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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어떻게 스타일이 되는가 : 점에서 발까지, 인간의 욕망으로 길들인 서양 패션 문화사
곰출판 2026.05.20
일시재고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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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1. 점: 뷰티 패치의 역사
점, 감추고 강조한다 | 점이라는 시각 언어 | 귀하게 모시는 점 | 20세기 이후의 점

2. 피부: 색깔의 지위
블랑, 한없이 완벽에 가까운 색 | 때밀이 수건의 탄생 | 미백을 향한 오랜 염원 | 독하디독한 블랑의 원료 | 미백, 치명적 대가를 치르다 | 붉게 그리하여 더 하얗게

3. 털: 없거나 많거나
털의 정체, 털의 정체성 | 이토록 사치스러운 그루밍 | 뽑아라, 아름다워질 것이다 | 가발 is the new black | ‘급’이 다른 가발 장인 | 가발 시장의 흥망성쇠 | 부풀어 오르는 욕망, 푸프 | 푸프의 폐해

4. 목: 분리와 강조
접시 위의 머리 | 더 크게, 더 넓게, 더 높게

5. 가슴: 이상의 이상
뽕이 필요해 뻥을 쳐도 좋아 | 뽕브라와 코르셋의 환장의 조합 | 드러냈다가 가렸다가 | 목숨과 맞바꾼 패션 | 예술 작품과 가슴

6. 허리: 라인의 탄생
코르셋 이전의 코르셋 | 벨트 하나로 유럽을 조이다 | 허리로 향하는 브이라인 | 코르셋, 몸을 길들이는 기술 | 치마를 부풀려 허리를 잘록하게 | 치마 속에서 벌어진 일 |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여자들

7. 다리: 실루엣의 경계
다리 사이, 봉긋 솟아오른 남성성 | 이제 다리는 거들 뿐 | 축소된 낭심, 강조된 허벅지 | 배를 내밀기 위한 남성 코르셋 | 장식된 하체 권력을 입다 | 코트, 수트, 스커트

8. 손: 후각의 조력자
궁정을 사로잡은 ‘향기로운’ 손길 | 코끝에서 시작되어 심장에서 끝난 향기 | 장갑, 체취를 움켜쥐다 | 전문직의 탄생 ‘장갑-조향 장인’ | 왕의 손길을 허락하노라

9. 발: 욕망의 높이
걸음걸이의 정치학 | 굽의 높이만큼 높아지는 욕망 | 베네치아에서 발견한 뜻밖의 기능 | 혁명인 줄 알았던 웨지 힐 | 페티시의 탄생 | 욕망은 대가를 치른다

10. 냄새: 향수 만능의 시대
끌림의 역사 | 향기가 곧 위생인 시대 | 향료로 완성한 중세 방역 기술 | 예술 작품으로서의 향수

참고문헌
도판목록
저자 소개
저자 : 김수영
파리8대학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파리 프랑스패션학교(IFM)에서 패션경영학 석사, 소르본1대학에서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VMH 그룹 KENZO 파리 본사에서 실무를 경험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패션을 문화 연구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패션의 미학적 형식과 철학적 사유, 사회적 맥락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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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가 입고, 바르고, 뿌리고, 신고, 쓰는 모든 것에 관한 기록
인간이 몸을 통해 패션을 실천해온 방식에 관하여

몸은 사회 변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었다. 사회는 특정한 몸을 이상적이라고 선언하며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장치와 규범을 동원해왔다. 패션은 그러한 개인과 사회의 욕망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이었다. 17세기 귀족 여성들이 얼굴에 붙였던 작은 점, 무슈(mouches)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이 작은 점 하나가 위치에 따라 유혹, 도발, 순결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는 언어가 되기도 했고, 흰 피부를 더욱 강조하여 ‘노동하지 않는 계급’임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우리 몸의 털은 반드시 제거해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했지만, 중요한 의식에 참여할 때는 동물 털을 이용해 인위적인 털 장식을 부착하기도 했다. 또한 귀족 남성들과 왕들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멀쩡한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고 가발을 만들어 썼다.

목과 허리를 둘러싼 의복에서는 몸을 통제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목 장식을 통해 얼굴을 더욱 선명하게 강조하거나, 코르셋과 같은 장치로 허리를 극단적으로 조이거나, 베르튀가댕 같은 구조물을 이용해 치마를 과장되게 부풀렸다. 거대한 드레스를 입으면 좁은 문을 통과하기도 어렵고 의자에 앉는 것도 힘들었지만, 드레스를 간소화하는 대신 팔걸이가 없는 의자를 만들어 앉을 정도로 ‘유행템’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발은 땅에 닿아 있지만 발을 감싼 신발은 몸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욕망을 품어왔다. 하이힐은 움직임을 제약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며 걷는 자세나 태도를 변화시켰다. ‘걷기’라는 기본적인 기능조차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으로 높은 구두는 착용자의 취약성과 의존성을 불러왔는데, 이는 여성에게 기대되는 전통적인 여성성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몸의 각 부위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양 패션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 패션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는지 선명하게 보인다.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과 열망에는 언제나 시대와 사회의 권력이 새겨져 있었다. 몸의 어떤 특성은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칭송받았고, 어떤 몸은 숨겨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적인 몸이 되기 위해 허리를 조이고, 피부를 표백하고, 털을 제거하고, 걸을 수조차 없을 만큼 높은 굽 위에 올라섰다. 몸은 결코 자연 그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권력, 계급과 젠더 질서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훈련되고 연출되었다.

옷이 만든 몸, 몸이 만든 옷
몸은 언제나 시대의 욕망을 입고 있었다

몸은 시대의 욕망에 따라 다르게 읽혀왔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이상적인 몸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위해 몸을 바꾸며 크고 작은 대가를 치른다. 여전히 특정한 몸을 동경하고, 더 아름답고 더 젊고 더 이상적인 몸이 되기 위해 몸을 관리하고 소비한다. 다이어트와 성형, 피부 관리와 피트니스, 탈모 치료와 향수 산업까지, 몸을 둘러싼 욕망의 구조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몸은 더 이상 자연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SNS 속 이미지와 알고리즘, 광고와 미디어는 새로운 이상적 몸을 끊임없이 생산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시간과 돈, 감정과 건강을 소비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몸을 둘러싼 욕망의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서양 패션의 역사에서 반복되어온 이와 같은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미의 기준이 얼마나 오래되고 집요한 문화적 산물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몸을 둘러싼 유행과 아름다움의 기준이 결코 자연스럽거나 영원한 것이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낸 하나의 언어였음을 드러낸다. 결국 패션의 역사는 옷의 역사이면서 몸의 역사이며, 인간 욕망의 역사다. 몸을 통해 패션을 읽는 이 낯선 방식이 결국 가장 익숙한 이야기로 돌아와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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