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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김소미

Ⅰ

영화의 한 세기
[인터뷰] 영화와 소설
안토니오니 등에 관한 단상
소설을 영화화하는 일에 관하여
파스빈더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연극과 영화
소설 『도시의 부두교』를 위한 서문
일기
『사진에 관하여』에서
사진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

Ⅱ

브레송 영화의 정신적 스타일(1964)
고다르의 「비브르 사 비」(1964)
레네의 「뮈리엘」(1963)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1961)
베리만의 「페르소나」(1967)
고다르, 최상급의 크레셴도(1968)
고다르 (1968)
지버베르크의 「히틀러, 독일 영화」(1979)

Ⅲ

[인터뷰] 수전 손택은 왜 영화를 만드는가?
「식인종을 위한 듀엣」 시나리오 서문
[인터뷰] 「식인종을 위한 듀엣」에 관하여
「칼 형제」 대본집 서문
[인터뷰] 감독으로서의 수전 손택
영화 트리트먼트
[인터뷰] 짐 매클로플린과의 미공개 대화

Ⅳ

1982년에 꼽은 최고의 영화 TOP 10 목록
마이클 스턴에게 보낸 편지
마이클 섐버그에게 보내는 편지 두 통
모니켄담의 「어머니 다오」(온타리오 영화제 셀렉션)
일본 영화들에 관하여(개막 연설)
[인터뷰] 영화의 재탄생
[인터뷰] 배우 한나 쉬굴라와의 대화

편집 후기
옮긴이의 말 ― 홍한별
저자 소개
저자 : 수전 손택 Susan Sontag
에세이스트, 소설가, 예술평론가,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 20세기 가장 강력하고 독보적인 지성의 목소리. 1933년 뉴욕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손택은 이미 세 살 무렵 글 읽는 법을 배웠고, 다섯 살에 마담 퀴리의 자서전을 읽고 생화학자가 되어 노벨상을 받기를 꿈꿨을 만큼 비범한 아이였다. 1949년 열여섯 살에 시카고대학교에 들어가 철학과 고대사, 문학을 공부했고, 열일곱 살에 결혼해 열아홉 살에 아들 데이비드 리프를 출산한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옥스퍼드대학교와 소르본대학교 등지에서도 수학했다. 1958년 이혼 후 아들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한 손택은 뉴욕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생활을 시작한다.
1963년 첫 소설 『은인』을 출간했고, 이듬해 《파르티잔 리뷰》에 「‘캠프’에 관한 단상」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1966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라는 선언으로 유명한 초기 대표작 『해석에 반대한다』을 통해 문단에 돌풍을 일으킨 손택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나누는 낡은 구분을 허물고, 새로운 감수성과 취향의 시대를 열었다. 이 책은 단숨에 현대 비평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사진에 관하여』, 『은유로서의 질병』, 『타인의 고통』 등 현대사회를 사유하는 탁월한 에세이들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작가란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라고 말한 손택은 20년 넘게 인권운동가로도 활동했다. 미국 펜 클럽 위원장을 맡았던 1987년부터 1989년에는 탄압받는 작가들을 위한 여러 구명운동을 벌였으며, 한국을 방문해 구속 문인의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전쟁 중인 사라예보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하며 세계의 관심을 촉구했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목소리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네 편의 소설과 한 권의 단편집, 아홉 권의 에세이집을 남겼으며, 여러 편의 연극을 연출했고 네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그의 책은 32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2001년 전작에 대한 공로로 예루살렘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아스투리아스 왕세자 문학상과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을 받았다. 2004년 12월 뉴욕에서 타계했다.

