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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첫째 날 한국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
1. 민주주의라는 약속
2. 개발 연대, 성장과 독재의 공존
3. 독재의 황혼과 민주주의로의 진전
4. 외환 위기, 각자도생의 시작
5. 세월호 참사, 국가의 의미를 묻다

둘째 날 분단의 긴 그림자
1. 한국 사회를 틀 지은 분단 체제
2. 정치적 양극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3. 지역감정, 정치적 발명품
4.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셋째 날 광장과 한국의 민주주의
1. 촛불과 두 번의 탄핵
2. 광장의 다양한 모습들
3. 교실은 얼마나 민주적일까?

넷째 날 국가란 무엇인가?
1.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2. 국가와 사회, 무엇이 먼저일까?
3. 우리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4. 국가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
5. 모두를 위한 국가를 만들 수 있을까?

다섯째 날 국가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나?
1. 삼권 분립, 권력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기
2. 대의제, 대표를 통해 참여하기
3. 관료제, 법에 따라 운영하기

여섯째 날 공적 기관들은 무슨 역할을 할까?
1. 언론
2. 검찰
3.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4. 시민 단체

마지막 날 함께 일구어 나갈 세계
1. 제도의 빈틈과 마음
2.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3. 어떤 시민이 되고 싶나요?
4. 다시 쓰는 사회 계약

이미지 정보
저자 소개
저자 : 최태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국가와 행정, 시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공공의 윤리와 리더십 등에 대해 고민하며 학생들과 이야기 나눈다. 행정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행정에서의 의사 결정 등도 연구하고 있다. 2019년 한국행정학회 학술상(논문 부문), 2023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모두를 위한 사회 연구』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이타주의자 선언』 『장애, 시설을 나서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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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사회는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을까
현대사를 통해 인식하는 우리의 지금

한국 현대사는 논쟁의 여지가 많다는 이유로 청소년들과 이야기하기에 조심스러운 주제로 여겨지고는 한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대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지점을 짚어 보며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는 이유다.
1960~70년대, 권위주의 정부하에서 이루어진 경제 성장이 어떤 빛과 그림자를 남겼는지, 남과 북으로 분단된 체제로 인해 빚어진 극단적인 이념 갈등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고 나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왜 이처럼 양극화되어 대립하는지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이 행사한 국가 폭력이 시민들에게 남긴 상처를 돌아보고, 엄혹한 시절 독재에 저항하며 이루어 낸 1987년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값진 성취였는지 인식하고 나면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 책은 1997년 IMF 금융 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가 남긴 각자도생과 능력주의,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들이 국가를 향해 던진 여러 질문을 들여다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우리가 함께 생각해 봐야 할 과제들로 독자들을 이끈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역사적 교훈은 민주주의란 우리 손으로 대표를 뽑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민주화를 외쳤던 1987년에는 우선 대통령 직선제 등의 선거 민주주의 확립이 급선무였죠. 하지만 세월호 참사, 그리고 이후 나타난 국가의 대응은 국가가 시민의 목소리를 저절로 듣는 것이 아니라, 듣게 만들어야 일이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게 했어요. (66~67면)

여러 논쟁적인 주제를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 저자는 ‘보이텔스바흐 합의’의 세 원칙에 기대어 책을 구성했다. 첫째,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있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저자의 관점을 강압적으로 주입하지 않고자 했다. 둘째, 저자의 신념과 다른 입장도 소개하며 논쟁적인 이슈를 단순화하지 않으려 했다. 셋째, 청소년들 각자가 처한 사회·경제적 위치와 이해관계를 존중하며 각자가 다르게 내리는 평가를 존중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선생님과 세 명의 청소년이 나누는 가상의 대화 형식으로 내용을 풀어 나간다. 다양한 관점을 대변하고 대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독자들은 공감하고 반박하며 자신만의 생각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보다 사회가 먼저라는 생각이 지닌 힘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시민 참여에 대해 이해하기

이 책은 중학교 사회 교과서와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에서 다루는 ‘민주주의와 시민’ ‘정치 과정과 시민 참여’ ‘민주 국가의 정부 형태’ 등의 주제를 포괄하며 관련 개념을 들여다본다. 나아가 ‘국가란 무엇인가?’ 질문하며 그 역할과 책임을 생각해 보고, 이상과 현실을 짚어 본다. 민주주의 국가가 실제로 운영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원리와 공적 기관들의 역할에 대해 살피면서, 교과서 속 개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고민해 보게 만든다.
저자는 국민들이 국가를 구성했다는 생각인 ‘사회 계약설’이 지닌 힘을 강조한다. 국가를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여전히 헌법 개정 등의 방식으로 ‘사회 계약’을 수정하고 갱신해 나가고 있음을 짚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국가의 기능은 무엇인지, 어떤 기본권을 신장해야 하는지, 정부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비폭력적으로 함께 논의하고 현재의 국가를 더 나은 국가로 만들어”(150면) 가야 하는 시민의 역할을 되새기게 한다.
한편, 이 책은 ‘독재자’를 향한 흔한 착각과 잘못된 기대를 반박하며, 민주주의의 성과에 대한 실망이 권위주의에 대한 선호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고 이야기한다. “역사적으로 독재자는 전능한 존재처럼 갑자기 나타나 국가를 장악하지 않았다”(185면)는 점을 환기하며, 때로 의사 결정이 느리고 혼란스럽더라도 민주주의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고, 우리가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정치 체제임을 강조한다.

