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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인의 선물 009
아이다호의 별빛 061
교살자 밥 113
무덤 위의 승리 141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 207
저자 소개
저자 : 데니스 존슨 (Denis Johnson)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도쿄, 마닐라,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멘토인 레이먼드 카버를 만났다. 스무 살이던 1969년 첫 시집 『물개 사이에 선 남자The Man Among the Seals』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1983년 첫 소설 『천사Angel』를 발표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존슨은 1992년 소설집 『예수의 아들Jesus’ Son』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이 소설은 2006년 [뉴욕 타임스]가 ‘지난 25년간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선정했고,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986년 유망한 작가에게 주어지는 와이팅상을 수상했고, 구겐하임 기금의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2007년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연기의 나무Tree of Smoke』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기차의 꿈』은 존슨이 2002년 [파리 리뷰]에 처음 발표한 소설로, 같은 해 아가 칸 상을, 이듬해 오헨리상을 받았다. 2011년 정식으로 출간되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2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그해 퓰리처상은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2019년 리터러리 허브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에 이름을 올렸다.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던 데니스 존슨은 2017년 5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에이모 토울스의 『우아한 연인』, 조지 오웰의 『1984』 『동물농장』 『카탈로니아 찬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사랑하는 습관』 『고양이에 대하여』, 루크 라인하트의 『침략자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프랭크 허버트의 『듄』, 콜슨 화이트헤드의 『니클의 소년들』, 존 르 카레의 『완벽한 스파이』,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주제 사라마구의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도플갱어』, 패트릭 맥케이브의 『푸줏간 소년』, 에단 호크의 『완전한 구원』 등 다수의 문학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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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처럼 쓴 사람은 없었다. 아니, 근접한 사람조차 없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이 기적 같은 마지막 유산뿐이다.”
-NPR

*뉴욕타임스 비평가 선정 ‘최고의 책’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선정 ‘올해의 책’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작
*뉴욕타임스, 뉴스데이, NPR 등 미국 유수 매체 선정 ‘올해의 책’

『기차의 꿈』의 데니스 존슨이 죽기 전 완성한 기념비적 유작
『예수의 아들』 출간 후 25년 만에 펴낸 그의 마지막 소설집

어떤 작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음으로써 자기 죽음을 문학으로 완성한다. 글을 쓰는 30년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불린 데니스 존슨이 바로 그렇다. 그는 전미도서상을 비롯해 미국 내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헤밍웨이 이후 가장 시적인 문장을 쓰는 작가’로 작가·평단·독자 모두에게 추앙받았으며, 첫 소설집 『예수의 아들』은 지금도 미국 전역의 글쓰기 워크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텍스트로 회자된다. 2017년 간암 투병 중이었던 그는 병상에서도 소설을 썼고 죽기 직전 비로소 완성했다. 여기 이 책이 그 기적 같은 유산이다.

이 책 『바다 여인의 선물』은 1992년 전 세계 문단에 큰 충격을 안겼던 『예수의 아들』이 출간한 후 무려 25년 만에 발표된 그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집이다. 방황과 중독으로 점철된 젊은 날의 열병 같은 고통을 그렸던 작가는 그 끝에 이르러 인생의 황혼에서 마주한 기묘한 풍경들을 소설로 옮겼다. 『기차의 꿈』에서 한 인간이 팔십 년간 쌓은 고독을 140쪽 짧은 소설에 응축해 보였던 데니스 존슨. 그가 또다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방식으로 소설의 경지를 보였다는 극찬을 받으며 자신의 문학적 생애에 장엄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죽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무렵에는 어떨지 모른다. _203쪽(‘무덤 위의 승리’ 중에서)

삶의 의미를 잃고도 눈을 뜨고 살아가야 하는
생의 형벌 혹은 은총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

다섯 편의 이야기는 일상이란 삶과 죽음이 뒤섞인 기묘한 시공간임을 보여준다. 주인공들은 모두 인생의 내리막길에 서 있다. 통화하고 있는 상대가 첫째 아내인지 둘째 아내인지도 모른 채 무감하게 사과하는 중년의 남자, 재활 시설에서 부모와 형제 그리고 교황과 사탄에게까지 차례로 편지를 쓰는 알코올중독 환자, 크리스마스이브에 환각제를 먹고서 살인자에게 저주받는 소년, 친구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자기 죽음을 예감하는 노작가, 엘비스 살해 음모론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한 것도 모자라 직접 삽을 들고 무덤까지 파헤치는 천재 시인…….

