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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그날에도 우리는 사랑했다 16

part 1 평온의 균열 23
1. 2014년 10월 23일, 출생의 기쁨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날의 기록
2. 2015년 2월, 분유를 거부한 날 ― '특이사항 없음'이라는 말의 무게
3. 2015년 4월, 이상의 발견 ― 봄 한가운데를 지나
4. 2015년 4월 말, 기다림의 한 달 ― "한 달만 기다려 보자"

part 2 진단이라는 문장 71
1. 2015년 5월 26일, 삼성서울병원 ―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단어를 듣다
2. 2015년 6월의 밤, 마주한 현실 ― 예후를 듣고 돌아온 집
3. 싱가포르행, 행동의 시작 ― 도망이 아닌 버팀

part 3 가능성을 찾다 107
1. 박 선생님과의 연결 ― 영어가 생존의 다리가 되다
2. UCLA로 보낸 첫 이메일 ― 침묵이 거절보다 무거웠던 시간
3. 답장의 조건 ― LA 거주, 미국 보험, 현실의 벽
4. 임상시험 정보 탐색 ― NCT02193074, NCT02462759
5. Expanded Access라는 마지막 문 ― 규정과 간절함이 만나는 지점

part 4 미국행을 결정하다 161
1. Dr. Shieh와 진료 예약 ― "예약"이 "가능성"으로 변하는 순간
2. Dr. Shieh와의 대면 ― 임상시험 확약의 떨리는 순간
3. B1/B2 비자 인터뷰 ― 한국어로 진행된 운명의 문답
4. 승인 도장 ― 종이 한 장이 가족의 지도를 바꾸다

part 5 태평양을 건너다 199
1. 활주로 앞에서 ― 비행기 타기 직전, 아버지의 상념
2. LA 공항 입국심사 ― 12개월 체류도장
3. LA의 밤 ― 낯선 공기, 잠들지 못한 부모

part 6 UCLA 진료실의 빛 225
1. 스크리닝 ― 2시간 검사, 작은 몸의 버팀
2. SMN2 copy 3 확인 ― 달라진 숫자의 의미
3. 2015년 10월 14일, 첫 투약 ― 입원과 퇴원 사이
4. 2015년 10월 23일, 첫 생일 ― 생일과 생존이 겹치는 날
5. 2차·3차·4차 투약 ― 반복 속에서 자라는 희망

part 7 돌아온 시간 275
1. 2015년 12월 20일, 다음을 준비하는 귀국 ― 끝이 아닌 다음 단계
2. 2016년 1월, 서울의 겨울 ― 병원 밖에서 이어지는 임상
3. 재활의 시간 ― 근육은 기억한다
4. 일본 재활 로봇으로 선 날 ―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문장과 마주하다
5. 우리는 더 이상 처음의 가족이 아니다 ― 두려움에서 관리로

