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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05
프롤로그 결정당한 삶에서 나다운 삶으로 011

1장 자유: 세상의 경계를 넘어 자기다운 삶으로
1편 학습에서 벗어나기 035
2편 이름에서 벗어나기 042
3편 개념에서 벗어나기 054
4편 그래야 하는 바에서 벗어나기 065
5편 정신의 지도 : 『황제내경』이 그리는 마음의 지도 073
6편 마음은 몸에 깃든다 : 한의학의 심신心身 진단법 078

2장 욕망: 감정을 넘어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1편 가치 매기기의 부적절함에 대하여 103
2편 소유하는 삶, 경험하는 삶 112
3편 성과에 머무르지 않는 삶 123
4편 평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132

3장 안목: 본질을 꿰뚫는 힘
1편 운명을 바꾸는 안목의 힘 163
2편 강조는 결핍의 그림자이다 174
3편 다투지 않고 이기는 법: 순환의 지혜 182
4편 인생은 반복된다: YOLO의 진짜 의미 192
5편 위대한 과업의 시작: 작은 발걸음의 힘 202
6편 미리 함에 대하여 214

4장 섭생: 삶을 가꾸는 지혜
1편 부드러움, 몸과 마음의 생명성 235
2편 자연의 길을 따르는 지혜 248
3편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몸 : 하나로 흐르는 우주 263

5장 연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근원
1편 담아주는 사람: 대인의 길 283
2편 경계 없는 세상: 황홀경 속에서 만나는 우리 293
3편 아주 공적이지만 지극히 사사로운 302
4편 차이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세상 315

에필로그 신언서판 327
저자 소개
저자 : 박성욱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자 통합뇌질환학회 회장.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후,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병원 뇌신경센터에서 뇌질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동시에 사람들이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인류지성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30년 가까이 진료실과 강단에서 환자와 학생을 만나고 있으며, 타인이나 세상에 의한 깊은 무기력이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가에 대해 공부하는 연구자로 살고 있다. 일상 속 억눌린 감정과 잃어버린 자유가 육체적 고통의 이면에서 깊이 작용하며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고, 단순한 증상 치료를 넘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주는 근원적인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사이자 철학자이다. 나아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다양한 담론과 성찰과 경험들을 고전의 가르침을 활용해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이 자기의 삶에 필요한 열쇠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황제내경』, 『도덕경』, 『역경』 등의 동양 고전과 스피노자, 에리히프롬 등의 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기다움’을 탐구하고 있다.
저자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치유이자 행복’이라고 역설하는 것은, 자식들이 자신만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자,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의 주권자로 살기를 바라는 선배로서의 간절함이라고 말한다. 고전의 지혜라는 든든한 등불을 들고, 독자들이 잃어버린 자기다움을 찾아 나가는 여정에 기꺼이 동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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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30년의 진료실과 고전이 만나는 자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자 통합뇌질환학회 회장인 박성욱. 그는 30년 가까이 진료실과 강의실에서 수천 명의 환자와 학생을 만나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그가 일관되게 붙들어 온 질문이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에서의 성공과 삶에서의 행복은 왜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가. 왜 우리 현대인은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가. 그 질문에 대해 30년에 걸쳐 숙고한 대답, 『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가 출간되었다.
저자의 이력은 이 책의 무게를 가늠하는 데 중요하다. 한의학의 임상 경험, 동서양 고전에 대한 폭넓은 독해, 그리고 인류지성연구소 소장이자 강단의 선생님으로서 삶의 방향을 잃은 현대인들과 나눠온 깊은 대화. 이 세 가지가 이 책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합쳐진다. 이것은 어느 하나만으로는 쓸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역량은 저자의 방대한 지적 자원을 독자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로 번역해낸다는 점에 있다. 『황제내경』의 정기신(精氣神) 이론과 칠정론(七情論)이 현대인의 감정과 신체 증상으로 생생하게 해석되고, 『도덕경』의 무위 사상은 경쟁과 분열로 가득한 현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여기에 스피노자의 자유론, 에리히 프롬의 존재와 소유 개념, 브레네 브라운의 연결 이론, 아프리카 우분투 철학까지 고전의 통찰에 자연스럽게 합류한다. 저자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이 거대한 지적 유산들이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을 조용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보여준다.
한의학의 심신(心身) 이론을 현대 언어로 풀어낸 대목들은 저자만이 줄 수 있는 독보적인 가치라고 평할 만하다. 분노가 기를 머리로 치솟게 하고, 깊은 슬픔이 폐의 기운을 소모하며, 끊임없는 생각이 기를 뭉치게 한다는 『황제내경』의 통찰은 단순한 고전의 인용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수천 명의 환자를 통해 직접 확인한 임상 경험과 맞닿아 있기에, 독자는 이 오래된 지혜를 자기 몸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다. 만성적인 소화불량이 멈추지 않는 생각(思)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것, 한숨과 무기력이 가슴속 슬픔(悲)이 생명 에너지를 소진한다는 것, 이런 대목에서 고전의 맥락들은 어렵고 난해한 옛이야기에서 벗어나 독자 자신의 ‘몸’의 이야기로 사뭇 다르게 읽힌다. 철학자의 관점에서 쓰면 단지 관념의 이야기가 되고, 의사의 관점에서 쓰면 처방이 되지만, 그 드문 교차점을 찍는 데 이 책은 성공한 것이다.

