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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번의 동물원 탐험 : 기억 속에 희미해진 동물들이 다시 온다 - 2026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효형출판 20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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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된 약속 12

제1부
보다 · See

1. 나의 첫 동물원, 질문은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26
2. 100번의 방문이라는 위대한 약속 34
3. 다큐멘터리, 렌즈의 정직함을 믿다 42
4. 렌즈 뒤의 고백, 닫힌 문이 열어준 깨달음 52
5. 동물원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62
6. 동물원에 태어난 아기 동물들이 전하는 희망 74
잠시 멈추어, 보다 94

제2부
생각하다 · Think

7. 혼돈의 시간 그리고 멈추지 않는 기록 98
8. 왜 한국 동물원에 북극곰은 없을까? 110
9. 동물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배운 것 132
10. 장노출 : 흐려진 풍경 속 더 선명해지는 존재 142
11. 갇힘 속에서 피어나는 존재의 의미 156
12. 다산의 상징 뒤에 가려진 고독한 서사시 168
잠시 멈추어, 생각하다 188

제3부
느끼다 · Feel

13. 열화상 카메라와의 조우 : 체온이 건넨 공통의 언어 192
14. 철창 너머로 전해지는 따스한 생명의 기운 204
15. 멸종위기종 코뿔소의 본질 214
16. 판다 ‘푸바오’, 그 아슴한 생명의 온도를 담다 226
17. 카메라가 아닌 마음으로 읽은 체온 242
18. 오감으로 느끼는 동물원의 또 다른 생명 254
잠시 멈추어, 느끼다 264

제4부
묻다 · Ask

19. 한국 동물원 100년의 그림자와 빛 268
20. 동물원 안팎에 있는 동물을 나누는 기준은? 288
21. 침팬지 ‘관순이’·‘광복이’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 302
22.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들을 자격이 있는가? 326
23. 갈비뼈 사자 ‘바람이’가 전하는 바람 350
24. 질문하는 동물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374
잠시 멈추어, 묻다 394

에필로그 : 끝나지 않은 탐험 396
저자 소개
저자 : 비두리
본명 박창환. 2003년 대학교 학보사 기자 시절 사진에 입문했다. 2009년부터 시작한 ‘동물원’ 시리즈로 인류학적 관점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탐구해 왔다. 201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리니 레이디 아트센터 전시에 해외 특별작가로 초청되었으며, 2018년 온빛 사진상을 수상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니콘 Club : N 앰배서더 1기로 활동했다.
2022년 경기도 사진가 그룹 ‘다큐경기’에 합류한 이후 동물과 생태계를 주제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여 ‘경기도의 물길’, ‘숨골’ 등 자연 환경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부터 동물원을 주제로 열 차례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재 한경국립대학교 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에서 사진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그의 카메라는 관찰과 성찰의 도구로서, 사회가 외면해 온 존재들과 생태를 기억하게 하고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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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동물원에서 시작된 500번의 탐험,
그리고 생명의 기록들

사진가의 렌즈 너머로
당신이 몰랐던 질문들이 찾아온다

이 책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된 약속이 15년의 시간과 500번의 방문으로 이어진 기록이다. 저자에게 동물원은 단순한 ‘관람의 공간’이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반복해서 마주쳐온 하나의 세계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렌즈 앞에 선 생명과 인간 사이에 형성되는 감정과 질문이 밀려온다. 동물원이라는 장소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시선을 통해, 우리는 익숙하다고 믿어온 풍경을 처음처럼 다시 보게 한다.
동물원은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저자는 말한다.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자, 생명과 문명이 충돌하는 현장이라고. 그 시선은 특정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보호와 감금, 보전과 소비, 관찰자와 피관찰자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이 책은 그 경계 위에서 살아온 동물들의 존재를 하나의 ‘사건’처럼 기록한다.
『500번의 동물원 탐험』은 동물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인간에 관한 책이다.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형성된 감정, 그리고 끝내 사라지지 않는 질문들. 이 기록은 독자에게 동물원을 다시 방문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 수없이 지나쳐온 그 공간을 다른 눈으로 기억해 보라고 조용히 제안한다.

