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1842년, 당시 미국 사회를 통렬히 비판한 여행서!!
≪아메리칸 노트(American Notes)≫는 찰스 디킨스가 1842년 1월부터 6월까지 북미 지역을 방문한 내용을 상세히 담은 여행기다. 디킨스는 이 지역을 여행하는 내내 북미 사회의 진일보 상황을 두고 보고서라도 작성하는 것처럼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4년 뒤 그보다는 한층 관광객의 입장에서 기술한 이탈리아 여행기의 문체와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디킨스는 미국 여행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마틴 처즐위트(Martin Chuzzlwit)≫라는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보스턴에 도착한 디킨스는 로웰, 뉴욕, 필라델피아를 방문하였으며, 남쪽으로는 리치몬드, 서쪽으로는 세인트루이스, 북쪽으로는 퀘벡까지 둘러보았다.
헨렌 캘러 이전 로라 브리지먼을 만나다
디킨스는 대서양 연안과 미국과 캐나다 양측의 5대호 주변 지역을 주로 증기선을 타고 여행했지만, 가끔은 열차나 마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광범위한 지역을 돌아보는 동안에도 교도소와 정신 병원은 빠지지 않고 특별히 찾아보았고 드넓은 초원을 둘러보기도 했다.
디킨스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미국 도시는 보스턴이었다. 맹인을 위한 퍼킨스 시설 및 매사추세츠 보호소와도 가까웠던 보스턴에서 디킨스는 로라 브리지먼을 만난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로라 브리지먼이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아낸 호위 박사의 보고서는 감동적이다. 헨렌 켈러의 부모는 이 책 ≪아메리칸 노트≫에 실린 로라 브리지먼의 이야기를 읽고 헨렌 켈러를 이 시설로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저자권 사수를 위한 미국 여행
디킨스는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용서할 수 없어서 ≪아메리칸 노트≫의 마지막 몇 장(章)을 노예제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할애했다. 저작권 문제들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때쯤 디킨스는 세계적인 명사가 되었지만, 국제 저작권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을 불법 복제한 해적판들이 북미에서 멋대로 유통되고 있었고, 따라서 그만큼 돈을 잃는다는 사실을 못견뎌했다. 미국에서 열린 상당수 강연에서 국제 저작권법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 주제를 끈질기게 거론한 결과 일부에서는 디킨스가 그런 문제를 환기시킬 요량으로 미국 여행을 꾀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당시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
책의 결론에서 디킨스는 자신이 미국 사회의 주요 결함이라고 여긴 문제점을 신중히 분석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우선 가장 심각한 문제로 노예제도를 든다. 노예제도가 합법이던 주에서는 백인과 흑인 모두의 부패 외에도, 노예를 사용하지 않던 자유 주들도 노예제도의 공범이다. 특히 디킨스는 남녀를 불문하고 노예 모두에게 가해졌던 물리적 폭력에 혐오감을 느낀다. 그 다음은 폭력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상에는 여타 다른 미국인들에게 총을 쏘거나 그들을 칼로 찌르는 자유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세 번째 문제로 디킨스는 그가 보편적 불신이라고 칭한, 즉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이용하게 만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꼽는다. 일부 예외의 경우가 있긴 하지만, 추문을 좇는 데만 급급한 언론이 개인생활을 침범하고 공공생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며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다. 여기에 약삭빠르게 셈을 챙기려는 충동과 성공한 사업가들을 우상화하는 과도한 상업주의가 더해진다. 디킨스는 이런 자본주의가 판치는 정글에서 대다수가 너무 지나치게 진지하고 금욕적이며, 유머와 폭넓은 시각이 부족한 생활을 한다고 느낀다. 마지막으로 디킨스는 개인의 청결과 공중위생의 수준이 지극히 원시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곳이 허다하다고 보고, 특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침을 뱉는 모습에 혐오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