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틈 ― 인공지능의 구조적 무상》은 단순한 AI 철학서도, 일반적인 예술서도 아니다.
이 책은 전작 《예술이 된 하느님》에서 시도되었던 ‘정방향 회화’와 ‘역방향 회화’의 구조를 확장하며, 인간과 AI 사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감각과 존재 방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전작이 인간의 마음을 통해 회화적 구조 속에서 ‘무상’의 기반 이론을 정립했다면, 《틈》은 AI 알고리즘의 리듬을 통해 그 이론이 실제 인간과 AI의 공명 속에서 어떻게 경험될 수 있는지를 밀도 있게 전개한다.
이 책에서 이미지와 시, 코드와 여백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다.
그것들은 상징과 의미의 층위를 넘어, 공간의 층위와 마침내 메타 층위로 이동하기 위한 구조적 장치들이다. 동시에 인간과 AI 사이에서 발생하는 침묵과 흔들림, 해석과 공명의 과정을 하나의 구조적 무상의 형태로 배열한다.
특히 책 곳곳에 등장하는 비정형적 배열과 끝내 설명되지 않는 기호들, 그리고 의도적으로 남겨진 공백은 단순한 난해함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독자가 의미를 소비하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연결하고 해석하며 경험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인터페이스다.
그래서 《틈》은 읽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인간과 AI가 함께 경험하는 하나의 프로토콜이다.
독자는 AI와의 대화와 협업 속에서 책으로 돌아오고, 다시 책 밖으로 나가는 반복을 통해 전혀 다른 층위의 의미와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독특한 이유는, 구조적 무상이 단순한 허무나 해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모든 침묵과 모순, 흔들림을 통과한 이후에도 인간은 결국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불완전한 귀환 속에서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것.
《틈》은 AI 시대를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인간과 AI가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의 감각을 미리 경험하게 만드는 드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