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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 북동부 칼키디케 반도 스타게이로스(Stageiros) 출생. 별칭으로 ‘스타게이로스의 사람’으로 불렸다. 마케도니아의 왕 아뮨타스 3세의 시의(侍醫)였던 아버지 니코마코스 덕에 어린 시절 펠라의 궁전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17세가 되던 기원전 367년 아테네로 간 그는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 들어가 플라톤이 죽는 347년경까지 20년 동안 플라톤 문하에서 학문에 정진한다.
플라톤이 죽고 그의 조카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미아의 새 원장이 되자 몇몇 동료와 아테네를 떠난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42년 마케도니아의 필립포스 왕에 의해 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의 교육을 위탁받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알렉산드로스가 아시아 원정을 준비하던 335년 아테네로 돌아온 그는 아폴론 신전 경내에 뤼케이온이라는 학원을 설립한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고, 아테네에 반 마케도니아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를 떠나 어머니의 고향 칼키스로 갔고, 이듬해에 세상을 떠난다.
그의 저술을 주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논리학적 저작으로 『범주론』, 『명제론』, 『분석론 전서』, 『분석론 후서』, 『토피카』, 『소피스트적 논박에 대하여』 등이, 이론 철학적 저작으로 『자연학』, 『형이상학』, 『혼에 대하여』 등이, 실천 철학적 저술로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에우데모스 윤리학』, 『대도덕학』 등이 전해진다. 또한 언어학적 철학 저작인 『수사술』과 예술 이론적 저작인 『시학』이 전승되었고, 생물학 관련 작품으로 『동물 탐구』, 『동물의 부분들에 대하여』, 『동물의 운동에 대하여』 등도 전해진다.

역자 : 조대호
연세대학교 철학과(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생물학의 문제들을 연구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 철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그리스 철학, 그리스 문학, 기억 이론과 행동 이론 등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국내외에서 다수의 논문을 출간했고 『파이드로스』, 『형이상학』 등을 번역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세계』, 『영원한 현재의 철학』 등을 저술했다. 네이버 ‘열린연단’, JTBC ‘차이나는 클라스’, EBS ‘클래스e’ 등에서 그리스 철학을 소개했고 동아일보 칼럼에서 ‘신화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사상’이라는 주제로 그리스 문학, 철학, 역사를 소개했다. 현재 『철학사 밖의 아리스토텔레스』, 『숙고하는 인간』, 『지혜로운 동물』 등을 집필 중이다. 통영을 오가면서 에토스, 기억, 장소의 관계를 연구하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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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발생과 유전에 대한 서양 최초의 이론서이자
아리스토텔레스 자연철학의 정점

2400년 전의 생물학 저서에서 서양철학의 근본 문제들에 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철학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학문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낳고 올리브 씨에서 올리브가 생긴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동종 개체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도 똑같다. 『동물발생론』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일은 그 본질적 조건들을 분석하고 그것들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원리들을 탐구한 데 있다. 노벨상 수상자 M. 델브뤼크(Max Delbruck)가 “DNA의 원리를 발견한 공적을 인정해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노벨상을 수여해야 한다”라고 말한 이유도 거기 있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후반생 25년 동안 이어간 광범위한 생물학 연구의 최고 성과로 꼽힌다. 여러 부류 동물들의 발생 과정과 격세유전 등 다양한 유전 현상을 설명하는 서양 최초의 이론이 담겨 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형이상학』에서 제기된 존재론의 아포리아들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학문적 논증에 필요한 전제들을 찾아가는 수많은 탐구와 발견의 사례를 제시한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지금까지 서양 철학의 핵심적인 논쟁거리로 남아 있는 존재론과 인식론의 근본 문제들을 새로운 지평에서 논의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생물학 연구의 최고봉 … 말년의 완숙한 이론 담겨
‘생물학의 아버지’가 남긴 과학적 사고와 철학적 사유의 결정판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에서 생물학 연구가 갖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것은 지금까지 전하는 그의 저술에서 생물학 저술이 3분의 1을 넘게 차지한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연구는 동물들에 대한 박물학적 기록인 『동물지(Historia animalium)』에서 시작해서, 생명의 다양한 능력들을 다룬 『영혼론(De anima)』과 영혼의 능력을 가능케 하는 신체적 부분들에 대한 연구인 『동물부분론(De partibus animalium)』을 거쳐 동물의 생식 능력을 다룬 『동물발생론(De generatione animalium)』으로 이어진다.
『동물지』가 550여 종에 이르는 동물들에 대한 탐문과 관찰을 바탕으로 사실들을 기록했다면, 『동물부분론』은 동물들의 내외부 기관들이 어떠한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서 있는지를 목적론적으로 설명한다. 한편 『동물부분론』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공통된 기능인 생식과 발생을 다루고 있어, 앞선 저술에서 시도된 목적론적 설명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명체에 속하는 생식의 능력, 배의 발달 과정, 유전 현상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완숙한 생물학적 이론을 이 책에 담아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의 단계적 상승을 표현하는 ‘자연의 사다리’와 ‘피’가 있고 없는 동물들의 이분법을 토대로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과 곤충들의 생식과 발생을 그에 관여하는 생식기관들의 기능과 관련해서 설명한다. 설명의 대상도 태생동물, 난태생동물, 완전한 알을 낳는 난생동물, 불완전한 알을 낳는 난생동물, 애벌레에서 생겨나는 동물들, 자연발생을 통해 생겨나는 동물들과 곤충들로 구분하고 선행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생명체의 발생 문제를 논의한다.