책 속에서

자, 나와 함께 동물원 안으로 들어가 보자. 그곳에서 당신은 구경거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존재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여정 끝에 당신은 무엇을 보게 될까? -13쪽,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된 약속

대학생이 되어서야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에버랜드를 찾게 되었다. 동물들을 ‘보았다’라는 사실 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 대학생 때 무심히 스쳐 지나간 동물원의 풍경이 훗날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평생의 여정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28쪽, 나의 첫 동물원, 질문은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인도 뭄바이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 『파이 이야기』(얀 마텔, 2002)에서 동물원은 통제와 자유 사이의 경계선처럼 그려진다. 혹자는 동물을 동물원에 갇힌 불쌍한 존재로 여기며 쉽게 연민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지독히 인간 중심적인 시선이다. -46쪽, 다큐멘터리, 렌즈의 정직함을 믿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힘은 ‘이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라는 일종의 소명 의식과 작업 자체에 관한 깊은 확신에서 나왔다. 동물원에 갈 때마다 마주하는 생명의 모습은 나에게 ‘이들의 시간을, 이들의 존재를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묵직한 책임감을 안겨주었다. -60쪽, 렌즈 뒤의 고백, 닫힌 문이 열어준 깨달음

새로운 생명의 시작은 감동적이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운명 앞에서 존재의 무게와 슬픔을 동시에 마주하게 한다. 아기였던 동물들이 자라며 겪는 환희와 위기, 극복의 서사는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다. 울타리는 그들의 몸만 가둘 뿐 강인한 생명력과 빛나는 존재 의미는 가둘 수 없다. -92쪽, 동물원에 태어난 아기 동물들이 전하는 희망

통키의 생애 마지막 날을 힘들게 했던 관람객 중의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늘 동물원에서는 조용히 사진을 찍곤 한다. ‘나이가 많았던 통키에게는 그것마저도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약한 몸이 버티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127쪽, 왜 한국 동물원에 북극곰은 없을까?

나는 동물원을 더 나은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포부로 『동물원』 연작을 진행했다. 하지만 10년을 작업하고도 정작 내가 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죽어가는 동물들이 계속 있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생을 마감한 ‘남극이’, ‘통키’ 같은 북극곰들은 나에게 사진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내가 렌즈 안에 담아낸 이름 모를 수많은 동물도 이미 하늘나라로 갔을 것이다. 감상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생각들을 감정적으로 되뇌었다. -147쪽, 장노출 : 흐려진 풍경 속 더 선명해지는 존재

동물원은 철창과 유리 벽으로 동물과 관람객을 구분한다. 초식 동물사는 보통 울타리로 되어 있는 반면, 맹수사는 쇠창살이나 강화 유리창으로 구분돼 있다. 이런 분리는 서로를 막아서기도, 지켜주기도 한다. 이 경계 너머에서 만난 암컷 재규어 ‘재순이’의 뜨거운 온기는 그 물리적 장벽이 결코 꺼뜨릴 수 없는 생명의 불꽃임을 말해준다. -204쪽, 철창 너머로 전해지는 따스한 생명의 기운

나는 현재의 동물원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득 생각에 잠긴다. 이 순수한 기쁨의 이면에 창경원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가 동물들을 ‘본다’라는 행위는 과연 순수한 관찰일까. 아니면 여전히 제국주의 시절의 시선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듯 한국 동물원은 식민의 상처 위에 세워진 위안의 공간이라는 모순을 안고 있다. -278쪽, 한국 동물원 100년의 그림자와 빛

하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을까? 동물원의 공식 발표는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한 해피엔딩 서사였지만, 나는 9일간 야생의 공기를 마신 꼬마의 내면을 생각했다. 청계산의 흙냄새와 칼날 같은 겨울바람, 스스로 먹이를 찾던 밤의 기억은 말레이곰의 몸 어디엔가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았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우리 안에서 꼬마는 예전처럼 천방지축으로 굴었을지라도, 그가 바라보는 하늘은 탈출 이전의 하늘과 결코 같을 수 없었으리라. -331쪽,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들을 자격이 있는가?

동물원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이처럼 미세한 차이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하지 않을까? 동물의 고통에 분노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열병’과, 달라질 리 없으니 외면하려는 ‘냉소’ 사이에서 그들의 고통과 가능성을 함께 느끼며 꺼지지 않는 관심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찰하는 자가 지녀야 할 미지근하지만 단단한 체온이다. -379쪽, 질문하는 동물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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