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온몸으로 말한다
《이철수의 웃는 마음》은 이철수가 제천의 평동마을로 거처를 옮긴 이후 25년에 걸친 삶과 사색의 결과물이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는 평범한 삶을 통해 자기 성찰과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한 구도자의 기록이기도 하다.
평범한 삶 속에 비범함을 감추고 있다고나 할까? 인간의 노동, 세상살이의 이치, 자연의 사계와 생명의 순환 등에 대한 통찰은 빼어나다. 자연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온몸으로 함께 살아온 탓일 게다. 나무, 풀, 바람, 별, 새, 물, 벌레 등 아주 작은 생명조차 놓치지 않는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한다. 온몸으로 말한다.
1장 삶
부부, 가정, 집, 먹거리 등 기본적인 세상살이를 다루고 있다. 평범한 시골생활을 통해 일상적인 삶의 가치와 이치를 이야기한다.
‘저물도록 일했습니다. 이제 들어가자고 아내와 남편이 서로 부릅니다. 밥은 달고 잠은 깊을 겁니다.’
일과 삶에 대한 통찰이 번뜩이는 화제가 만들어내는 울림은 깊고 넓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부부의 정겨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2장 자연
자연은 이철수에게 삶의 도량이자 경전이다. 농촌에 살면서 온몸으로 느끼는 모든 소소한 생명들. 땅, 흙, 공기에 기대어 사는 끈질긴 생명력은 늘 경탄의 대상이다. 그 순간 자신도 각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농사 중에 하늘의 마음을, 하늘 보다 더 큰 힘에 대한 통찰의 언어를 듣는다고나 할까, 그걸 귀나 눈이 아니라 온몸으로 듣고 깨닫는 거죠.”
하늘은, 자연은 누구의 편을 드는 경우가 없다. 자연은 그냥 자연의 일을 할 뿐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자연의 다채로운 변화도 조화도, 그게 원래 그렇다고 받아들어야 한다.
3장 마음
마음공부란 마음의 길 찾기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떠나는 여행처럼 스스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이라는 게 본질적으로 인연 따라 불현듯 나타난 찰나적이고 사소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게 이철수의 깨달음이다. 그는 이런 소식조차도 눈이나 귀가 아니라 '몸‘으로 들어 알 수 있고, 또 그게 자신의 삶이 되기를 바란다.
‘염주 끈이 풀렸다 / 나 다녀간다고 해라 / 먹던 차는 / 다 식었을 게다 / 새로 끓이고 / 바람 부는 날 하루 / 그 결에 다녀가마 / 몸조심들 하고 / 기다릴 것은 없다’
‘좌탈’이라는 제목의 판화 화제다. 그에게 죽음은 완전한 무, 또는 완전한 소멸이다.
4장 사람
이철수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인간관계하는 게 참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못 견뎌서 버리고 떠날 자리는 아니다. 그게 사는 거기도 하고.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것도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때문이다. 장일순 선생과 권정생 선생이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권정생 선생은 메마른 보리밭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멀고 가까운 모든 불쌍한 죽음을 아파하? 슬?했지요.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참 적게 쓰신 분. 이런 분이 성자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언젠가 장일순 선생께서 ‘제일체심’이라는 글귀를 보내주셨어요. ‘마음을 다 버려라!’라는 건데, 이걸 한동안 주방 벽에 걸고 지냈죠. 쓸데없는 생각 말고, 밥이나 먹어! 그런 뜻으로 새기면서…….”
새 한 마리,
유리창 안에서 바깥을 찾지 못한다.
너 같다.
눈부신 가을꽃처럼
누구나 반짝이는 별빛이지.
당신도 나도 누구라도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젠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