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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_스콧 켈리 10
들어가는 말 17

1. 붉은 행성 37
2. 새로운 변경으로 81
3. 우주의학 115
4. 우주 아기 153
5. 화성인의 마음 181
6. 우주의 섬 211
7. 미생물 동료 253
8. 다음 인류 305

에필로그 343
감사의 말 358
옮기고 나서 362
주 364
찾아보기 382
저자 소개
저자 : 스콧 솔로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라이스 대학교 교수이며,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이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에서 생태 진화 행동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마존 분지 생물 다양성의 진화적 기반을 연구했다. 미국과학진흥협회, 진화학회 회원이며, 대중 강연과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의 첫 저서 『미래 인류: 우리의 진화가 계속될 때』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2017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팟캐스트 '스콧 솔로몬과 함께하는 와일드월드(Wild World with Scott Solomon)'의 진행자이자, '비커밍 마션Becoming Martian' 시리즈의 공동 작가 겸 공동 제작자이기도 하다.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가로 인정받고 있다. 케빈 켈리,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청소년을 위한 지구 온난화 논쟁』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제2의 기계 시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등이 있다.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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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화성은 아이를 키울 만한 곳이 아니야. 사실 지옥처럼 추워.”
본문은 화성에 있는 퍼서비어런스 로버를 작동시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연구자들은 로버가 보내는 영상과 데이터를 확인하고, 조사 장소와 다음 이동할 위치를 정해서 로버에게 명령을 내린다. 매리너 4호가 처음 화성을 근접 비행한 이래로, 여러 탐사선과 퍼서비어런스처럼 화성 표면을 이동하며 활동한 로버들 덕분에 화성의 환경이 차츰 밝혀졌다. “엘튼 존이 노래 〈로켓 맨〉에서 경고”했듯이 화성은 평균 영하 60℃로 몹시 춥고, 중력은 지구의 8분의 3에 불과하다. 대기는 매우 옅고, 그마저 대부분이 이산화탄소다. 자기장도 없어서 우주 방사선이 고스란히 쏟아져 들어온다. 표토에는 유독한 과염소산염이 고농도로 들어 있으며, 토양 미생물을 포함해서 아직까지 그 어떤 생명체도 발견되지 않았다. 생명체가 생존하기엔 가혹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주로 뻗어 나가기 위해,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화성에 정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마치 초창기 인류가 아프리카라는 요람을 떠나 지구 전역으로 퍼져 나갔듯이, 빙하기의 척박한 유럽과 아시아에 정착하고, 망망대해 태평양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폴리네시아의 섬들에까지 찾아 들어가 정착했듯이.

● 우주에 가면 키가 커진다고?_침상 안정 연구와 쌍둥이 연구가 알아낸 것
나사(NASA)는 ‘달에서 화성으로’라는 전략을 세우고, 달에 상주 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 중이다(2026년 4월에 유인 달 궤도 비행을 하고 돌아온 아르테미스 2호도 이 계획의 일환이다). 그러려면 우주에서의 장기 체류를 피할 수 없다. 화성까지 가는 데만도 최소 6~9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관건은 로켓이 아니라 인간이다.
그동안 우주 개발 담론이 주로 로켓 기술과 착륙 시스템 같은 공학적 과제에 집중되긴 했지만, 사실 우주에서 인간의 몸에 대한 연구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 경쟁을 벌이던 냉전 시기부터 꾸준히 있었다.
아폴로 계획과 함께 부랴부랴 진행된 ‘침상 안정 연구(293쪽 그림 7)’는 장기간의 미소중력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장시간 누워 있는 상태는 본질적으로 미소중력 상황과 유사하기에, 연구자들은 피실험자를 침상에 눕히고 몇 주간 신체 변화를 관찰했다. 2~3주가 지나자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뼈가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되고, 심장 기능도 떨어졌다. 원래 계획은 6주였지만, 실험을 일찍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에 기반해 2주가 달 착륙 임무 기간의 상한선이 되었다.
이후 살류트에서 지금의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우주정거장 승무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생물의학 연구는 침상 연구의 결과를 재확인하면서 깊어지고 확장되었다. 우주에 머물면 척추디스크가 덜 눌리고 척추가 덜 휘면서 키가 커진다. 혈액이 머리 쪽으로 쏠리는 등 체액이 재배치 되면서 눈이 붓고, 적혈구 생산이 준다(그래서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들은 빈혈 증상을 겪는다). 특히 우주정거장에 있는 형과 지구에 있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을 1년간 비교 조사한 ‘나사의 쌍둥이 연구’는 우주 체류가 장내 미생물군 조성과 유전자 발현까지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런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우주비행사의 절대다수가 건장한 성인 남성(그것도 백인)이었기에 여성과 아이 그리고 노년기의 몸에 관한 정보는 부족하다. 게다가 모든 생물의학 데이터가 저궤도에서 얻어진 것이라, 지구 궤도를 넘어 달이나 화성 같은 심우주 환경의 영향은 아직 잘 알지 못한다.