철학에서 몸으로, 고전에서 삶으로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대목으로는 3장, ‘안목’을 꼽을 수 있겠다. 저자는 여기서 『도덕경』의 한 구절을 들어 우리 시대를 해부한다. “육친이 화목하지 못하기에 효도와 자애로움이 있게 되고, 국가가 혼란하기에 충신이 있게 된다.” 어떤 가치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는 것은, 그 가치가 이미 현실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이야기다. ‘공정’이 구호가 된 사회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이고, ‘사랑’이 설교가 된 공동체는 사랑이 메마른 공동체인 셈이다. 저자는 이것을 사회 비판으로 공허하게 소비하는 대신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원칙으로 정립하려고 한다. 세상이 강조하는 결핍의 구조를 꿰뚫어 보는 것, 그것이 안목이라는 이야기다.
왕양명의 지행합일(知行合一), 『도덕경』의 “크게 정교한 것은 서툰 것처럼 보이고, 크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눌한 것처럼 보인다”는 통찰 역시 현대인들이 안목을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 화려함과 강조 뒤에 숨은 결핍을 가려내고, 평범하고 담백한 것 속에서 진실을 알아보는 힘이 바로 안목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구절이다.
단순히 고전을 ‘배우는’ 것에 그치면 절반만 읽는 셈이다. 반면 이처럼 세상을 읽는 새로운 눈을 얻는 공부만이 비로소 고전을 100% 활용하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깊이는 철학적 논의가 반드시 몸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4장 ‘섭생’은 그 정점에 해당한다. 저자는 부드러움·자연의 순리·우주와 연결된 몸이라는 개념을 통해, 몸을 돌본다는 것이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자기다운 삶을 유지하는 근본 조건임을 보여준다. 『황제내경』이 “성인은 도를 몸소 행하지만, 어리석은 자는 그저 장신구처럼 차고 다닐 뿐이다”라고 말했듯, 저자는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 사이의 간극을 반복해서 건드리며,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요청하는 유일한 실천임을 분명히 한다.
그 실천의 방법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명상, 필사, 차 마시기, 산책. 그러나 이 소박한 제안들이 깊은 설득력을 갖는 것은, 유행하는 웰니스 콘텐츠의 어법이 아니라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수천 년의 자기 수양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을 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이 적립해 온, 지혜의 언어라고 할 만하다.

지식인의 책임과 부모의 마음을 함께 담아

로세토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탈리아 이민자들로 구성된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이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과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중년 남성 심장 질환 사망률이 0%에 가까웠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강한 공동체 문화 덕분이었다. 저자는 이것을 소개하며, 가장 강력한 섭생에 대해 운을 띄운다. ‘섭생’이라고 하면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것은 단지 일부일 뿐이다. 로세토는 바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섭생의 비결임을 이야기하다. 책은 고전과 이론을 차례차례 소개하면서, 순리에 따라 더불어 사는 삶이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이루는 가장 현명한 방식임을 증명한다.
청년들의 자발적 고립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아닐까.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에 우리가 서 있을지 모른다는 절박함은 이 책의 마지막을 이루는 중심 기조 중 하나다. 관찰자의 언어 대신 참여자의 언어를 택한 귀결이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책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한의사라는 치료자의 습관이면서도, 어느새 훌쩍 커서 세상을 살기 시작한 자식들이 인생의 길을 찾는 자기 고유의 나침반을 지니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썼다”고 밝힌다. 저자가 리영희 선생의 문장,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를 책머리에 인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래 생각해온 것을 가장 정직하게 꺼내놓으려는 책이다.
혹시 세상에서의 성공과 삶의 행복 사이에서 길을 잃었는가. 치열하게 달려왔는데 왜 공허한지 모르겠는가. 자식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할지 고민되는가. 그리고 오랜 고전의 지혜가 지금 자신의 삶에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고전은 어려워 엄두를 못 내고 있는가. 그런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30년의 공부와 진료와 삶을 한 권으로 농축해 담은 드문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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