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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우리는 대화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1부 왜 듣기가 중요한가

1장 가장 단순하고 어려운 대화의 비밀
2장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험
3장 대화가 끊기는 건 누구 책임일까?

2부 왜 듣지 못하는가

4장 나는 어떤 듣기 유형인가
5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잘 듣지 못한다
6장 불안은 방어 심리를 자극한다

3부 어떻게 잘 들을 것인가

7장 내려놓기, 질문하기, 받아들이기
8장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다
9장 분노, 짜증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할까?

4부 친밀한 관계의 듣기와 말하기

10장 가장 가까운 사이의 대화 함정
11장 가족 안에서도 듣기가 시작이다
12장 잘 듣는 친구가 좋은 친구다
13장 불편한 사람과 대화하는 법

에필로그 - 끊어진 선 다시 잇기
저자 소개
저자 : 마이클 니콜스 (Michael P. Nichols)
미국 윌리엄메리대학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학사, 석사
미국 로체스타대학교 박사
박사후 훈련과정 : 가족치료(미군 1968~1970), 보웬 가족치료
정신분석 훈련 : 레녹스 힐 정신분석센터
가족치료 훈련 : 미누친 구조주의 훈련센터
저서로 『가족치료 현장으로의 초대』가 있다.

저자 : 마사 스트라우스 (Martha B. Straus)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와 디지털 의사소통 변화를 연구하는 임상심리학자이다. 미국 앤티오크대학 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청소년 발달, 애착 이론, 트라우마 치료 분야의 전문가로서 국제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화한다는 착각》 3판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여 디지털 환경이 의사소통 방식과 관계 맺기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더했다.

역자 : 윤삼호
1966년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사회학과)에서 공부했다. 2000년 대구에서 장애인지역공동체를 공동 설립하고, 이후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했다. 한국장애학회 설립 당시부터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애화의 정치》(2006년), 《장애학: 과거?현재?미래》(2006년), 《장애학 개론》(2007년), 《배제에서 평등으로》(2008년), 《자립생활의 미래》(2009년), 《동정은 싫다》(2010년), 《장애, 문화, 그리고 정체성》(2012년), 《장애와 사회, 그리고 개인》(2015년) 등을 번역했다. 《소수자 운동의 새로운 전개》(공저, 2013년), 《활동보조인 양성 교재》(공저, 2022년) 집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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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음을 이해하고 존재를 인정받는 ‘진짜 대화’의 비밀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로 꽉 막힌 속을 풀고 싶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요즘 회사에서 팀장 때문에 너무 힘들어. 매번 퇴근 직전에 일을 넘겨줘.”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친구는 격하게 맞장구를 치며 열띤 조언을 쏟아낸다. “맞아, 그런 상사들 꼭 있어! 우리 부장이랑 똑같네. 그럴 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해.” 나를 아끼는 마음에서 꺼낸 말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공허함만 느껴진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에게 위로를 받으려다 도리어 섭섭함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말하고 싶은 욕구가 이해하려는 마음을 압도한다
누군가가 말을 시작하면 우리는 듣기보다 내 말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내 경험을 꺼낼 타이밍을 재고, 조언할 말을 고르고, 반박할 문장을 만든다. 겉으로는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사실은 각자의 차례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래서 많은 대화가 오가지만, 진짜로 마음이 만나는 순간은 드물다.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사람들은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기보다 자기 편한 대로 듣고 해석한다. 그래서 같은 말을 듣고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각자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애써 대화하지만 진정한 대화는 없다. 수많은 대화가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

감정이 개입하는 순간, 우리의 귀는 닫힌다
상대의 말이 내 안에 잠복한 상처를 건드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듣기를 중단하고 반응한다. 억울함이 올라오면 변명하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거리를 두고, 자존심이 건드려지면 맞서려 한다. 감정이 앞서자마자 대화는 이해가 아니라 다툼이 된다.

‘경청’이라는 태도가 지닌 놀라운 힘

언제나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소중한 사람의 무심함이다. 마음을 열고 다가갔는데 상대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할 말만 앞세우면, 마치 어두운 방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단단한 벽에 부딪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다. 누구도 일부러 상처를 주려는 건 아니지만, 진정한 공감이 빠진 대화가 반복되면 우리는 결국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듯한 깊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마이클 니콜스는 『대화한다는 착각』에서 관계가 어긋나는 가장 단순하고도 핵심적인 이유, 즉 우리가 서로의 말을 진심으로 듣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고든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 사례와 깊은 심리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삼아 공감 어린 ‘듣기’가 한 사람의 성격과 자존감, 관계 맺기 방식에 끼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단순한 대화 기술을 넘어, 자신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의 말에 몰입하는 ‘이타적 절제’로서 경청을 제안한다. 전면 개정된 3판에서는 공동 저자인 임상심리학자 마사 스트라우스와 함께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같은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새로운 소통의 장벽을 정밀하게 해부한다. 나아가 정치적·사회적 가치관이 달라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까지 다루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연결의 기술’을 두루 담아냈다.

