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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예술
2. 감정
3. 허구의 감정
4. 허구의 세상
5. 헤어컷을 예로 들어보자
6. 예술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7. 예술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8.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9.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시작한다
10. 희망
저자 소개
저자 :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영국의 예술가, 음악가, 활동가. 윈체스터 미술대학 졸업 후 록시 뮤직Roxy Music 밴드에 합류했고, 이후 50여 년간 토킹 헤즈Talking Heads, 데보Devo, U2, 콜드플레이Coldplay,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등과 협업해 작곡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음악과 시각 예술 작업을 이어왔다. 기후 자선단체 어스퍼센트EarthPercent의 창립 멤버,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의 이사이자 예술 공동체 및 사회 참여 플랫폼인 하드아트HardArt를 공동 창립했다.

저자 : 베테 아드리안스Bette Adriaanse
네덜란드 출신의 예술가, 소설가, 미술학교 교사. 저서로 《Rus Like Everyone Else》와 《What’s Mine》을 집필했다. 여성 예술가 공동체 히로인스! 무브먼트Heroines! Movement의 공동 창립자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김희정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랩걸》, 《배움의 발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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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 인간은 이토록 쓸모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길까?”
인간의 가장 오래된 창조적 행위에 관하여

컵은 물이 새지 않아야 하고, 의자는 앉기 편해야 하며, 비상구 표시는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의 기능은 명확할수록 환영받는다. 하지만 예술은 이러한 기능의 정반대에 위치한다. 불필요한 장식, 난해한 색감, 비뚤어진 형태, 설명할 수 없는 취향까지도 전부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바로 그 비효율과 불필요함, 쓸모없음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자유를 발견해 왔다.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는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잊고 있었던 질문을 다시 꺼내는 책이다. 세계 어느 문화권을 살펴봐도 예술 활동을 하지 않는 인간 공동체는 단 하나도 없다. 마치 언어처럼, 예술도 인간의 중요한 본질적 특징 중 하나다. 왜 인간은 생존과 직접적인 상관도 없는 일에 끊임없이 시간을 쓰는가? 왜 우리는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울고 웃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귀걸이를 고르고, 밈을 만들고 공유하는가?

이 책은 예술을 미술관 속 작품이나 소수 전문가의 영역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대신 티셔츠의 문구, SNS 밈, 농담, 물건의 장식, 각자의 몸짓, 헤어스타일, 향기처럼 우리의 일상 전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선언한다. 예술은 인간이 감정을 만들고, 타인과 연결되며, 지금의 이 현실 너머 가능성을 상상하는 방식이라고.

예술은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는 유구한 방식이자
다른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삶을 새롭게 만드는 유일한 기술

이 책의 핵심은 예술을 ‘감정의 기술’로 바라본다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지만, 실제로 인간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본능적인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 사랑과 우정, 인간관계, 정치적 선택, 삶의 방향 같은 결정적인 판단 역시 이성보다 우선되는 감정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예술은 바로 그 감정을 대리 경험하게 만드는 장치다. 공포 영화 속 한니발 렉터의 등장에 숨이 멎고, 소설 속 인물의 사랑 이야기가 내 일처럼 설레고, 오래된 음악 한 곡에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술은 현실의 위험 없이 감정을 연습하게 만드는 안전한 시뮬레이터다. 소설을 읽으면 감옥 생활이 얼마나 끔찍한지, 깊은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경험할 수 있지만, 그 대가를 실제로 견뎌내지 않아도 된다.

저자들은 예술을 비행 시뮬레이터에 비유한다. 실제로 추락하지 않으면서도 비행의 긴장감과 두려움을 느껴볼 수 있듯, 인간은 예술을 통해 수많은 감정을 미리 ‘살아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든 책을 덮고, 영화를 끄고, 음악을 멈출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경험한 감정은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생각과 삶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따라서 예술 작품은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사물’이 아니다. 인간 내면에서 새로운 감각과 상상을 일으키는 방아쇠이자,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만드는 유일한 장치다.

예술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철학, 인문학, 예술론을 가장 쉽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책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는 “예술은 위대한 작품이어야 한다”는 오래된 통념을 뒤집는다. 어떤 예술은 수천 년 동안 남아 있고, 어떤 예술은 단 몇 주 만에 사라진다. 하지만 오래 지속된다고 더 우월한 것도, 짧게 소비된다고 덜 중요한 것도 아니다. 심포니와 팝송을 우열로 비교할 수 없듯, 피라미드와 SNS 밈 역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예술은 결국 인간 사이의 대화다. 때로는 타인과의 대화고, 때로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서로를 이해하며, 혼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세계를 함께 만들어간다. 자신이 무엇을 얕게 좋아하고 무엇을 깊이 좋아하는지를 분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자아 실현의 핵심으로, 저자는 이를 ‘마음의 독립’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이 무엇을 정말로 좋아하는지를 발견하고 나면, 온갖 광고와 알고리즘이 이것을 좋아하라고 외치는 혼란한 현재의 세상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 얇고 창의적인 책은 무거운 예술 이론서를 지향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익숙한 사례들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놀이하듯 설명한다. 컵, 의자, 귀걸이, 헤어스타일, 지하철역 등 일상 속 구체적인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예술이라는 거대 담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졌음을 깨닫게 된다. 예술이라는 단어가 막연하기만 했던 독자에게는 가장 친절한 입문서가, 다양한 예술 장르를 향유해 온 독자에게는 예술의 의미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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