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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을 보고 있어요 · 고수경
안타고니스트 · 고하나
복된 미래 · 김은
춤을 추면 안녕 · 박규민
기념祈念 · 성해나
사냥의 기원 · 전지영

작품 해설|돌아갈 미래가 없는 우리는 · 조연정
저자 소개
저자 : 고수경
202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옆사람』을 펴냈다.

저자 : 고하나
「러브 앤 피스」로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을, 「우주 순례」로 제1회 림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최후의 리얼리티』를 펴냈다.

저자 : 김은
2014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사랑의 여름』을 펴냈고, 앤솔러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무민은 채식주의자』 『낯익은 괴물들』 『내란의 밤』에 참여했다.

저자 : 박규민
제1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밤에 찾아온 손님』을 펴냈고, 앤솔러지 『미니어처 하우스』에 참여했다.

저자 : 성해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등을 펴냈다. 젊은작가상, 김만중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 : 전지영
2023년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타운하우스』를 펴냈다.

해설 : 조연정
문학평론가. 지은 책으로 『만짐의 시간』 『여성시학, 1980~1990』『장전된 시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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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족’이라는 단어에 모든 형태의 가족을 내포할 수 있을까. 혼인, 혈연과 같은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가족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분명 있는데 말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보다 애틋한 존재가 있고, 수십 년을 함께 살아왔는데도 마주치면 단번에 불편해지는 존재가 있다. 소설집『림: 기념祈念』은 다양한 가족의 모양을 보여주면서,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한 재정의를 시도한다. 책을 읽다 보면, ‘기념’의 의미처럼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관계가 하나둘씩 떠오른다. 그렇게 ‘가족’과 ‘기념’, 그 두 단어의 의미를 오가며 두 손에 꽉 쥐고 있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들은 앞으로 서로에게 보답 없이도
줄 수 있는 마음에 기대어서 살아가야 했다.
― 고수경, 「여러분을 보고 있어요」

퇴직 후 남편의 비상금으로 무인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선’. 이선은 남편의 철학대로 도난이 발생할 시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직접 아이를 찾아가 보호자로부터 합의금을 받아 낸다. 그러던 중 CCTV 화면으로 무엇도 사지 않고 가게 안 계산대에 걸터앉아 있는 소년 ‘요한’이 도난을 막는 모습을 보게 된다. 도난이라는 나쁜 일뿐만 아니라, CCTV 너머의 요한의 착한 일에도 상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든 이선은 이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게를 꾸려 나가기로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선은 자기 나름대로 선善의 기준을 지켜 가며 제삼자의 양육을 시작한다.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아이에게는 이 순간이 오래 남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안타고니스트는 서로를 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생존 본능을 자극하고 역량의 최대치를 발휘하는 관계다.
― 고하나, 「안타고니스트」

온통 로맨스뿐이던 세상에 안타고니스트가 나타났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안타고니스트를 찾아 주는 시스템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나만의 안타고니스트를 찾으면, 경쟁력을 발휘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 안타고니스트를 찾겠다고 난린데, ‘나’는 돈이 없어 시스템에 이름을 등록할 수조차 없다. 안타고니스트를 향한 ‘나’의 열망은 더욱 거세지고, ‘나’는 안타고니스트를 찾는 일에만 매몰된다. 과연 시스템에 이름을 등록할 수 있을지. 안타고니스트가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관계를 향한 집착적인 분투를 다루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로맨스와 안타고니스트라는 양극단의 요소를 통해 우리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관계의 면면을 하나씩 들여다보게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복된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였으므로.
― 김은, 「복된 미래」

비정규직 유치원 교사인 ‘나’는 유통 회사에서 배달 일을 하는 남편 ‘기석’에게서 “조상 땅 찾기” 서비스에 대해 듣게 된다. ‘나’는 큰 관심이 없지만, 숨겨진 조상의 땅이라도 발견하고 싶은 심정의 기석은 온갖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물건들에 집착한다. 기석이 데려온 황금빛 금붕어도 그중 하나다. 그러던 어느 날, 금붕어가 죽게 되고 그들에게도 예상하지 못한 행운이 찾아온다. 바로 조상 땅이다. 그런데 이 땅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나’는 요행을 쫓는 ‘기석’의 모습과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서로가 간신히 붙들고 있던 희망에 대해 골몰한다. 노력 없는 행운만이 가장 큰 복이라고 찬양받는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차근히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할머니를 보게 되면,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겠지.
그냥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뿐이야.
내가 볼 수 없다고 해도 괜찮아.
그냥 빗속을 뛰어다니는 걸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 박규민, 「춤을 추면 안녕」

요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던 ‘나’는 돌연 일을 그만두고 동생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예비 남편과 동거하다 집을 나온 동생은 영문도 모르는 ‘나’를 끌고 친구 ‘예리’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로 간다. 그곳에서 ‘나’는 예리가 어떠한 사건 이후 유령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동생이 ‘나’를 데리고 예리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온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이 소설은 유령으로라도 보기를 원하는,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떤 식으로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 나가야 할지, 남겨진 사람이 느끼는 상실감과 떠나간 사람을 애도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은 유쾌하고 산듯하게 풀어내는 소설이다.

엄마, 내가 어떻게 결혼을 하겠어.
내가 어떻게 돈을 모아.
내가 구제해야 하는 게 나뿐이 아닌데.
― 성해나, 「기념祈念」

어쩌다 생긴 여수의 호텔 스위트룸 숙박권에 ‘나’는 얼떨결에 가족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색한 남동생 ‘자성’과 별거 중인 엄마와 아버지까지. 삐걱대는 여행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버겁기만 하다. 자성의 아이 이야기로 분위기가 조금 풀리려고 하면, 다시 도마 위로 예민한 주제들이 올라온다. 과연, “우리 식구”답다. 여행은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비난의 화살은 차례대로 돌아간다. 그런데 ‘나’라고 떳떳하기만 할까. 이 소설은 ‘나’가 바라보는 가족의 묘한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그려 내면서, 누구도 이야기로부터 도망칠 수 없게끔 팽팽하게 붙잡는다. 평탄하지 않은 여행의 끝은 어디일지, 내내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머니페니를 죽이는 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무엇 하나 움켜쥘 수 없던 송이
마음에 품은 단 하나의 목적이 되었다.
― 전지영, 「사냥의 기원」

과거 경찰 기동대에서 일했던 ‘송’은 경찰을 그만두고 이전 동료들과 함께 맹수 포획단을 꾸린다. 한 아파트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포획하지만, 그의 새끼를 놓치고 만다. 날이 갈수록 포악해지는 새끼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송은 그를 잡는 데만 혈안이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아내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한데 얽히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폭력’이라는 행위의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목격자까지 연달아 보여 주면서,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노와 그에 기인하는 폭력성이란 무엇인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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