진정한 이해와 연결로 나아가기 위한 심리 여정 4단계

“1부 왜 듣기가 중요한가” : 삶에서 말하기보다 듣기가 훨씬 중요한 이유를 살펴본다. 공감 어린 듣기는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이며, 이런 듣기는 유아기에서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자아를 형성하고 관계를 맺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2부 왜 듣지 못하는가” :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애물을 탐구한다. 우리는 단순히 성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내려놓지 못하거나 과거 경험에서 비롯한 선입견 때문에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말이 나의 상처나 불안을 건드릴 때 일어나는 감정적 반응은 듣기를 방해하는 주된 장애물이다.

“3부 어떻게 잘 들을 것인가” : 듣기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좋은 경청자가 되기 위한 실천적인 기술과 태도를 살핀다. 자신의 의도와 욕구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반응적 듣기’ 기법을 소개하고, 언쟁을 피하고 감정의 범람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오해가 깊은 관계에서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한다.

“4부 친밀한 관계의 듣기와 말하기” : 연인이나 가족 같은 가까운 관계에서 어떻게 대화가 무너지는지, 친밀한 관계의 역학이 어떻게 듣기를 복잡하게 만드는지 살펴본다. 직장 동료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경계 설정하기 같은 구체적인 상황별 해법도 자세히 다룬다.

“혹시 당신도 ‘대화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가?”
관계를 단절시키는 7가지 대화 습관

대기실형 : 상대가 말하는 동안, 다음에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느라 바쁘다.
가로채기형 : 상대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나도 그런데” 하며 내 경험으로 화제를 돌린다.
해결사형 : 상대가 고민을 털어놓고 있는데, 끼어들어 해결책부터 제시한다.
감정차단형 : 상대는 힘들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며 감정을 부정하거나 안심시키려 한다.
독심술사형 : 상대의 말을 멋대로 추측해서 대신 끝내버리거나 다 안다는 듯이 말을 자른다.
유령형 : 눈은 상대를 향해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고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요점정리형 :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요약하거나 분석하려 든다.

나는 진짜 대화를 하고 있을까?
나의 듣기 지수 테스트 나는 과연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일까? 다음 네 가지 상황에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을 하나씩 골라보자.

상황 1. “오후 내내 두통이 심했어.”
① “아스피린 좀 먹어보는 게 어때?” ②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 거 아니야?” ③ “에구, 정말 안됐네.” ④ “에구, 많이 아파? 언제부터 그랬어?” ⑤ “나도 두통이 있어. 오늘 기압이 변해서 그런가 봐.”

상황 2. “직원회의 진짜 싫어!”
①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거야, 참여하려고 애라도 쓰는 거야?” ② “어쩌겠어, 그것도 네 일의 일부잖아.” ③ “그래, 무슨 말인지 다 알아.” ④ “맞아, 진짜 피곤하지. 오늘 회의 분위기는 어땠어?” ⑤ “우리 회사 회의는 더 심해. 다들 꼭 한마디씩 하려고 든다니까.”

상황 3. “나는 남들보다 두 배로 일하는데 아무도 인정을 안 해줘.”
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좀 쉬엄쉬엄 해.” ② “네가 맨날 남들 일까지 다 도와주니까 그렇지.” ③ “너무 불공평하네.” ④ “정말 속상하겠다. 언제부터 그런 거야?” ⑤ “무슨 말인지 알아. 나도 늘 맨 먼저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하거든.”

상황 4.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
① “OO를 입어봐.” ② “아무도 네 옷에 신경 쓰지 않을 거야.” ③ “나도 그래. 결정하기 쉽지 않지.” ④ “그 기분 알아. 뭘 입을 생각이었어?” ⑤ “무슨 말인지 알아. 나도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

①은 해결사형(섣부른 조언), ②는 분석가형(비판과 평가), ③은 감정차단형(대화를 가로막는 공감), ④는 대화를 열어주는 공감적 반응, ⑤는 가로채기형(자기 이야기로 돌리기)이다. 나의 답변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가?

우리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때 힘을 얻는다
가장 단순하고도 어려운 대화의 비밀

인간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만큼 강렬한 본능은 없다. 우리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누군가 그것을 진심으로 알아줄 때 비로소 고립감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을 진심으로 듣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스마트폰 알림이나 당장 조언을 해주고 싶은 조바심, 내 말을 하고 싶은 욕구 등등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화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마음에 머물기 위한 의식적이고 이타적인 노력이다. “듣기를 통해 서로 연결되면 관계는 단단해지고 자아감은 튼튼해진다. 수용적인 경청자가 있을 때 우리는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말하고 자기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

왜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할까?

흔히 대화에서는 내 생각과 감정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나의 존재를 규정하고 건강한 자아를 만드는 핵심은 오히려 ‘듣기’에 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수용해주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경청이 지닌 강력한 힘은 유년기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모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맞춰줄 때, 아이는 세상을 안전하게 느끼고 단단한 자존감을 지닌 어른으로 성장한다. 반대로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쉽게 위축된다. 누군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은 한 사람의 성격을 빚어내고 삶의 주도권을 쥐여주는 가장 훌륭한 양육이자 관계의 기술이다.

