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파란수영장의 기적!
물방울마다 행복을 매달고 오늘도 우리는 반짝이며 살아있다
스테디셀러 『빨간목욕탕』 필이 작가의 신작, 『파란수영장』
시골 할머니들의 유쾌하고 아름다운 삶을 그린 책, 『빨간목욕탕』의 저자 필이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한층 더 따뜻하고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가 담긴 이번 신작의 배경은 ‘수영장’이다. 시골 작은 수영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재활을 위해 찾은 파란수영장에서 작가 필이는 71세, 우유 언니와 짝꿍이 된다. 우유 언니에게는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바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70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르신과 짝꿍이 되어 수영장에 다니는 이야기.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내는 안되는 게 없다. 그냥 다 된다. 하면 된다, 생각하고 해서 그렇나. 진짜로 된다. 하다 하다 안되면 그만이고. 할 만큼만 하면 되는 기라. 되면 좋고 안되면 그만이고.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다.” (p.256)
파란수영장에서는 누구나 가능하다.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재해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도 파란수영장 안에서는 공평하다. 같은 레이스를 달리며 서로의 삶을 잇는다. 서로가 서로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준다. 비록 남이 보기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작은 성취일지라도, 그들은 마음을 다한다. 기쁜 일에 더 없는 환호를 보내고, 슬픈 일엔 부끄러움 없이 함께 운다.
그래서일까? 파란수영장에는 매일 꽃분홍의 행복이 피어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 하나로도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까. 『파란수영장』을 읽는 독자 역시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린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내 곁을 지켜주는 다정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혹, 아무도 떠오르지 않더라도 괜찮다. 우리 곁엔 작가 필이가 있으니까. ‘흔들리고 삐걱거리며 살아가도 오늘을 사는 우리가 좋다’라고 말해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담아내는 그녀가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서 함께한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적잖은 위로를 얻으니 말이다.
책 속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이 있다. 몸이 건강해도 그렇지만, 아프면 이것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아픈 몸을 가진 사람이라면 120% 공감할 말일 것이다. 아프다는 것 자체가 사람을 작게 만든다는 것을. 사람을 쭈글쭈글 줄어들게 만든다는 것을. 주눅이 들고 우울해진다는 것을. 남들과 다른 몸을 가진다는 것, 내 몸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작게 만드는 것인지, 아파본 사람은 안다. 이 작아진 마음에 문은 없다. 너무도 작아진 문은 마음의 주인인 나조차도 찾기가 쉽지 않다.
--- p.32「까망이 아저씨,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다」 중에서
원래 입던 수영복은 워터파크 같은 곳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아래위가 따로 떨어져 있는 수영복. 아래는 반바지, 그것도 이중 구조로 되어 있어 아주 단단한 느낌의 반바지이다. 위는 민소매 쫄티 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배를 이중으로 가려준다. 반바지 위에 상의를 덮어주니 일단 안심이다. 아무리 쫄티라고 해도 상의가 덮어주는 그 맛이 안정감을 준다. 배를 이중으로 눌러주는 느낌마저 드니 안정감은 당연하다.
이건 다르다. 생전 원피스 디자인은 외출복으로 입어본 적이 없다. 적어도 필이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원피스 디자인은 배가 도드라지게 보이기 때문이다. 앗! 자랑스럽게 배를 내밀던 시절 원피스를 입은 적이 있다. 바로 울 아이를 가졌을 때다. 그때 입은 임부복이 원피스로 된 것이다. 아하! 그렇구나. 그러니 원피스를 입으면 임산부가 된 듯 배가 동그라미로 보이는구나! 새로운 진리를 깨친 필이다. 사실, 지금의 배는 우리 아이 만삭 때보다 더 동그라미다. 그러니 원피스 디자인을 입을 수가 없다. 이건 웃어야 하는 건가. 울어야 하는 건가. 하아, 이것 참.
--- p.134「속옷만 입고 수영을?」 중에서
“부정적인 게 없어. 부정적인 게 있을 필요가 없어. 이래 살아도 저래 살아도 한평생인데. 뭐 할라꼬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살 끼고. 되면 좋고, 안되면 그마이고. 내가 열심히 했으면 그거면 되는 기라. 그거만. 그래 살아봐라. 마음이 얼마나 편한 줄 모른다.”
언니의 말이 귓가에서 랩을 한다.
부정적인 게 없어.
부정적일 게 뭐가 있노.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월.
예!
그래.
안된다, 안된다.
부정적일 필요 없다.
파란수영장, 처음 온 목적대로 걸으며 다리 운동하다가 심심하면 발차기 좀 하다가 그래도 또 심심하면 발차기 좀 더 많이 하다가. 그래, 이렇게 물에서 놀다 가면 언젠가는 수영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잘된다, 안된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했제!”
네, 언니.
언니의 가르침 잘 새겨놓을게요.
--- p.153「수영을 빠르게 배우는 언니만의 노하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