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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 내일의 책 (양장)
보림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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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그림 : 전미화
『대단한 참외씨』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 『씩씩해요』 『빗방울이 후두둑』 『물싸움』 『다음 달에는』 『어딘가 숲』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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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가의 말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까마득한 시간을 지나 지금까지 왔으며, 인간은 자연의 극히 일부다. 자연과 공존하지 않는다면, 인간 역시 어둠에 갇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지도 모르며 그 또한 이미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옆을 보았을 때 인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라지고, 사라지고, 인간은 혼자 남는다.”
암흑이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

바다에는 물고기가, 하늘에는 새가, 숲에는 동물과 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물고기들은 끝없이 반짝이는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새들은 힘찬 날갯짓으로 더없이 청명한 하늘을 누빈다. 짙고 푸른 숲에서는 동물과 식물들이 저마다의 생명을 이루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작고 연약한 인간이 등장한다. 그 순간 암흑이 몰려오고, 세상은 혼란에 휩싸인다. 검은 모래가 세상을 뒤덮자 서로의 자리는 뒤섞이고, 생명의 불씨는 하나둘 꺼져 간다. 인간은 결국 사무치는 외로움 속에 홀로 남는다. 모든 것이 사라진 뒤, 과연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는 인간에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란 무엇인지 묻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필두로 한 기술 만능주의와 끝없는 경쟁, 무분별한 개발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만들고 또 소비한다.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과 점점 더 촘촘하게 연결되지만, 정작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은 조금씩 희미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잊혀 가는 ‘공존’에 대한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가져온다.
작가는 자칫하면 관념적이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는 거대한 주제를 간결하고 시적인 언어로 단단히 붙든다. 불필요한 것은 모두 생략하고 남은 짧은 문장들은 직관적이지만 독자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지 않는다. 대신 여백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넓게 펼쳐진 광활한 세계의 공간감까지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침내 하늘과 땅이 닫히는 듯한 순간은 마치 세계의 종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면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의 흰 빛은 아직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서로를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면 세상이 다시 열릴 수도 있다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희망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거대한 선택의 기로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갈림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조용히 되묻는다.

묵직한 메시지를 단단히 받쳐 주는
밀도 높은 그림과 실험적인 디자인.

이 책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밀도와 여백의 완급 조절이다. 채워야 할 곳은 채우고, 비워야 할 곳은 과감히 비워 장면과 장면 사이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강렬한 색채는 일순간 독자를 이야기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하고, 간결하지만 힘 있는 먹선은 장면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표지에서 제목을 과감히 덜어낸 선택 역시, 전미화 작가의 그림이 지닌 힘과 존재감을 깊이 믿었기에 가능했다. 책을 집어 드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한 장 한 장이 독립된 작품처럼 보여 독자의 시선이 오래 머물기를 바랐다.
또한 글의 호흡과 리듬을 살리기 위해 어절과 어절 사이에 여백을 두었고, 문장이 단순히 읽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장면 안에서 함께 숨 쉬도록 구성했다. 글과 그림, 그리고 여백까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각각의 화면이 완전한 한 점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를 바랐다. 독자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편의 전시를 천천히 감상하듯 책 속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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