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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서론: 왜 돌봄의 정치학인가? (서현수)
돌봄 위기와 돌봄 이론의 부상
왜 ‘돌봄의 정치학’인가?
책의 주요 내용과 구성
돌봄의 정치학을 향하여

2장 돌봄, 정치, 민주주의 (김주형)
고통스러운 돌봄
돌봄을 정치적 문제로 인식한다는 의미
돌봄을 민주화하려면
맺음말: 자원 분배가 아닌 존엄의 문제

3장 돌봄과 복지국가 - 생산주의를 넘어서 (남재욱)
복지국가는 돌봄에 기여했는가?
복지국가의 역사와 돌봄
한국의 복지국가와 돌봄
전환시대의 복지국가와 돌봄의 미래
맺음말: 두 가지 남은 이야기

4장 돌봄의 건강정치학 (신영전)
왜 돌봄인가? - ‘이름 부르기’의 정치학
건강정치학의 눈으로 본 ‘돌봄’
바람직한 돌봄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건강정치학으로 본 돌봄사회의 장애물
선장도, 지도도 없이 항해하는 한국의 돌봄정책
그곳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
맺음말: 돌봄의 민주적 공동체를 이룩하려면

5장 북유럽 복지국가와 돌봄 정치 (서현수)
들어가기: 북유럽 복지국가와 돌봄 정치의 두 풍경
북유럽 복지국가와 돌봄 체제
북유럽의 돌봄 위기와 새로운 돌봄의 정치학
맺음말: 돌봄 정치와 북유럽 복지국가의 미래

6장 대담: 돌봄, 복지, 민주주의 (김희강, 김주형)
돌봄은 정의와 민주주의의 문제
돌봄은 복지의 일부인가 복지를 넘어서는 것인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돌봄의 미래를 전망하면
한국의 돌봄

에필로그: ‘돌봄 시민의회’를 제안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주형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민주주의 이론과 서양 현대 정치사상을 주로 연구하고 가르친다. 시민참여의 확장과 심화를 통한 민주주의 제도 혁신에 특히 관심이 많다. 「민주적 혁신의 정치이론」, 「급진민주주의: 재점화를 위한 시론」 등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저자 : 남재욱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복지국가, 사회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 세계』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등 ‘고용관계 밖 노동’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나라는 부유한데 왜 국민은 불행할까』(공저), 『Handbook of Labour Market Policy in Advanced Democracies』(공저)가 있고, 「전환기 복지국가의 역할 확장」 외 다수 논문을 썼다.

저자 : 서현수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정치학을 전공했고,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민주주의, 복지제도 등을 중심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와 혁신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스칸디나비아학회 편집위원장을 지냈고, ‘사회적협동조합 네트워크 RE’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핀란드의 의회, 시민, 민주주의』, 『한국 민주주의의 새길』(공저) 등이 있다.

저자 : 신영전
한양대 의대 보건대학원 교수. 의학 및 보건정책 전공. ‘건강’ ‘취약집단’ ‘정치학’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연구와, 사회의학의 계보 및 북한 보건의료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건강정책학회 초대 이사장을 지냈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일제강점기 조선, ‘사회의학 위생학’을 만나다』, 『보건의료개혁 의 새로운 모색』(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보건의료개혁의 정치학』 외 다수가 있다.