역자 : 홍한별
글을 읽고 쓰고 옮기면서 산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라라와 태양』, 『상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천 척의 배』 등의 책을 옮겼다 . 『밀크맨』으로 제14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아무튼, 사전』,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공저), 『돌봄과 작업』(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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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TV가 등장해 영화관이 텅 비게 되기 전에는 사람들이 매주 영화관에 가서 멋지게 걷는 법, 담배 피우는 법, 키스하는 법, 싸우는 법, 슬퍼하는 법을 배웠다(또는 배우려고 했다). 영화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방법에 대한 힌트도 주었다. 이를테면 비가 오지 않을 때도 레인코트를 입으면 멋져 보인다든가. 물론 영화를 보고 받아들인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더 큰 경험의 일부일 뿐이었다. 자신의 것이 아닌 얼굴과 삶에 빠져 자신을 잃는 경험. 무엇보다 강렬한 경험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것에 완전히 푹 빠지는 것,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경험이었다.
관객은 영화가 자신을 납치해주길 바랐다.
―16쪽, 「영화의 한 세기」
저는 지금도 거의 날마다 영화를 보러 가고,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러면서 일도 많이 합니다. 제 나이쯤 되는 사람이 일주일에 다섯 번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건 젊고 혈기 넘칠 때 하는 일 아니냐고요. 하지만 어떤 열정은 영원히 계속됩니다. 저는 영화에서 엄청난 즐거움을 얻습니다. 특히 여러 영화를 반복하여 보는 데서 기쁨을 느낍니다.
―427쪽, 「재팬 소사이어티 영화 시리즈 개막 연설」

고다르는 ‘직설적’일 때 더 성공적인 듯하다. 그의 영화엔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 있다고 하더라도 고다르가 관심을 두는 것은 감각적 교감이 아니라 섹스가 ‘사람들 사이의 간격’에 대해 무엇을 드러내느냐 하는 것이다. 황홀경의 순간은 젊은이들이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하거나 달리는 장면이다. 고다르의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달릴 때가 사랑을 나눌 때보다 더 아름답다.
―291쪽, 「고다르」

〈동경 이야기〉에는 볼 때마다 가슴이 칼에 찔린 듯한 느낌이 드는 놀라운 순간이 있습니다. 아마 평생 서른 번은 봤을 텐데 매번 그랬습니다. 하라 세츠코는 이 가족의 며느리인데 남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했죠. 가족의 삶이 펼쳐지다가 어느 시점에서, 대부분 사람이 실망스럽게 구는 와중에, 이 집안의 막내딸이 세츠코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삶은 실망스러운 거란 말이네요.” 이 말에 하라 세츠코가 천사 같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죠. “네, 그래요.” 저는 이 결정적 순간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시작 부분에서 유인원이 던진 뼈가 우주선으로 변하는 장면과 나란히 놓고 싶습니다.
―430쪽, 「재팬 소사이어티 영화 시리즈 개막 연설」

저는 〈델마와 루이스〉를 뉴욕의 평범한 극장에서 봤는데, 영화에서 수전 서랜든 캐릭터가 괴롭힘을 당하는 지나 데이 캐릭터를 도우려고 바에서 나와 “그만해!”라고 말해요. 그러자 남자가 “그냥 재미로 그러는 거야”라고 대답하죠. 그러자 서랜든이 말해요. “여자가 이런 소리를 내고 있으면 재밌어서 그러는 게 아냐.” 그때 극장에서 관객들이 환호했어요. 감정이 예민한 여성이라면 이 문장이 그저 말로 표현된 것만으로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을 거예요. (...) 여자와 남자 사이 관계의 진짜 진실은, 여자는 남자를 두려워한다는 겁니다. 남자의 폭력을 두려워하고, 여러 방식으로 대처하며 살죠. 그래서 그것이 재치 있게 표현된 게 정말 대단한 해방감을 줬어요. 아, 드디어 누군가가 말해줬구나, 싶었죠. 정말 멋있었어요.
―406쪽, 「인터뷰: 짐 매클로플린과의 미공개 대화」

모든 것을 사진으로 기록하려는 욕구가 발생하는 최종적 이유는 바로 소비의 논리 자체에 있다. 우리는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하면서 점점 더 많은 이미지를 요구한다. 그리고 모든 그럴듯한 욕망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충족될 수 없다. 첫째로 사진의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이 작업이 결국 자신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고갈된 현실 감각을 되살리려고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현실은 더욱 고갈된다. 모든 것이 덧없다는 감각은 카메라가 찰나의 순간을 ‘고정’하는 수단을 제공한 이래로 우리를 심하게 압박해왔다. 우리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소비한다. 카메라가 신체의 겉껍질을 소모시킨다는 발자크의 생각대로 이미지는 현실을 소모한다. 카메라는 해독제이자 질병이다. 현실을 소유하는 수단인 동시에 현실을 낡은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114쪽 「『사진에 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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