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오리가 목욕을 하다 물에 빠져 죽는다고?
신기한 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수만 년을 이어 온 그들의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다!
까치는 왜 전봇대에 둥지를 지을까? 학이 한쪽 다리로 서 있는 까닭은? 으악새는 풀일까 새일까? 누구나 한번쯤 이런 질문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동안 새의 생태를 다룬 조류도감은 많아도, 새와 관련된 속담, 전설, 민속자료 등 문화와 역사까지 두루 아우른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평생 동안 새를 연구한 우용태 교수는, 이 책에서 까마귀, 까치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현장감과 더불어 ‘시치미 떼지 마라’의 시치미가 무엇인지, 부엉이가 정말로 방귀 소리에 놀라는지 등 새와 인간이 함께 살아 온 역사에서 꺼낸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잘 가르치면 까치나 까마귀도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같은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알았다면 어서 배낭을 챙겨 집 밖으로 나서 보자.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그냥’ 새들에게 말을 걸면, 새는 자신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팔십 평생을 우리 새 연구에 헌신한
‘대한민국 새 할아버지’ 우용태 교수
1933년 부산시 동래구에서 태어난 저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유별나게 새를 좋아했다. 그래서 새에 얽힌 추억도 많다. 초등학생 때 강가의 새를 보러 갔다가 물 깊은 곳으로 미끄러져 죽을 뻔한 것을 지나가던 사람이 구해 준 적도 있고, 중학생 때는 과수원에 있는 새 둥지를 관찰하러 들어갔다가 도둑으로 몰려 매를 맞기도 했다. 성년이 되어서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새를 보러 다니다 간첩으로 오인을 받아 파출소에 끌려간 적도 여러 번이다.
물새를 관찰하려고 낙동강에 배를 타고 나간 것은 아마도 천 번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산야에서 노루와 멧돼지를 잡기 위해 파 놓은 함정에 빠져 심하게 다친 적도 있고,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서 눈을 다치기도 했다. 여러 종류의 새를 집에서 기르면서 달걀과 소고기를 먹이로 주었는데, 어렵게 살던 당시의 생활 형편에서 달걀이나 소고기는 아내와 자식들도 감히 먹지 못하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아내가 “당신이 새에 쏟는 열정을 3분의 1만 집에 쓴다면 우리도 꽤 잘살 것 같은데…”라는 말을 저자에게 했지만, 그것이 잘 안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담은 새에 관한 많은 지식은 책으로부터 얻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팔십 평생에 걸친 저자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새 연구를 위해 오랫동안 박제 표본 작업을 하느라 유독한 화학 약품으로 인해 지금은 시력을 거의 잃었지만, 저자는 그래도 “바보처럼 새를 좋아한 한평생의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아마도 전생에 ‘새’였을지도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과학과 인문ㆍ생태를 넘나들며 들려주는
수만 년을 이어 온 생명의 지혜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류도감은 많지만 주로 자연에서 새를 관찰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와 관련된 속담이나 전설 등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새의 생태에 관한 여러 연구 논문을 저술해 온 우용태 경성대 조류관장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학술적인 책들에는 담지 못한 새와 관련된 속담, 전설, 민속자료 등 과학ㆍ역사ㆍ문화를 아우르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어머니가 품 안의 어린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상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주듯, 저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는 오랜 세월을 이어 온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매일 마주치는 까치, 비둘기부터 지금은 사라진 황새에 이르기까지 18종의 새 이야기에는 ‘시치미 떼지 마라’의 시치미가 무엇인지, 부엉이가 정말로 방귀 소리에 놀라는지 등 새와 인간이 함께 살아 온 역사에서 꺼낸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또 새에 관해 사람들이 자주 묻는 여러 질문들을, 오랜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쉽고 단순한 예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과학과 인문ㆍ생태를 넘나드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참 ‘쉽게’ 읽힌다. 특히 직접 겪은 일들을 위주로 새의 생태에 관한 설명을 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준다.
새와 동물,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살펴본다
《물총새는 왜 모래밭에 그림을 그릴까》에는 오리가 목욕을 하다 물에 빠져 죽는다거나 알고 보면 원앙 부부가 사이가 항상 좋은 건 아니라거나 하는, 우리 상식(혹은 상식이라고 믿어 온 편견)을 깨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편에 걸쳐 나온다.
까치는 왜 전봇대에 둥지를 짓는지, 학은 왜 한쪽 다리로 서 있는지, 독수리는 정말로 아이를 채어 가서 먹는지 등, 누구나 한번쯤 해 본 질문들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다시 살펴보며 새로운 눈으로 자연을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인간의 삶과 동물의 삶을 서로 비교해서 언급하며, 인간이 가진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수만 년을 이어 온 생명의 지혜 앞에서 얼마나 오만한 자세인가를 지적한다.
더불어 각 장의 끝에는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해당 장에서 언급된 이야기들 가운데 독자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내용, 또는 좀 더 확장해서 고민해 볼 만한 내용을 별면으로 구성했다.
어린 시절에 물총새가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이웃집 어른의 이야기를 듣고, 바보 같은 호기심으로 물총새를 찾아다닌 저자는 비록 ‘물고기 잡는 그림’ 그리는 법은 배우지 못했지만 누구보다도 새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린 날의 저자에게 물총새가 그러했듯, 이 책이 독자들에게 세상의 비밀스러운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