끝에서 여전히 반짝거리는 당신의 작은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아주 먼 훗날, 저도 이곳을 그만두게 되고 센터장님도 다른 곳으로 갔을 때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저와 이 센터에서 보냈던 시간은 돌아오고 싶은 시간이 될까요?”
“모르겠어요. 감이 안 와요.”
“어떤 게요?”
“선생님이 없다는 게요.”
“네?”
“많이 허전할 것 같은데, 거기서 끝이 아닐 것 같은 기분이에요.”
_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