당연한 민주주의도, 완벽한 민주주의도 없다!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시민들의 마음

세상에 완벽한 제도란 없다. 민주주의 또한 마찬가지다. 제도는 미래의 모든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당연하게도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 빈틈을 메우는 것도, 빈틈을 파고들어 사익을 취하는 것도 모두 시민들 각자가 행하는 일이다. 저자는 “어떤 제도든 실제 운영과 결과는 그것을 이해하고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259면)는 점을 짚는다.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는 짧은 시간 동안에 역동적인 변화를 경험하며 성장해 왔다.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 중 누군가는 전쟁이 끝난 폐허에서 끼니를 걱정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국가 폭력을 겪으며, 또 누군가는 IMF 금융 위기가 남긴 절망 속에서 각자도생을 고민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누군가는 세월호 참사를 경험하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 국가에 실망했고, 누군가는 기후 위기라는 압도적인 과제를 마주하며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 서로 다른 경험과 감정, 생각 들이 녹아 있는 우리들은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결코 동일하게 해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각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충분히 말한 다음, 그것들을 모아서 최선의 길을 모색할 때 비로소 우리는 ‘공익’이 무엇인지 알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자의 목소리를 낼 때 스스로 정보의 편향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혐오하거나 조롱하지 않고, 그들이 걸어온 길을 존중하면서도, 선을 넘는 행동에는 타협하지 않는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276면)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지금, 모든 세대의 동료 시민들과 함께 민주주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든 서로 조금씩 다 달라요. 그런 차이들 가운데 무엇이 여러분을 가장 잘 설명할까요? 성별일까요, 세대일까요, 출신 지역일까요, 장애일까요? 이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이렇게 접근해 봅시다. 혹시 ‘무엇이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가.’라는 가정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안 드나요? (···)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특정한 성별로, 세대로, 지역으로, 장애 여부로 결정되지 않아요. 그중 하나로 결정된다면 그건 더 이상 구체적인 사람이 아니라 관념일 뿐이겠죠. 깔끔하게 단순화된 정체성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편견과 배타성을 강화하는 심리로 작용해요. 이때 차이는 쉽게 차별이 되죠. (90~91면)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어요. 진실은 우리의 관점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우리의 편견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는 것을요. 차별받는 대상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91~92면)

추천사

오래전 얘기를 다시 끄집어 내 봅니다. 97년에 미국에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였습니다. 제가 만난 워싱턴의 한 시민 단체의 대표는 자신의 손톱을 보여 주며 말하더군요. “이 매니큐어의 값을 정하는 게 뭘까요? 바로 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정치입니다.” 그리고 그 시민 단체의 현장 활동가는 플로리다의 아스팔트를 녹이는 엄청난 더위 속에서 만삭의 몸으로 주 의회와 주 정부 청사를 드나들며 기업들의 로비 활동을 모니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 보지요. 그들이 그렇게 해서 지켜 낸 민주주의도 트럼프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연성 독재화’나 ‘제도적 민주주의의 약화’라는 표현이 너무 순하다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가 하면 우리는 어떨까요? 세월호 참사에 이은 박근혜 정부의 몰락(저는 두 사건이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는 쪽입니다)과 촛불 혁명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래도 탄탄하다고 믿었지만, 2024년 말의 계엄령으로 아예 ‘강성 독재화’와 ‘제도적 민주주의의 붕괴’를 목전에 두는 상황까지 갔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렇게 민주주의는 강인하면서도 의외로 취약합니다. 결국 우리의 민주주의가 취약해졌을 때 이를 강인하게 지켜 내는 것은 시민들이고, 그 시민의 현재와 미래가 젊은 세대들입니다. 요즘은 젊은 세대의 우경화를 걱정하는 소리도 있던데, 그래서 더 찬찬히 읽어 봐야 할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는 너무 큰 걱정을 안고 이 책을 읽진 않았습니다. 우리만큼 이 책이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이미 몸으로 실천해 낸 시민들도 없으니까요. 다만, 저자도 의도했듯이 혹시 우리에게 ‘빈틈’이 있다면 이 책은 그 틈을 메워 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독자 여러분께 제안할 것입니다. 아,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댐의 구멍을 팔뚝으로 막았다는 네덜란드 소년의 일화처럼, 그 틈도 내버려 두면 결국 큰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과 함께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손석희(언론인)

저자와 청소년들과 함께 민주주의 현장 학습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민주주의는 ‘목소리를 듣는 제도’라는 저자의 정의대로 여러 청소년의 의견과 질문이 새소리처럼 툭툭 치고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네요. 청소년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 동료 시민 모두가 함께 나누면 좋을 만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를 일궈 온 존재들의 눈물, 숨결, 외침을 한눈에 꿰어 놓으니 마치 나무의 생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듯 마음이 웅장해집니다. 뿌리부터 잎맥까지 놓치지 않게끔 인식의 빈틈을 메워 주는 세심함까지. 경쟁과 혐오로 얼룩진 ‘민주적 마음’을 닦아 주는 책입니다.
은유(르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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