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죄를 지을 때의 초조함, 죽음을 마주했을 때의 공포……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믿음의 맨얼굴
산타클로스는 당신이 나쁜 짓을 하면 알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타클로스는 당신이 매일 아침 물을 마시는지도 알고 있을까? 그건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게도 종교적 직관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인간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상상할 때 그가 특히 도덕에 민감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전지(全知)한 존재가 무언가를 더 잘 안다고 말하는 건 모순이다. 다른 분야는 그만큼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모순에 답하며, 신의 지식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뇌의 반응 속도를 측정한 실험을 소개한다.
참가자들은 ‘신은 그 사람이 차를 훔쳤다는 것을 아는가?’와 같은 도덕적 질문을 빠른 속도로 긍정했다. 그러나 ‘신은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아는가?’처럼 도덕과 무관한 질문에 대답하는 데에는 더 긴 시간이 걸렸다. 특이한 점은 신이 인간에게 무관심하다고 믿는 시베리아에서 실험을 반복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지리적 공간과 종교의 형태를 불문하고, 인간이 신을 도덕적 감시자로 여기는 본능이 있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믿음이라는 신비를 푸는 열쇠
성역화된 신앙의 세계를 실험으로 열어젖히다
『종교를 실험하다』는 인간의 종교적 본능을 실험과 데이터로 밝힌다. 주술, 미신, 초자연적 존재를 찾는 습관부터 수천 년간 정교하게 세워진 신학적 체계까지, 인간의 인지 구조는 끊임없이 믿음의 대상을 발명해 왔다. 보이지 않는 신앙은 인지심리학의 세계에서 수치화된 모습으로 분명히 드러난다.
우리 안에는 ‘기도하면 다 잘될 거야’,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 ‘그 사람의 영혼이 날 지켜 줄 거야’, ‘신이라면 모든 걸 알겠지’와 같은 믿음의 낟알이 자리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인류의 마음속에 자리해 왔던 이 심리가 종교적 교리와도 다르고 과학적 지식과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조너선 종과 그의 동료들은 신중하게 가설을 세우고, 척도를 세워 측정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그 모습을 발견해 나간다. 과연 실험실의 렌즈로 들여다본 ‘믿음의 원형’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의 발견은 믿음을 고민해 본 적 있는 신자에게도, 종교를 기능적으로 이해해 온 무신론자에게도 새로운 열쇠가 되어 준다.
거대한 세계를 누비는 여정
그 끝에서 인간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다
이 책의 실험실은 상아탑에 갇혀 있지 않다. 영국과 미국 같은 서구 사회는 물론이고 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시베리아에 있는 투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종횡무진한다. 연구자들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신을 믿는가? 영혼은 존재하는가? 이 세상은 목적 속에 만들어졌는가? 현장 연구자가 고백하는 발견과 실패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마치 세상을 누비는 견문록처럼 읽힌다.
인간의 믿음은 특정 조건과 환경 속에서는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또 어떤 조건과 자극을 만나면 의식의 수면 위로 다시 세차게 일어선다. 『종교를 실험하다』는 이런 모순적이고도 아름다운 유연함을 파고든다. 이 인지 실험의 무대에는 특이하게도 아이들이 자주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인간 본연의 직관'에 가장 가깝게 반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신학적으로 올바른 답, 과학적으로 정확한 답이 아니라 가장 본성적인 답을 얻기 위해 일부러 죽음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등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인간의 믿음을 탐구해 나간다.
복잡한 실험의 끝에서 피부색과 땅, 언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공유하는 심리가 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믿음’이라는 현상 너머로 확장된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상상하며, 믿는가? 그리하여 인간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이 여정은 인간 존재에 대한 가장 깊숙한 철학적 질문으로 당신을 데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