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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_미술은 다른 눈으로 세계를 보고 경험하는 것

01 미술에서 보이는 것들, 재발견하기
_ 그림의 이름표, 서명
_ 반 고흐는 왜 빈센트라고 서명했을까?
_ 손이 가진 다양한 표정
_ 검지가 전하는 무수한 말들
_ 발의 메시지
_ 입 모양이 전하는 두려움과 슬픔
_ 그림 속의 또 다른 주인공, 그림자

02 미술에서 안 보이는 것들, 경험하기
_ 그림에서 들려오는 소리
_ 그림은 음악도 연주한다
_ 움직이는 그림
_ 미술은 속도감도 표현한다
_ 그림 속의 리듬
_ 반복 그림에 숨어 있는 의미
_ 그림의 주인공, 크기
_ 크기를 키우면 예술이 된다
_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들기

03 미술과 세상의 고정관념, 벗어나기
_ 상상하는 대로 현실이 되다
_ 때로는 새나 벌레가 되어 바라본 세상
_ 창작의 중요한 도구, 거울
_ 페르메이르 그림에서 17세기 유럽의 지정학 읽기
_ 최초의 명화 달력은 기도서였다
_ 액자도 엄연히 작품!
_ 왕실의 중매쟁이가 된 초상화
_ 고도의 정치 선전물이 된 최고 권력자의 초상화

