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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아키-페카 시니코스키
핀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시드니, 뉴욕, 모스크바 등에서 전시되었습니다. 『달 아래, 우리는』은 처음으로 선보이는 어린이 그림책입니다. 따뜻하고 철학적인 문체로 슬픔과 아름다움, 엉뚱함이 함께하는 마법 같은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그림 : 일야 카르시카스
핀란드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삽화 작업 외에도 음악을 만들고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역자 : 이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한 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기획편집과 번역을 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옮긴 책으로는 『소녀와 새』, 『산다는 것은』, 『줄이 너무 길어서』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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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에도 평범한 일상은 계속된다
슬픔과 함께 하루를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에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온다.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은데,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간다. 그 평범한 하루가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더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서커스단에서 일하던 엄마는 어느 마법 같은 밤에 높이 날아올라 달에 닿았고, 다시는 내려오지 않았다. 북쪽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마술사였던 아빠는 우편배달부가 되었다. 마술로는 엄마에게 닿을 만큼 높은 사다리를 만들 수 없어, 마술에 실망한 듯 보였다.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늘 집을 비웠고, 아이는 단풍나무 그늘 아래 작은 집에서 거의 혼자 하루를 보낸다.

이 그림책은 상실을 커다란 사건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저 상실을 겪은 가족의 일상을 담아낼 뿐이다. 우리는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에도 매일 밥을 먹는다. 팬케이크에 딸기잼을 얹어 먹으며, 식탁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거창한 일이 아닌, 오늘의 식탁을 차리는 작고 성실한 몸짓으로 말이다. 아빠는 오늘도 우편을 배달하고, 길고양이 부다는 어디선가 낮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가족은 어떻게 다시 하루를 살아내는 걸까. 핀란드 작가 아키-페카 시니코스키는 그 질문을 따뜻하고 철학적인 문장에 담아, 슬픔의 한가운데에서도 계속 흘러가는 일상을 가만히 비춘다.

“내가 진짜로 존재하는 걸까?”
죽음이 두려운 강아지 야파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

낡은 욕조에서 숨을 참고 누군가의 말소리를 따라 배수구로 가라앉은 아이는 이상한 섬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배가 부서진 세 명의 선원 할아버지와 강아지 야파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은 아이에게 생선 수프와 딸기잼을 얹은 팬케이크를 한 상 가득 차려 준다. 아이는 문득 삶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할아버지들과 함께 체스와 여러 가지 카드놀이도 하고,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엄마와 파도, 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침마다 섬을 한 바퀴 돌며 해변으로 떠내려온 보물들을 찾아다닌다. 저녁이 되면, 가라앉은 배의 선원들을 추모하며 촛불을 밝힌다.

슬픔이 어려 있으면서도, 다정한 마음을 건네는 이상한 섬에서 아이는 가장 어려운 질문과 마주한다. 강아지 야파는 자신이 진짜로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누군가의 생각이나 상상 속에만 있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것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 무서워, 죽음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아온 야파를 위해 아이는 소시지를 구워 준다. 야파를 꼭 껴안고 엄마가 가르쳐 준 말을 들려준다. 아무도, 아무것도 진짜로 죽지 않으며 그저 모양만 바뀔 뿐이라고. 삶은 죽음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때때로 그렇게 느껴질 뿐이라고 말이다. 죽음이 무서워 웅크리던 야파에게 필요했던 것이 곁에 앉아 소시지를 구워 주는 누군가였듯,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눈빛과 따뜻한 품 하나면 충분하다. 계속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걸까 하고 나의 존재에 의문이 들 때면, 이 그림책을 펼쳐 환상적인 모험 속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여전히 엄마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할아버지들은 바다가 준 보물로 작은 돛단배를 만들어 준다. 돛에는 바람을 받고, 얼굴에는 햇빛이 비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바다를 항해하는 법을 알려 주기도 한다. 아이는 야파와 함께 천 일 동안 밤낮으로 바다 위를 나아가고, 커다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 여행이 시작되었던 낡은 욕조로 돌아온다. 그날 저녁 아빠는 팬케이크를 만들어 준다. 식탁에 마주 앉아 밤이 깊도록 서로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창문 너머 달 위에 앉아 있는 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우리는 여전히 같은 달빛 아래에 있다. 떠나간 사람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뿐이다. 아이는 엄마가 그저 달로 이사 갔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엄마를 껴안을 수는 없지만, 아이는 여전히 엄마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었던 누군가는 나무가 될 수도 있고,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새가 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존재는 사라지지 않고, 모양만 바뀔 뿐 우리 곁에 머문다. 지금도 달 위에 앉은 누군가가 발가락을 까딱까딱 흔들며, 달빛 아래에 있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모든 이들의 마음에 이 그림책이 달빛처럼 조용히 내려앉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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