대담 : 김희강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현대정치이론을 전공했다. 오랫동안 돌봄 주제와 관련된 연구를 이어왔고, 국가론, 정의론, 소수자정책 등의 주제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돌봄민주국가』가 있고, 조안 트론토의 『돌봄 민주주의』(공역), 버지니아 헬드의 『돌봄: 돌봄윤리』(공역) 등 여러 권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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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돌봄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문제다!
돌봄의 불평등 구조에서부터 건강 이데올로기까지,
정치학자 5인이 낱낱이 짚는 ‘정치적’ 의제로서의 돌봄 담론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누군가를 돌봐야만 하는 인간 생애주기에서, 돌봄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 활동이다. 그러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돌봄의 책임과 권리를 지금 우리 사회는 공평하게 걸머지고 있는가? 모든 공공 자원과 복지를 시장화, 사사화(私事化)하는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돌봄은 개인 능력에 맡겨진 문제가 되었고, 돌봄 노동과 노동자는 가장 낮은 대우를 감수하고 있으며, 성차별과 계급차별의 주요 지점이 된 지 오래이다. 돌봄을 그저 복지 배분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와 정의의 문제, 그리고 건강 이데올로기와 생태 문제까지 포괄하는 ‘우산 개념’(umbrella term)으로 봐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불평등 구조의 심화, 저출생, 초고령화로 인한 공동체 재생산 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 위기 등 다중적 위기 시대의 해법으로 ‘돌봄’을 모색한다. 돌봄은 사회적 서비스 확대와 정책 문제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민주적 정치공동체의 기본 가치와 원리 전반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담론적, 실천적 잠재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돌봄이 왜 민주주의의 문제인가? 돌봄과 복지국가의 관계는 무엇인가? 건강과 의료 만능 이데올로기 속에서 돌봄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돌봄과 관련한 북유럽 복지국가의 성취는 어떻게 가능했고 문제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 같은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하며, 마지막으로는 국내 최고의 돌봄 권위자인 김희강(고려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돌봄민주국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돌봄을 정의 실현과 보편적 시민권이라는 헌법적 가치로 보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책이다.

왜 돌봄의 ‘정치학’인가?

돌봄 주제를 다루는 책들과 연구, 그리고 사회적 관심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요즘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돌봄 위기가 공적 문제로 부각되고 저출생, 초고령화라는 사회 변화가 더해지면서, 그간 복지 서비스의 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돌봄은 독립적인 담론 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간에 나온 돌봄 담론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었던 ‘정치적’ 측면을 지적함으로써 돌봄(민주)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돌봄에 대한 정치(학)적 접근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간 돌봄이 공동체 내부의 불평등과 지배적 권력관계에 종속되어 왔음은 이미 많은 이들이 짚었던 부분이다. 이러한 진단을 전제로, 이 책은 첫째로 돌봄이 자유주의, 사민주의 등 현대 민주적 정치공동체의 구성 원리들과도 깊은 관계가 있고, 그에 따른 가능성과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둘째로는 돌봄이 사회복지 서비스의 하나가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정치, 사회적 시민권(citizenship)의 측면에서 다차원적 사회 변화와 개혁을 요청하는 문제임을 밝힌다. 셋째로 돌봄은 기존 복지국가의 돌봄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불평등 구조의 개혁에 관한 정치적 개혁의 문제이자, 돌봄 제공자, 수혜자, 책임자 등 돌봄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돌봄은 그 활동과 책임을 조직함에 있어 그 자체로 민주적 절차와 합의를 필요로 하는 민주주의 성립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돌봄의 정치적 측면을 감안하여, 이 책은 (1) 돌봄과 민주주의의 관계, (2) 돌봄에 대한 복지국가적 접근의 한계와 대안, (3) 건강과 의료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건강정치학의 정립, (4) 돌봄의 선구적 사례로 북유럽 복지국가의 성취와 위기까지 돌봄 이론의 구축과 실천 과정에서 짚어야 할 여러 측면들을 논의하고 있다.

복지국가, 건강 이데올로기, 북유럽 사례 등
돌봄 문제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

이 책의 출발점이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돌봄을 사적, 윤리적 사안이나 복지 담론의 한 영역이 아닌 정치와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전제해 온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으로서의 인간관은 인간 삶의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을 가리고 돌봄을 가족, 특히 여성의 책임으로 성별화, 사사화, 시장화하는 근거를 제공했다. 돌봄이 젠더, 계층, 국적에 따른 불평등 구조에 묶인 채 정당한 사회적 평가와 보상을 받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주형(서울대) 교수는 이 책 제2장에서 돌봄을 사회적 재생산을 가능케 하는 공공 인프라의 문제로 파악하며, 돌봄 책임의 불균등한 배분과 돌봄의 차별적 이용은 곧 민주주의 결핍과도 맞닿아 있음을 지적한다.