● 〈마션〉의 주인공처럼 화성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_심우주에서 살아남기
약 400킬로미터 상공의 저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과 심우주의 가장 큰 환경 차이는 방사선이다. 저궤도에서도 지표면에 비하면 방사선량이 높지만, 지구 자기권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심우주에서는 은하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자기장이 거의 없는 화성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심우주에서 장기 체류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나사의 우주복사연구소는 심우주의 은하 방사선이 생명체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저자는 이곳을 찾아 연구자를 만나고, 보안이 철저한 선량계측실에도 들어가 실험 과정을 직접 확인한다. 연구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은하 방사선이 인간의 인지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빠른 대처가 중요한 우주비행사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사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거라고 봐요. 예전에 할 수 있었던 것보다 긴급 상황을 예견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예전처럼 빨리 반응할 수 없을 테니까요.”(151쪽)
장기 체류를 생각하면 식량도 문제다. 화성에 정착해 살아가고자 한다면 더욱 그렇다. 화성 표토(레골리스)에서 식물을 기를 수 있을까? 영화 〈마션〉의 주인공은 미생물이 없는 화성 표토에 자신의 배설물을 섞어서 감자를 재배한다. 책에는 모의 화성 표토를 이용해 비슷한 방식으로 식물을 재배한 실험 결과가 소개되어 있다.

● 지구 생태계를 병에 담을 수 있을까? ‘병’ 속의 인간 집단은 어떤 모습일까?
_충격적인 ‘바이오스피어 2’ 실험
바이오스피어 2는 지구 생태계를 모사해서 만든 밀폐 공간이다. 1990년대 초, 바이오스피어 2에서 여덟 명이 2년간 생활하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심우주 탐사에는 우주 거주지 내부의 공기를 재순환해서 사용하는 닫힌순환계가 필요하다”는 치올콥스키의 개념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식물이 흡수하고, 식물이 생산하는 산소를 사람이 들이마시면 밀폐된 공간에서도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예기치 않게 산소 농도가 계속 떨어졌고, 식량도 부족해졌다. “지구 생태계를 병 담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교훈이었다.
한편 바이오스피어 2는 우주선이나 우주 거주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장기간 함께 지내는 상황을 모사한 모의실험이기도 했는데, 그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여덟 명은 “우리”와 “그들”로 나뉘어 극단적으로 대립했다. 두 파벌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밥도 따로 먹었으며, 심지어 상대편 얼굴에 침을 뱉기까지 했다. “인간의 집단 동역학이야말로 우주 정착의 가장 어려운 측면”임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 우주에서 ‘인간 도킹’은 가능할까? 번식할 수 있을까?
“인류의 미래는 결국 이 하나의 질문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우주에서 섹스를 할 수 있을까?” 이론물리학자 미치오 카쿠의 말이다. 하지만 이 분야의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1980년대에 나사의 거주 가능성 연구진을 이끌었던 이본 클리어워터는 “사람들을 90일 동안 가둔다면, 내밀한 행동을 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글을 썼다가 격렬한 반발에 부딪쳤다. 국민 세금이 “우주에서 섹스를 조장하는 하찮은 짓거리에 쓰이고 있다”는 식의 언론 기사가 쏟아졌고, “나사는 의회로 사람을 보내 그렇지 않다고 안심시켜야 했다.”
하지만 우주에서의 인간 생식 연구는 장기적으로 우주 정착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우주 관광 시대에도 필요한 일이다. 연구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1994년에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서 일본 송사리가 최초로 짝짓기와 번식에 성공했다. 임신한 쥐를 우주로 보냈다 귀환시켜 조사한 실험도 있었다. 민간 기업 스페이스본유나이티드는 우주 환경과 유사한 미소중력 상태를 모사한 실험실에서 체외 수정한 배아를 우주로 보냈다가 회수해, 우주에서의 배아 발달 과정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간 배아 실험의 비윤리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2022년에 우주에서 정자 이동성 자료를 조사한 연구진은 미소중력과 방사선에 노출되면 정자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우주에서 ‘인간 도킹’은 가능할까?