도판 출처
저자 소개
저자 : 이명옥
한국 문화·예술계의 뛰어난 기획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현재 사비나 미술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다. 이명옥은 미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선보이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명화 속 신기한 수학 이야기』 『명화 속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 『명화 경제 토크』 등을 통해 예술 분야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들을 처음으로 명화 해설에 도입하여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명화를 통한 고품격 자기계발서인 『아침 미술관 1, 2』 『그림 읽는 CEO』 등으로 대가들의 작품에 담긴 창조의 조건을 제시하여 독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의 장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미술관장으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큐레이션의 노하우를 모두 담은 책이다. 그림을 사랑한 시간만큼 시를 사랑해온 그는,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직접 큐레이션한 28편의 시를 소개한다. 그가 큐레이션한 시는 삶과 죽음, 사랑, 일상까지, 삶 전체를 아우르며 우리 자신도 몰랐던 우리의 진짜 얼굴, 차마 말하지 못하고 묻어버린 감정들, 깊숙이 숨겨버린 그리운 기억들을 새롭게 끄집어내어 보고 느끼게 해준다. 또한, 서로 다른 분야 간의 크로싱과 융합을 선보였던 저자답게, 해당 시와 연계된 그림, 소설, 영화, 음악,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를 통해 시를 입체적으로 설명하며 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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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창의적이 되려면 다른 관점을 가져라
“천재란 남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소위 ‘튀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문화적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사회는 창의적인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워 내지 못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모든 분야에서 창조성이 중요해지면서 상황은 변했다. 이제 남들과 다른 눈을 가지고 세상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인재가 되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타 분야에 비해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장 우선시되는 예술과 친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미술책에서 얻을 수 있는 명작들에 대한 정보는 낯설고 어려우며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 같기만 하다. 그러나 상상력과 창의력은 지능이 높거나 재능이 탁월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평범한 지식도 관점을 바꾸거나 지식들 간의 참신한 결합을 통해 완전히 새롭고 유용한 정보로 변신시킬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미술 시간에 배웠던 명작들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융합하고 상상한다. 이를 위해 저자가 내세운 방법은 ‘키워드(key word)’로 즐기는 미술 감상법이다. 즉 작품에서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뽑은 다음, 그 키워드가 담긴 다른 여러 미술작품들을 함께 감상하고 키워드 부분을 확대한 부분 도판을 원작과 비교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명작을 감상하고 그에 관한 지식과 정보만을 얻는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도록 한다.
제시되는 키워드는 서명, 손가락, 발, 입, 그림자 등 미술을 대할 때 눈에 보이는 요소들부터 소리, 음악, 움직임, 속도, 리듬, 크기, 생각 등 눈에 안 보이는 요소들, 그리고 미술과 세상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키워드에 따라 명작을 감상하다 보면 미술뿐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마저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술에서 보이는 것들, 재발견하기
작품을 감상할 때 우선 주목하게 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요소다. 그러나 대개는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부분에만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잠시 멈춰서 내 눈을 믿고 내 마음이 진짜로 궁금해하는 점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왜 에곤 실레의 1912년작 「자화상」에는 화가의 서명이 소매에 숨겨져 있으며, 왜 반 고흐는 ‘반 고흐’라는 성 대신 ‘빈센트’라는 이름으로 서명했을까? 고야의 「1808년 5월 3일」에 그려진 사람들과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각기 다른 손 모양은 무엇을 의미할까? 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서 검지를 맞대고 있는 신과 아담의 모습은, 영화 「E. T.」에서 검지로 우정을 나누는 주인공과 외계인의 교감 장면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의 출발점이 바로 이러한 ‘왜?’라는 질문들이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서명, 손가락, 발, 입 모양, 그림자 등과 같이 언뜻 평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키워드들에 주목한다.
‘발의 메시지’ 편에서는 카라바조의 「로레토의 성모」,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김준의 「문신신발」을 통해 미술에 나타난 성스러운 발, 용서의 발, 자유의 발, 장식적인 발을 소개해 준다. 이 중에서 카라바조의 「로레토의 성모」는 제작 당시에는 성모를 동네 아낙네처럼 표현하여 욕되게 했다며 심한 반발을 불러왔던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을 따라 ‘발’이라는 키워드로 작품을 해석해 보면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성모는 아기 예수를 안은 채 계단에 서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노부부를 인자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성모도, 늙은 남자도 맨발이다. 그런데 관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화면 맨 앞에 그려진 늙은 남자의 발바닥이 너무 더럽다. 화가는 왜 성모의 발을 신발 없이 맨발로 그렸으며, 늙은 남자의 발바닥에 낀 때를 강조해서 표현했을까? 노부부는 오직 성모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그 멀고 험난한 길을 맨발로 걸어서 이곳까지 왔다. 성모가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처지를 동정하고 절망에서 구원해 주리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노부부의 마음을 헤아린 듯이 성모는 그들처럼 맨발로 서 있다. 이 그림 속의 성모는 인간 세계를 초월한 신성하고 고귀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기쁨과 슬픔, 고통을 이해하는 친근한 이웃과 같은 존재다.
‘입 모양이 전하는 두려움과 슬픔’ 편에서는 니콜로 델라르카의 「죽은 그리스도를 애도함」, 뭉크의 「절규」, 프랜시스 베이컨의 「벨라스케스의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초상화’ 연구」,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입’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해 낸다. 이 가운데, 베이컨의 그림은 벨라스케스의 교황 초상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고문당하는 사람처럼 울부짖는 교황을 표현해서 큰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다. 고통과 공포를 견디지 못해 비명을 내지르는 교황의 입은 육체를 가진 인간이 폭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또 인간의 역사에서 반복되는 전쟁과 살육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를 보여 준다. 이렇게 입 모양을 통해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작품들, 특히 뭉크의 「절규」는 「전함 포템킨」, 「스크림」, 「싸이코」, 「샤이닝」과 같은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술에서 안 보이는 것들, 경험하기
2장에서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작품에서 분명히 느껴지는 키워드들, 즉 소리, 음악, 움직임, 속도감, 리듬, 크기, 생각을 통해 미술을 이야기한다.
‘그림에서 들려오는 소리’ 편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덩」, 로이 릭턴스타인의 「꽝!」과 「타카타카」, 김호득의 「아」가 소개된다. 특히 호크니의 「풍덩」은 시각적으로 주목할 만한 요소를 최소화하되 색채와 기법, 구도를 조화시켜 귀로 듣는 소리를 눈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한 탁월한 작품이다. 화면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볼 수 있는 집, 수영장, 다이빙 보드, 야자수가 그려져 있다. 수영장의 수면에서는 물보라가 일고 있지만 정작 다이빙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만일 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그려졌다면 관객은 그 모습에 시선을 빼앗겨 상상의 귀로 ‘풍덩’ 소리를 듣는 데 방해를 받을 것이다. 호크니는 관객의 모든 감각이 ‘풍덩’ 소리에만 집중하도록 사람을 그리지 않은 것이다.
‘그림 속의 리듬’ 편에서는 마티스의 「붉은 조화」와 「폴리네시아 바다」, 이희중의 「포도와 동자」,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 잭슨 폴록의 「가을의 리듬」을 통해 미술이 어떻게 리듬을 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기하학적 추상을 탄생시킨 화가 몬드리안의 대표작인 「브로드웨이 부기우기」는 딱딱한 직선과 사각형만으로 재즈 음악의 빠른 리듬을 표현해 냈다. 이 그림은 높은 빌딩과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고 ‘옐로 캡(yellow cab)’이라고 불리는 노란 택시들이 달리는 뉴욕의 시가지를 템포가 빠른 재즈 곡인 부기우기의 리듬에 빗대어 그린 것이다. 몬드리안은 어떻게 직선과 사각형만으로 재즈의 빠른 리듬감을 표현했을까? 그 비밀은 색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반응에 있다. 우리의 눈은 휘도대비(밝기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대비 효과)가 큰 색채 배열은 선명하게 인식하는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 몬드리안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노란 수직선과 수평선 안에 빨강, 파랑, 노랑의 사각형과 회색 사각형을 배치했다. 다시 말해, 노랑과 휘도대비가 큰 색인 빨강, 파랑 사각형들 사이에 휘도대비가 적은 색인 회색 사각형을 일정하게 배치하여, 각 사각형들이 가로와 세로로 리드미컬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착시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를 통해 재즈 음악의 빠른 박자와 짧고 경쾌하게 끊어지는 리듬감을 창출했다.

