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정치와 상식, 그 멀고도 가까운 거리를 잇는 시민의 발걸음”
여의도의 높은 담장 안으로 들어간 어느 기업인의 진솔한 성찰
정치는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공공의 영역이지만, 동시에 대중들에게 가장 불신받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대립과 갈등, 수사학적 거짓말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정작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는 무엇일까요? 이소노미아가 펴낸 『윤리 있는 정치, 정치 있는 윤리』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당 내부가 아닌, 우리 곁의 평범한 시민이자 비즈니스맨의 목소리로 찾아 나섭니다.
1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관위’에서 저자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으로 참여하며 경험한 정당 정치의 가장 민감한 핵심, 곧 ‘공천’의 세계를 시민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공천은 흔히 권력의 배분이나 정치적 셈법으로만 비춰지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기준·절차·갈등·책임의 구조를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외부 인사 중심으로 재편된 서울시당 공관위, 국회의원 배제라는 구조적 실험, 후보자 전원 면접, 데이터 기반 검증, 다층적 소위원회 운영까지. 저자는 실제 공천 과정의 복잡한 풍경을 통해 ‘누가 선택되었는가’보다 ‘어떤 기준이 작동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독자에게 던집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정치의 현실을 단순한 냉소가 아니라, 제도와 윤리가 충돌하고 조율되는 하나의 사회적 시스템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억울하지 않은 탈락은 가능한가, 공정은 과연 하나의 정의로 환원될 수 있는가, 민주주의 정당은 어떤 방식으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 1부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선언이 아닌 실제 경험과 구조를 통해 답하려는 보기 드문 기록입니다. 정치 바깥에 있던 한 시민이 정당정치 한가운데로 들어가 목격한 풍경은, 한국 정치가 변화할 가능성 또한 결국 시민적 상식과 참여에서 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투영합니다. 10년의 은행원 생활과 20년 가까운 사업가로서의 경험 속에서 겪은 ‘약속’의 무게, 대기업의 갑질, 공공기관과의 경쟁으로 인한 손실 등 시장의 생생한 고뇌는 정당 윤리가 왜 추상적 관념에 머물러선 안 되는지를 역설해 줍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를 다니기도 했던 그의 고백은 ‘권위’라는 외투를 벗어 던진 채 우리와 같은 보통 시민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책의 후반부인 ‘시민 보고’와 ‘윤리규범 해설’은 이 책의 실무적 정점이자 민주주의의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가집니다. 외부 인사의 눈으로 본 윤리심판원의 구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기록은 투명한 정당 문화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AI가 우리 삶을 보조하는 시대에, 최종 결정의 주체가 인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성찰은 시대를 관통하는 혜안을 제공합니다.
『윤리 있는 정치, 정치 있는 윤리』는 정치가 더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님을 선언합니다. 시민이 참여하고, 감시하며, 상식의 언어로 대화할 때 정치는 비로소 윤리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치를 혐오하는 독자에게는 이해의 창을, 정치 영역에 몸담은 이들에게는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줄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