데니스 존슨은 작품 속 등장인물을 섣불리 동정하거나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어쩌다 그 지경에 이르렀는지 설명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들이 처한 비루한 현실과 그들이 마주한 기이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그린다. 그의 눈에 비친 이들은 완전한 구원에 이르지도, 그렇다고 절망에 완전히 침몰하지도 않은 채 각자의 삶을 묵묵히 살아간다. 그 기이한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기억의 혼선과 예고 없는 죽음의 징후들은 삶이 얼마나 통제 불가능한 신비로 가득 차 있는지 여과 없이 폭로하며, 우리 앞에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져 놓는다.

이제는 내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일보다 지나간 기억이 더 많다. 기억은 퇴색한다. 계속 남는 과거는 많지 않다. 과거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잊어버려도 나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_58쪽(‘바다 아가씨의 후한 인심’ 중에서)

“생의 마지막에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 문학이 앓았던 가장 지독하고 아름다운 열병의 끝

이 책은 작가가 생의 마지막에 발견한 인생의 본질을 관통한다. 삶이란 대가 없이 주어지는 기이하고 관대한 선물이라는 것. 그에게 산다는 것은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기이한 여행을 그저 겪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필연적인 슬픔과 고통을 값싼 희망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붙잡으려고 애쓰는 모든 의미가 결국에는 흩어질 안개와 같다는 진실을 담담히 인정한다. 하지만 그 허무의 한복판에서도 뜻밖의 유머와 신비로운 순간들은 섬광처럼 번뜩인다. 그것들이 곧 삶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허무와 신비, 심지어 죽음조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연함. 그것은 살면서 의미를 억지로 찾으려고 애쓰기보다 지금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신비로운 찰나를 그저 목격하라는 주문처럼 읽힌다. 삶이 비록 허망할지라도 그 안에서 만나는 기이하고 생경한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간직해야 할 것인지 모른다. 한 작가는 이 책 속 단어 하나하나가 읽는 이의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하면서 이렇게 소리치고 있다고 평했다. “자, 이게 전부야. 이게 네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야.” 마치 그것만이 생의 마지막에 우리가 남길 수 있는 전부라는 듯이.

여러분도 나와 비슷한지 잘 모르겠다. 미스터리가 여러분을 향해 윙크하는 기묘한 순간, 예를 들어 목욕 가운과 술 달린 로퍼 차림으로 동네를 한참 벗어나 문 닫은 상점들 앞을 지나다가 맞닥뜨린 기묘한 순간 같은 것을 영혼 속에 고이 간직해 두는지. _25쪽(‘바다 아가씨의 후한 인심’ 중에서)

“피로 써라. 한 글자도 낭비할 수 없을 것처럼.”
죽음의 문턱에서 마침내 완수한 거장의 작별 인사

필립 로스, 돈 드릴로 등 당대 최고의 작가는 하나같이 데니스 존슨의 작품에 사랑을 고백하고 그것을 성전처럼 받들었다. 무엇이 그를 ‘작가들의 작가’로 만들었을까. 데니스 존슨이 강조한 글쓰기의 세 원칙에 답이 있다. 첫째, 알몸으로 써라. 입 밖으로는 절대 내뱉지 못할 말을 글로 옮기는 것처럼. 둘째, 피로 써라. 마치 잉크가 너무 귀해서 한 글자도 낭비할 수 없는 것처럼. 셋째, 망명자처럼 써라.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사람처럼. 평생을 바쳐 지켰던 고집스러운 원칙들은 그의 밑거름이었으며, 이 소설은 그 위에서 피어난 최후의 경지인 셈이다.

데니스 존슨은 병상에서 완성한 원고를 다음의 짧은 메모와 함께 출판사로 보냈다. “그 무엇도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그것은 이따금 한 문장을 수년에 걸쳐 세공하듯 깎고 또 깎았다고 알려진 문학의 장인이 자기 언어에 부여한 마지막 확신이었다. 단어 하나하나에도 표면 장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던 데니스 존슨은 섣불리 건드리면 톡 하고 깨져버리는 정교한 언어의 긴장을 죽음의 문턱에서 마침내 완성한 것이었다. 그렇게 거장은 떠났고, 걸작이 남았다. 영원에 부칠 그의 작별 인사에 이제 우리가 화답할 차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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