우리는 채은이의 가족입니다 322
Epilogue 무너짐 끝에서 드리는 고백 346
'선천성'의 개념에 대한 리딩 판례를 만들다 356
저자 소개
저자 : 김윤환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일타 논술 강사로 살아가던 어느 날, 딸아이의 희귀질환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습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미국 임상시험의 문을 두드리고, 거대 보험사를 상대로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긴 소송의 시간을 견뎌내며 ‘채은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이라도 덜 차가웠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머리로 쓰는 논리적인 글 대신 가슴을 쥐어짜며 지나온 가족의 시간을 기록해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 책은 병과 싸운 기록이기 이전에,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쓴 가족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거창한 희망보다 오늘도 유리 위를 걷듯 위태로운 삶 속에서 끝내 서로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한 가족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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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이겨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변해 가는 이야기다
희귀질환 자녀를 둔 가족의 책은 대부분 '어떻게 이겨냈는가'를 말한다. 이 책은 다르다. 저자는 이겨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 긴 시간 동안 자신이 어떻게 무너졌고, 무너진 자리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진단을 받은 날 밤, 자신의 의지와 능력은 아무 힘이 되지 못했다. 임상시험을 준비하는 내내 두려웠고, 태평양을 건너면서도 흔들렸다. 그 흔들림을 이 책은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거기서 시작한다. 흔들리는 아버지, 밤마다 의학 논문을 붙들고 씨름하는 어머니,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동생의 팔을 들어 스트레칭을 돕게 된 언니와 오빠. 이 책이 단순한 투병기를 넘어서는 것은, 고난이 이 가족을 어떤 사람들로 만들어 갔는지를 담담하고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왜 우리인가'에서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진단을 받은 직후의 가족은 질문으로 가득 찬 가족이었다. '왜 우리인가?', '어디까지 나빠질까?', '얼마나 남았는가?' 그 질문들이 하루하루를 채웠고, 답을 주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마음을 갉아먹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선명해지는 불안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견뎌내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가족의 언어에서 '혹시'라는 단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목소리가 그 자리를 채웠다. 아침마다 재활 일정을 확인하고, 주사 날짜를 체크하고, 전날 밤의 수치 기록을 읽으며 아이의 상태를 점검하는 리듬.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은, 그러나 그 평범한 반복이 이 가족을 살리고 있었다. 두려움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다루는 방식이 바뀐 것이었다. 이 책은 그 변화의 과정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 가장 작은 것들이 기적이 되는 순간
태평양 상공에서 붙든 세 가지 기도는 거창하지 않았다. '아빠'라는 한마디, 식탁에서 함께 먹는 밥 한 술, 기계의 도움 없이 쉬는 스스로의 숨.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 소박한 기도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이 '기적'이라 부르던 것의 정의가 슬며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채은이가 숟가락을 쥐고 천천히 음식을 입에 넣는 장면은 누군가에게는 무심한 일상이지만, 저자에게는 태평양 상공에서 했던 간절한 기도의 한 부분이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는 순간이다. 그 장면 하나가 독자의 가슴에 오래 남는 것은, 그것이 기적을 '완치'가 아닌 '함께 있음'으로 다시 정의하기 때문이다.

★★ 가족이 함께 만들어 간 리듬
언니 래은이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채은이의 팔을 조심스럽게 들어 스트레칭을 돕기 시작했다. 오빠 도현이는 주사를 맞으러 가는 채은이에게 '괜찮아?'라고 걱정스럽게 묻는 대신, '이번엔 몇 시에 끝나? 끝나고 뭐 먹을까?'라고 자연스럽게 묻는다. 그 질문 속에는 걱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걱정을 다루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아빠의 글을 포함해 엄마, 외할머니, 언니, 오빠 그리고 채은이가 직접 쓴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에는 수많은 시련속에서도 어디선가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들에 대한 감사, 아픈 아이를 키우는 자식을 바라보는 안타까움, 한참 아빠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아픈 동생을 위해 그 사랑을 나누어야 했던 언니, 오빠의 사랑, 그리고 조금씩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채은이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다섯 살 때 휠체어를 '띡의자'라고 불렀던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식당에서 처음으로 차별을 경험하고, 지금 6학년이 되어 이렇게 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장애가 있는 사람도 똑같이 웃고, 상처받고,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 문장은, 이 책 전체가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세 번 모두 이겼다
보험사는 채은이의 병을 '선천성 질환'이라 규정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예정된 불행'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족의 고통을 행정 언어로 정리한 것이었다. 채은이의 아빠, 엄마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엄마는 밤마다 진료기록을 펼치고 의학 논문을 읽으며 기록감정 신청서를 다듬었다. 마침내 나온 기록감정 결과는 명확했다. '김채은은 출생 후 7개월에 척수성 근위축으로 진단받았으므로 선천적 질환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게 시작된 소송은 1심, 2심, 3심까지 모두 승소로 끝났다. 그 판결이 만들어 낸 '선천성'의 개념에 대한 리딩 판례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우뿐 아니라 유사한 유전자 질환으로 보험사와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가족에게 하나의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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