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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그림 : 율리아 그로트 (Julia Groth)
율리아 그로트는 예테보리 HDK에서 디자인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우메오에서 건축을, 스코네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작은 개구리, 할아버지, 그리고 죽음》으로 데뷔했다. 또한 율리아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공간과 인테리어를 위한 패턴을 디자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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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

온갖 꽃이 활짝 핀 어느 날, 어미 닭은 아기 달걀을 품고 있다. 꽃의 홀씨가 포르르 날리던 때 어미 닭은 지렁이를 잡아먹으려고 잠시 일어났다. 그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 했다. 병아리는 두 발만 삐죽 나온 채 아직 껍질을 다 벗지 못해 온 세상이 캄캄하기만 하다. 자기도 모르게 두 발로 성큼성큼 걷다 보니 어딘지 모르는 길로 들어섰다. 어미 닭이 아기 병아리를 잃어버리는 순간이다.

현대 사회는 아이를 한순간 놓치는 일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사건이다. 수십 년 전에 비해 아이 혼자 뭘 하는 일이 흔치 않아졌다. 범죄 가능성도 높아졌고, 부모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 기성세대는 종종 수십 년 전의 마을과 공동체 사회를 그리워한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실제로 잘 이뤄지던 때였기 때문이다. 집 앞 공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뛰어놀아도 별문제가 없었고, 반드시 가야 하는 학원도 많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이 다 좋았다기보다 당시의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한 아이를 돌보고 키웠던 그 미덕만큼은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것이다.

천진한 아기 앞에 펼쳐지는 안전한 공동체

율리아 그로트의 『아가야, 어디 가니?』는 동물들의 세계를 통해 공동체가 한 아이를 지켜봐 주는 이야기를 텍스트 없이 그림만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오일파스텔과 스크래치 기법으로 매 페이지마다 꽃과 식물, 동물을 굵고 선명하게 그려냈다. 꽃과 식물, 새, 벌레 하나까지 온 마을을 구성하는 존재들이다. 이 존재들은 어미 닭의 물음에 반응하고 아기 병아리의 걸음걸음마다 있는 듯 없는 듯 함께해 준다.

그림은 평범한 구도로 시작하다가 어미 닭과 알이 헤어지는 시점부터 위아래로 갈린다. 땅 위와 땅속으로 나눠지는 구도이면서 어미 닭과 아기 병아리가 서로 다른 길을 간다. 어미는 땅 위에서 아기를 찾고 아기는 땅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데, 사실 헤맨다기보다 아직 껍질을 깨고 나오지 않아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움 천지인지 모른 채 씩씩하고 천진하게 앞으로 한발 한발 나아간다.

아기 병아리는 땅속에서 위험하지만 나름 친절한 동물들을 만난다. 오소리, 토끼, 뱀, 여우 등 알 하나쯤 꿀꺽할 거 같은 동물들인데도 아기 병아리의 명랑한 발걸음을 지켜봐 준다. 아기가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이할 때 가슴 철렁한 일은 오로지 책을 보는 이의 몫이다. 아기 병아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발이 움직이는 대로 나아갈 뿐이다.

쉽게 따라갈 수 있는 그림 읽기

알감자를 보고 알인가 싶어 어리둥절해하는 어미 닭, 어미 닭을 위로해 주는 다른 닭들은 주위 동물들에게 아기를 수소문한다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입체적인 그림도 아니고, 텍스트도 없는데 독자는 그림이 이야기하는 걸 순서대로 척척 읽어낼 수 있다. 작가는 스스로 소리 내어 이야기를 만들게끔 독자를 초대하고 있다. 매력적이면서 엉뚱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 독자들에게 새로운 모험에 동참하라고 권한다. 땅속 들쥐들이 아기 병아리가 땅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도움을 줄 때 독자는 저도 모르게 박수치며 응원하는 마음이 된다. 그만큼 작가의 그림은 따라가기 쉽고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아기의 안전한 귀가를 모두가 바란다. 현실의 부모도 그림책 속 어미 닭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들도. 비록 현실이 그렇지 못할지라도, 막 태어난 아기 앞에 펼쳐진 사회는 온 마을이 아이를 건강하게 지켜보는 사회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잘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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