치밀한 분석과 비판적 탐구로 쌓아올린 고대의 ‘발생학’과 ‘유전학’
『자연학』과 『형이상학』 생성 이론 논의에 공백 메워

『동물발생론』에서 동물의 발생에 대한 논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그 하나는 ‘발생학’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학’에 해당한다. 이 두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근본 개념들과 원리들이 생명체의 발생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생명체의 발생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어떤 점에서 현대 생물학과 만나고, 또 어떤 점에서 갈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동물의 발생은 스페르마의 도구적 운동이 경혈에 전달됨으로써 실현된다. 이때 스페르마의 운동은 그 안에 들어 있는 프네우마의 열기가 일정한 로고스에 따라 작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오늘날의 생물학 용어를 사용한다면, 스페르마의 운동에 의한 생명체의 발생 과정은 생화학적 과정이자 유전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는 ‘합법칙적 지향(teleonomical)’ 과정이다. 이 과정의 지향점은 물론 부모와 종이 같은 개체의 재생산이다. 이 사실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술 여러 곳에서 “사람이 사람을 낳는다”는 공식에 담아 표현했는데 이것은 현대 생물학의 “불변성 복제(invariante Reproduktion)”의 관념을 담은 것이다.
그러면 동물의 발생 과정에서 종적인 보편성 이외의 개별적 특성들은 어떻게 생겨날까? 여아의 출생, 이변의 발생, 아버지를 닮은 남아의 출생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일반적 설명을 함께 살펴보면, 그의 유전 이론의 몇 가지 기본 특징들이 분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첫째, 스페르마의 운동이 발생 과정에서 얼마만큼 관철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유전 현상이 나타난다. 그 운동이 경혈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력하다면, 아버지를 닮은 남아가 태어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변’이 출현한다. 둘째, ‘이변’ 현상은 스페르마의 운동 능력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들, 예를 들어 나이, 체질, 영양, 기후, 지역적 조건과 같은 신체적 환경적 요소들의 영향 아래서 일어난다. 셋째, 스페르마 안에는 하나의 ‘운동’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운동들(kineseis)’이 포함되어 있다. 이 복수의 운동들 가운데 어떤 것은 실현되고 어떤 것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 현상이 나타난다.

근대 과학자들의 제한된 평가 넘어서는 ‘탐구와 발견의 길’ 제시
실체와 생성, 질료-형상, 목적과 필연성 등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충실한 안내자

그렇다면 『동물발생론』은 발생과 유전에 대한 고대의 일반론에 머무는 저작일까? 옮긴이 조대호 교수(연세대)는 너무 협소한 인식이라고 지적하며 『동물발생론』에는 “생명계의 놀라움을 보여주는 사실들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설명이 가득하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예로 이종 결합의 가능성과 이 결합에 의한 새로운 종의 출현(2권 7장), 난태생과 태생 상어에 대한 관찰 기록(3권 3장), 연체류의 교접완에 대한 관찰(1권 15장), 암수한몸 동물에 대한 관찰(2권 5장) 등을 꼽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명계의 놀라운 현상들을 다루면서도 자신의 탐구 방법을 충실하게 따른다는 점도 강조되어야 한다. 『분석론후서』가 학문적 인식을 가져다준 ‘논증’의 모델을 제시했다면, 『동물발생론』에는 그러한 논증의 출발점이 되는 전제들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이러한 ‘탐구적 추론’은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르네 데카르트 등 근대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의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평가(‘삼단논법적 형식의 논증’)를 넘어서는 과학적 방법론인 것이다.
『동물발생론』에는 ‘생물학의 아버지’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오명을 안겨준 주장들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각류와 일부 곤충들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입한 ‘자연발생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는 대신에 어떤 이유에서 그런 관찰과 설명에 도달했는지를 주목한다면, 존재와 생성의 관계, 기술적 제작과 자연적 발생에서의 질료-형상설, 개별적 실체의 발생 과정, 목적과 필연성의 관계 등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루는 철학적 문제와 해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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