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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나는 나를 혐오해서 오늘은 집중호우가 내린다
|화형|멸종 위기종 인간|인형의 내장을 뜯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질문(?), 거꾸로 선 질문(¿), 느낌(!)|아무도 읽을 수 없는 일기|0원의 0간|피실험체의 독백|나는 나를 혐오해서 비는 내리고|페이지

2부. 1어나지 말아야 할 1은 언제나 1어났습니다
극장에 상영되지 못한 영화|모자(??)와 삐뚤어진 모자의 관계|발이 없는 발자국과 혀가 없는 외침|꼬리가 허기진 아침|112 1어난 2상한 4건|슬픔의 유효 기간은 간직하는 만큼이다|검은 달(?)|침몰|밝은 죽음에 대한 맑은 배웅|자살골|바위에 부딪혀 물집처럼 터지는 파도들

3부. 네 얼굴이 소식도 없이 눈가에 고인다
Blue day|유실된 왼팔|그림자의 꿈|구름의 생존법|우화|은빛 물고기의 꿈|구멍(??)|死연|손바닥() 사이로 사라진 손()|서울 1995|어떤 슬픔은 이를 악물고 운다

4부. 아파
압화|문(??) 속에 수장된 문(??)에서 해골(??)이 반짝였다|악몽|헤어짐과 이별 사이의 계절|허기|생활인의 생환|길에서 길들지 않은 고양이(??)를 만난 적이 있나요|어둠의 뒤편|키스가 저무는 시간|풍경 속에 잠든 고요|없는 것들의 영혼|아날로그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며|거짓말

해설_ 인간적인, 인간다운 멸종 ? 임지훈
저자 소개
저자 : 김균탁
안동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나와 지금도 안동에 살고 있다. 어릴 적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흥미를 잃어 고등학교 때는 항상 반에서 꼴등이었다. 컴퓨터공학과를 다녔으나 시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에 국어국문학과로, 이과에서 문과로 옮기며 적응하지 못했었다. 대학교 1학년, 안상학 시인을 만난 후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인이 되겠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했다가 쫓겨나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시를 쓰는 일이 세상의 모든 감정을 사람들과 나누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래서 나만의 시를 찾아 지금도 여행 중이다. 이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나를 시인으로 인정해 줄 것 같다. 2019년 『시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제7회 국립생태원 생태문학 공모전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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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불안과 상실의 시대, 인간 존재를 향한 치열한 기록
― 김균탁 시집 『멸종 위기종 인간』 발간

- 디지털 기호와 잔혹한 현실, 혐오와 슬픔의 세계를 날카롭게 해부한 시적 기록
- Ctrl+C와 Ctrl+V 사이에서 복사되는 현대인의 초상, 픽셀의 세계에서 ‘인간성’의 잔해를 구원해내는 서늘하고 강렬한 미학

달아실시선 113권으로 김균탁 시인의 신작 시집 『멸종 위기종 인간』이 출간되었다.

2019년 『시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균탁 시인은 첫 시집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와 청소년 시집 『마음은 풍선처럼 예민하니까』를 통해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시인이 천착해 온 상실과 고독, 생존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한층 깊고 치열하게 확장하고 있다.

『멸종 위기종 인간』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인의 우울과 상처에서 출발해 사회적 불안과 시대적 비극, 노동과 빈곤, 기억과 애도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표제작 「멸종 위기종 인간」은 절망과 생존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내면 풍경을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오늘날 인간이 처한 실존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김균탁 시인은 언어의 해체와 재구성, 기호와 숫자의 활용, 시각적 배열 등 실험적인 시적 형식을 적극 도입한다. 그러나 형식적 실험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가장 낮고 아픈 곳을 응시하며 상처 입은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너의 등 뒤에 / 헤어진 단어들을 새겨 넣었습니다 / 곧 멸종할 우리를 위해 / 길게 늘어진 그림자 위로 / 마지막 단어를 몰래 그려 넣었습니다.”

이러한 시인의 고백은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함축한다. 시인은 사라져가는 인간성과 무너져가는 관계들, 그리고 잊혀가는 존재들의 흔적을 시라는 언어로 기록하며 우리 시대의 상처를 증언한다.

이번 시집에 대해 박준 시인과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평한다.

시인의 양안(兩眼)은 유달리 애틋하다. 그의 한쪽 눈은 참혹한 삶의 시간에 몰리고 쫓긴 여린 것들을 살피고 있고 다른 한쪽 눈은 어떤 것도 새로 담으려 하지 않고 꼭 감은 채 눈물을 흘린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그저 울고만 있다. 이 까닭일까. 딛고 있는 세계에 대해 말할 때 그는 가장 첨예하고, 지나온 세계를 되짚을 때는 스스로에게조차 멀어진다. 시인의 언어가 진술의 차원을 훌쩍 넘어 자유로운 이미지와 미감으로 전환되는 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나의 세계가 다른 세계를 온전하고도 어렵게 사랑한 기록이 이 시집의 도처에는 널려 있다.
― 박준(시인)

『멸종 위기종 인간』은 절망의 시집이 아니라, 절망 이후에도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시집으로 감각되어야 한다. 인간적인 것, 인간다움은 완전무결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부서진 채 남아 있는 감각, 끝내 지워지지 않으려는 흔적, 그리고 폐허 속에서도 조용히 이어지는 마지막 호흡에 가까운 것이다. 특유의 시적 언어를 통해 그려진 그 마지막 호흡을 통해, 김균탁이라는 시인은 우리를 향해 묻고 있다. 당신은 아직 인간적인가, 당신 안의 인간다움은 아직 살아 있는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오래도록 이 시집을 붙들고 있게 될 것이다.
― 임지훈(문학평론가)

『멸종 위기종 인간』은 단순한 절망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위태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을 향한 애도이자, 끝내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들의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시집을 책임편집한 박제영 시인은 이렇게 얘기한다.

“시인은 말한다. 마우스 우클릭과 좌클릭으로 해독되지 않는 문자들을 잠시 내려놓으라고. 차가운 액정 화면을 끄고, 자신이 고독하게 새겨 넣은 검은 잉크의 숲으로 어서 걸어 들어오라고. ‘없는 세계가 있는 세계를 보며 서럽게 울었다’는 시인의 고백은, 디지털 가상 세계에 영혼을 빼앗긴 채 박제되어 가던 당신의 무뎌진 감각을 날카롭게 깨울 테다. 이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마침내 시스템의 명령체계를 거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 안의 인간성을 구출해내는 가장 정중하고도 은밀한 저항이 될 테다.”

■ 시인의 말

비를 맞았습니다
우울증 약을 먹지 않아
심한 오한이 찾아왔습니다
추위를 견딜 수 없어
너에게 갔습니다
너는 매몰차게 돌아섰습니다
너의 등 뒤에
헤어진 단어들을 새겨 넣었습니다
곧 멸종할 우리를 위해
길게 늘어진 그림자 위로
마지막 단어를 몰래 그려 넣었습니다

2026년 6월
김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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