돌봄은 또한 복지제도의 하나로도 자주 오해된다. 그러나 돌봄은 복지국가 담론으로는 모두 해소할 수 없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노동 중심의 사회보장 체계와 사회적 인정에 갇혀 있는 복지국가론에서는 그 생산주의적 관점 때문에 생산 능력과는 무관한 인간 존엄과 관계적 행복으로서의 돌봄을 다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재욱(한국교원대) 교수는 제3장에서 생산주의를 넘어서는 관계적 웰빙으로서의 ‘좋은 삶’이 복지국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종래의 복지국가는 발전과 성장을 포기한 생태 전환 국가로서의 돌봄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은 보건의료와도 뗄 수 없는 주제이다. 신영전(한양대 의대) 교수는 제4장에서 기존의 건강 담론이 인간 존재를 우성과 열성으로 구분하는 ‘우생학’ 관점과, 인간의 취약성과 고통을 무조건 의료 대상으로 보는 ‘의료화’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돌봄과 건강이 필연적으로 시장화될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바람직한 돌봄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 현존의 불편성을 ‘온존’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각성 위에서 무임승차 없는 참여와 연대, 관계적 행복을 추구하는 ‘건강정치학’의 정립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돌봄을 특정 공동체의 정치적 문제로 이해할 때 특히 중요한 것은 사례 연구이다. 제5장에서 서현수(한국교원대) 교수는 북유럽 복지국가 전문가로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의 사례를 통해 현대 복지국가의 수립과 돌봄 정치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이미 20세기 초반 사민주의적 정치 합의 아래 국가, 기업, 노동의 타협을 기반으로 한 조정시장경제, 농민, 중산층을 포괄하는 보편주의 복지 체제를 정착시켰다. 이런 보편적 복지는 여성의 높은 노동 참여를 가능케 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적 돌봄 서비스의 확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1990년 이래의 신자유주의 물결과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긴축 재정은 극우 포퓰리즘의 현상과 함께 북유럽 복지국가의 성취를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북유럽 국가의 도전과 위기가 후발 복지국가 한국에 던지는 함의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국내 최고의 돌봄 연구자로 꼽히는 김희강(고려대) 교수와의 대담(제6장)이다. 김주형 교수와의 대담에서 김희강 교수는 돌봄(민주)국가의 의미, ‘돌봄책임복무제’, ‘돌봄부’ 설치와 ‘돌봄연금’ 도입, 그리고 돌봄을 헌법적 가치로 명시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현 단계에서 돌봄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정책적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올려놓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강 교수의 해설은 조안 트론토, 낸시 프레이저, 우에노 지즈코 등 그간에 나온 돌봄 담론에 대한 평가와 이후 전망을 포함하는 종합적 요약이기도 하다.

돌봄 사회를 위한 ‘돌봄 시민의회’ 제안

이 책의 마지막 제안은 돌봄을 위해 ‘시민의회’라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이 사회적 이해관계의 조정과 배분의 문제라면, 이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사례를 보자면, 성평등과 돌봄 의제를 안건으로 소집된 ‘아일랜드 시민의회’의 성과를 비롯해 기후위기 등을 다룬 유럽 각국의 시민의회 사례는 우리에게도 돌봄과 관련된 민주적 합의에 관한 좋은 모델이 된다.

‘돌봄 시민의회’는 정책 결정을 정치적 대표자들에게만 맡겨야 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 모든 정치적 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작위 추출(계층, 연령, 성별, 지역별로 안배된)로 소집되는 시민의회는 장기간의 숙의와 토론으로 정치적 책임성과 효과성을 가진 보편적 돌봄 정책을 이끌어내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돌봄의 과제와 민주주의의 원리가 굳게 결합된 공동체를 위해서도 꼭 시도해볼 만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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