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그것은 나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
나는 매일 조금씩 선명해진다”
- 일부러 자기 자신을 좋아하려 애쓰는 당신에게 권하는 것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내가 좀 예민한 타입이긴 해” “난 왜 이렇게 귀찮아하는 성격인 걸까” 오늘도 SNS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심리유형검사를 해보며 ‘맞아’ ‘이거 딱 내 얘기네’ 하는 사람들. 우리는 대개 자신에 대해 한 방향으로 일관된 정보를 갖고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뭔가 자신을 잘 파악해 앞으로의 일들을 통제하기 쉬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나를 단정 짓다 보면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 예민한 부분이 있을 뿐인데 말이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는 그동안 쓸데없이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 부분이었음을 깨닫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을 이야기하는 심리에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저 나 자신을 향한 따뜻한 호기심
그동안 나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도구들을 친절하게 안내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변지영 심리학자가 이번엔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말,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는 말의 허상을 짚어보며, 진짜 내 안의 심리적 기둥을 튼튼히 하려면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대체로 자기 안의 어떤 면은 좋아하고 어떤 면은 싫어한다. 남들 앞에 내놓기 좋아하는 부분을 내세우려고 하고, 부끄러운 부분은 숨기려 하거나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판단과 차별 때문에 자기 자신과 깊게 연결되기 어렵다. 부모나 친구, 연인은 나를 있는 그대로 조건 없이 사랑하기를 원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지극히 조건을 달며 사랑한다.”
저자는 “병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병”이라고 말한 정신분석가 윌프레드 비온의 말을 조금 바꿔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병”이라고. 자기 자신을 일부러 사랑하고 좋아하려 노력할 필요 없다.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말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저 자신에 대한 ‘진실한 호기심’이다.
“스스로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려면 따뜻하게 호기심을 갖고 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구에 잠시 세 들어 살아가고 있는 생명의 하나로 바라보는 연민의 마음이면 충분하다. 누구나 다 그렇게 애쓰면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왜곡된 자기도취나 자기비하가 아닌, 진실한 자비심이 생겨난다.”
심리적 유연성을 갖기 위해 읽는 하루의 페이지들
이처럼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가장 권하는 것은 ‘심리적 유연성’이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성격, 감정, 패턴 등이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것만으로도 ‘완벽하지 않은 날들을 살아가며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 힘은 한번에 생기지 않는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일상처럼 몸에 배어 있어야 변화가 생긴다. 그래서 이 책은 1부부터 7부까지 생각할 거리들을 짧은 아포리즘으로 담았다.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도 좋고 페이지를 넘기다 마음을 붙드는 곳에 멈춰 잠시 읽어도 좋다.
1부 ‘내가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다’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길 권하고, 2부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법’에서는 나답게도 살고 싶고 남들만큼도 살고 싶은 나를 자책하지 않고 잘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3부 ‘그 사람에게서 나를 본다’는 관계에 대한 태도는 즉 나에 대한 태도임을 깨닫고 우리가 진실로 함께하려면 어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4부 ‘욕망은 밖에서 오는 것’에서는 욕망이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오는 여러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5부 ‘마음은 원래 비어 있다’에서는 마음을 잘 흐르게 하고 생각을 잘 사용하려면 어떤 깨달음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6부 ‘더 이상 의지 때문에 애쓰지 말 것’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그동안 겪어온 자기조절 피로에서 벗어나 맥락을 보며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7부에서는 매일 조금씩 불분명했던 내가 선명해지려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는 게 좋을지 이야기한다.
나는 곧 내가 매일매일 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실은 거꾸로다. 매일 하는 것이 당신을 안정되게 만든다. 부서져버리거나 흩어져버리기 쉬운 마음을 붙들어 매는 말뚝 같은 것은, 다름 아닌 지금 여기 일상에서 당신이 하는 일이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매일 하는 행위가 말이 되고 생각이 되고 감정이 된다고 말한다. 그것들이 결국 습관이 되고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나를 만드는 것은 그저 작은 하루들뿐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버겁게 느껴졌던 삶이 한결 가벼워진다. “무언가를 매일같이 하는 사람의 눈에는 왔다 가는 것들과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것이 선명해진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 많지만, 공상만으로 간절해질 수는 없다. 무엇을 계속 하다 보면 그 안에서 간절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를 망설임 없이 완전하게 불태워 연소시켰던가. 하루의 끝, 나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
책 속에서
나는 어떠어떠한 사람이고 그래서 주변의 어떠어떠한 사람과 맞고 어떠어떠한 사람과는 맞지 않는다. 내 성격은 이렇고 취향은 이렇다. 나에 대해 몇 개의 단어나 구절로 설명하면서 우리는 일관되지 않은 정보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잊거나 제거한다. 자기소개서에 “침착하면서도 경솔하고, 게으르면서도 성실하고, 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이라고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대개,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를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통일해서 갖기를 선호한다. 그래야 뭔가 자신을 파악한 것 같고, 미래의 행동에 대해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쉬울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일관성 있게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되지 않은’ 부분들과 ‘긍정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신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오히려 이 점을 받아들이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속 흔들림이 줄어든다.
--- ‘나는 어떠어떠한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것’ 중에서
세상에 예민한 사람과 둔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예민한 부분이 다를 뿐이다. 혹은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아무리 이상해 보여도, 모든 반응에는 이유가 있다. 당신의 말과 행동, 의사결정의 근본적인 의도나 동기를 정확히 간파해내려면 부분들을 이해해야 한다. 내 안의 예민한 부분에 대해, 그리고 그 예민한 부분을 가리거나 지키기 위해 어떤 부분이 목소리를 크게 내는지, 혹은 회피하거나 쉬쉬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자신 안의 부분들을 이해하고 부분들의 관계와 맥락을 보게 되면 비로소 깨닫게 된다. 왜 내가 그때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 ‘예민한 사람과 둔한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중에서
우리의 욕망은 모두 누군가에게서 왔다. 당신의 욕망은 당신의 내면에서 나온 게 아니라 밖에서 왔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며 베낀 것이다. 학습되는 것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따라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막연히 원하면서도 왜 그걸 원하는지 정확히 답하지 못한다.
--- ‘욕망의 출처는 외부에 있다’ 중에서
‘내가 이걸 하고 싶은 걸까?’ ‘지금 해야 할까?’ ‘할 만한 기분인가?’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기 전에 마음이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만한 기분’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려다가 ‘할 만한 기분’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만두거나 안 하는 일이 반복되고, 해야 할 것들은 점점 쌓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결국 자기 감정이나 기분에 더 많은 무게중심이 실려 감정이나 기분이 좋지 않거나 의욕이 나지 않으면 걱정부터 하게 된다. ‘기분이 왜 이렇게 안 좋지?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데 이거 어떡하지?’
(…) ‘좋든 싫든 하기로 한 것은 반드시 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에 덜 휘둘리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기로 한 것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나면서 단단해진다.
--- ‘할 만한 기분이 아닐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