미술과 세상의 고정관념, 벗어나기
3장에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키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상을 현실화한 작품, 새나 벌레의 시점으로 그린 그림, 거울을 이용한 작품, 제작 당시인 17세기 유럽의 지정학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페르메이르의 그림, 한때 기도서 역할을 했던 최초의 명화 달력, 작품만큼 중요한 액자, 때로는 중매쟁이가, 때로는 고도의 정치 선전물이 된 초상화 등이 소개된다.
‘상상하는 대로 현실이 되다’ 편에서는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그림들과 세계적인 건축가 그룹 MVRDV가 설계한 ‘공중 부양’ 아파트인 보조코(WoZoCo)가 소개된다. 마그리트의 독특한 상상력은 이 책에 소개된 일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치즈를 사기 위해 식품 가게에 들른 마그리트는 진열대에 있던 치즈를 주려는 점원에게 다른 것을 달라고 요구한다. 점원이 다 똑같은 치즈라고 말하자 마그리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다 똑같지 않아요. 진열장에 있던 치즈는 하루 종일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쳐다봤던 거니까.”
이처럼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던 마그리트는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현상을 그림에 담았다. 「피레네 산맥의 성채」에서는 거대한 성채와 육중한 바위가 바다 위의 허공에 떠 있으며, 「아르곤의 전투」에서는 무거운 바위와 가벼운 구름이 나란히 하늘에 떠 있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인간의 경험과 지식에 모순되는 상황을 일부러 연출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작동시킨다. 이러한 전략은 영화 「아바타」와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반영되었다.
‘때로는 새나 벌레가 되어 바라본 세상’ 편에서는 드가의 「스타 무용수」와 「페르낭도 서커스의 라라 양」, 정선의 「금강전도」와 「박연폭포」와 「인왕제색도」를 통해 시점의 다양성을 논한다. 특히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국보 제216호로, 한 화면에 두 가지 시점을 적용하여 ‘청와대 뒷산’인 인왕산을 담아낸 명작이다. 여기서 두 시점이란 새처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인 부감법과 벌레처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시점인 고원법이다. 자연을 미화시킨 관념산수화를 그리던 당시의 조선 화가들과는 달리, 정선은 우리나라의 산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진경산수화를 창안했다. 직접 발로 뛰면서 경험한 이 땅의 아름다운 산천을 생동감 있게 화폭에 담기 위해 「인왕제색도」에서 새와 벌레의 시점을 함께 활용한 것이다.

고전에서 실험적 작품까지, 미술사에서 정치-사회-문화적 측면까지
이 책은 다 빈치의 그림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같은 고전 작품뿐 아니라, 샘 테일러 우드(Sam Taylor-Wood, 현재는 재혼으로 이름이 샘 테일러 존슨으로 바뀜)의 사진이나 론 뮤익(Ron Mueck)의 조각처럼 현재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실험적인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생존 작가인 경우, 작가의 작품을 관리하는 미술관이나 에이전시에 바로 연락하여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작품 이미지 사용을 허락받았다. 덕분에 이 책은 고해상도의 도판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미술의 상상력에서 영향을 받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미술작품과 관련 있는 문학작품, 더 나아가 작가의 심리 분석과 당대의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정보까지 담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관련 없어 보이는 여러 작품들을 연결하고 미술을 타 장르들과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명작은 새롭게 해석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술 수업 때 배웠지만 잘 안다고는 말할 수 없었던 명작들의 가치에 눈뜰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눈도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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