내 안의 편견과 감정이 귀를 막는다
우리는 왜 듣지 못하나?

상대방의 말을 온전히 듣는 일은 여러 심리적 장애물로 인해 빈번히 가로막힌다.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자신의 관심사와 선입견, 그리고 억눌린 감정적 방아쇠에 지배받는다. 상대방이 입을 여는 순간, 우리는 나 자신의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기대를 눈앞의 상대에게 무의식적으로 덧씌우는 ‘전이’를 경험한다. 동시에 듣는 이의 주관적인 상처나 편견이 대화의 맥락을 왜곡하는 ‘역전이’ 현상도 일어난다. 이러한 심리적 역학 때문에 친밀한 사이에서도 무심코 던진 평범한 말이 거부나 비난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불안이라는 잡음이 대화를 삼켜버린다
우리는 왜 감정적으로 반응할까?

대화 중에 갑자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며 귀를 닫게 되는 핵심 원인은 불안이다. 누군가의 말이 내 감정의 스위치를 켜는 순간, 우리 머릿속에는 시끄러운 잡음이 울려 퍼지는데 이것의 정체가 바로 불안이다. 이 거슬리는 잡음은 상대방이 전하려는 진짜 메시지를 완전히 차단한다. 특히 불안은 전기와 같아서 전도되고 증폭되려는 속성이 있다. 상대방이 다급하고 긴장된 목소리로 압박해 오면, 그 내용이 아무리 중요해도 나의 불안이 먼저 자극받아 이해의 문이 닫힌다. 내 안의 불안감이 높은 상태일 때는 상대의 평범한 말조차 나를 비난하거나 통제하려는 위협으로 들린다. 결국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말을 놓친 채 각자의 불안과 싸우게 된다.

‘듣는 척’하는 나의 자의식이 ‘진짜 대화’를 가로막는다
나는 어떤 듣기 유형인가?

우리는 대개 스스로를 꽤 괜찮은 청자라고 굳게 믿는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고 적절한 타이밍에 호응도 잘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이 온전히 연결되는 진실한 대화와는 거리가 멀 때가 많다. 그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 겉으로만 집중하는 시늉을 하거나, 머릿속으로는 호시탐탐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올 궁리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나쁜 듣기 습관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상대가 말하는 동안 내가 할 말만 준비하는 ‘대기실형’, 틈만 나면 내 경험담으로 화제를 가로채는 ‘가로채기형’, 공감보다 정답을 내놓기 바쁜 ‘해결사형’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상대의 감정을 섣불리 억누르는 ‘감정차단형’, 다 안다는 듯 지레짐작으로 말을 자르는 ‘독심술사형’,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유령형’, 감정 대신 사실관계만 분석하는 ‘요점정리형’을 포함해 가짜 소통의 여러 유형을 소개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나쁜 대화 습관을 진단하도록 해준다.

사랑할수록 말이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잘 듣지 못하는 이유

나를 가장 잘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역설적으로 더 깊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 부부나 부모 자식처럼 친밀한 관계일수록 우리는 상대의 말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 두 사람의 삶이 깊이 얽혀 있어서 상대의 사소한 불만이나 요구조차 나를 향한 직접적인 비난이나 통제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함께하며 쌓인 낡은 기대와 감정의 찌꺼기들은 현재의 대화를 왜곡하는 강력한 방해물이다.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님 앞에서는 순식간에 반항적인 십 대 시절로 돌아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곤 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의 속마음을 다 안다고 지레짐작하여 상대의 감정에 귀를 닫아버리기 일쑤다.

내 감정을 잠시 비울 때 진짜 대화가 시작된다
어떻게 잘 들을 것인가

소통을 회복하는 첫걸음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조바심과 섣부른 판단을 잠시 내려놓는 데 있다. 대화 중 갈등이 생기려 할 때는 내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감정부터 살피는 ‘반응적 듣기’가 큰 도움이 된다. 상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박하거나 섣불리 충고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그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꺼내도록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며 가만히 들어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불편한 감정이 온전히 수용되었다고 느낄 때 비로소 닫혔던 마음을 열고 차분함을 되찾는다. 진정한 공감 능력을 키우려면 나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섣불리 판단하거나 통제하려 들지 않고 상대방의 감정에 조용히 주파수를 맞추는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얼굴 붉히지 않고 대화하는 법

가치관이 완전히 정반대인 사람을 마주칠 때가 있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듣고 있으면 곧바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차오른다. 이때 감정을 폭발시켜 관계를 단절하거나 아예 입을 닫고 숨어버리는 방식을 택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서로의 불만과 서운함을 키울 뿐이다.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려면 내 생각이 옳다는 굳건한 확신과 상대를 가르치려는 조바심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반박의 허점을 노리는 대신 순수한 호기심을 품고 상대방의 기저에 깔린 감정과 신념에 조용히 질문을 던져보자.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일지라도 열린 마음으로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가 꽉 막힌 대화에 평화를 가져온다. 불편한 대화를 견뎌내는 연습은 나와 다른 독립적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훌륭한 마음 훈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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