● 화성에서는 반려동물을 기를 수 없다? ‘화성인’의 피부는 무슨 색?
저자는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 대대로 살아간다면 필연적으로 화성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는 갈라파고스 제도나 폴리네시아의 섬들에서 고립된 생물 종이 서로 다르게 진화해 분화한 것과 같은 원리다. 말하자면, 지구와 화성은 서로 단절된 우주의 섬인 셈이다. 만약 섬과 섬을 빈번히 오갈 수 있다면 종 분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력의 차이, 미생물군의 차이로 야기될 세균 감염을 생각하면 화성과 지구 사이의 이동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화성의 정착민들은 ‘화성인’이 될 것이다.
한편 미생물의 위험성은 화성에서 동물 사육을 어렵게 만든다. 동물의 미생물은 화성 정착민을 감염시킬 수 있다. 또한 동물은 산소, 물, 식량 같은 제한된 자원을 축낼 것이다. 그러므로 화성 거주자들은 반려동물을 기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두 비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화성인’의 생김새는 어떨까? 저자는 지구의 섬들에서 확인한 여러 가지 진화 원리와 화성의 환경을 토대로 화성인의 모습을 그려 본다. ‘섬의 법칙’과 미소중력 효과를 감안하면 치밀한 뼈에 작은 키, 피부는 강한 우주 복사를 막는 데 유리한 카로티노이드 색소 때문에 주황색일 확률이 높다. 이 밖에 땀구멍이 줄면서 체취가 변하고, 그에 따라 냄새를 맡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는 등 흥미로운 추측이 많다.
하지만 ‘창시자 효과’를 고려하면, 초기에 누구를 보낼 것인가에 따라 화성인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지구에서 진화한 초기 인류는 진화의 과정을 속절없이 자연의 선택에 맡길 수 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 처음부터 화성 환경에서 생존 가능하도록 유전자를 ‘가공’한 이들을 보낼 수도 있다.

● 인류는 난세기에 탈수 상태로 생존하는 ‘삼체인’이 될 것인가
유전학자인 크리스토퍼 메이슨은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의 유전자를 사람 세포에 끼워 넣어, 우주에서 인간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곰벌레는 극심한 가뭄 같은 열악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탈수 상태로 버티는데(소설 『삼체』에 등장하는 삼체인도 그렇다), 우주의 진공과 강한 복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2016년 일본 연구진은 이런 곰벌레의 유전자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세포의 유전체에 끼워 넣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 세포는 방사선에 따른 손상을 덜 입었다. 메이슨은 “지구에서 진화한 생명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낸다면 사망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생명을 구하려면 생명을 가공해야 할 것”이라면서, “생명을 가공하든지 불가피하게 죽음을 맞이할지를 놓고 선택하라면, 당연히 한쪽 길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인간 배아 실험과 마찬가지로 생명 가공의 윤리적 문제와 불평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류학자 서배너 맨덜은 인류의 우주 탐사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영속시키고, 우주 정착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래 인류의 삶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하고 감수해야 할까?

● 인간은 얼마나 지구 환경에 맞춰진 존재인가!_새롭게 발견하는 지구라는 요람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은 세계관을 변화시킨다고, 많은 우주비행사들은 증언한다. “자신이 생명 전체의 한 조각이라는 인식”,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지구는 하나의 전체라는 깨달음.” 1980년대에 철학자 프랭크 화이트는 이런 관점의 변화에 ‘조망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가 하면 아폴로 8호가 달 궤도를 돌면서 찍은 ‘지구돋이’ 사진은 환경 운동 촉발에 기여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 진출과 우주에서 인류 변화를 탐구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지구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지구의 중력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평소에는 의식조차 하지 않았던 ‘중력’이 어떻게 우리 뼈와 근육을 만들고 유지시켜 왔는지, 체액의 분포부터 발바닥의 아치까지 어느 것 하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지구야말로 인간의 요람이고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지구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인간은 중력 외에도 대기, 햇빛, 미생물,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 같은 지구의 모든 조건에 맞춰 정교하게 진화했고,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인류의 생존 역시 위협받게 될 것이다. 지구 환경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지탱하는 소중한 기반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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