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추락이 환희가 되는 유일한 세계,
물리학, 심리학, 역사, 문화사를 넘나드는 지적 탑승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롤러코스터'라는 지극히 동적이고 짜릿한 소재에 '읽다'라는 정적이고 지적인 행위를 결합하여 만들어낸 낯설지만 끌리는 텐션에 있다.
저자는 방송, 영화, 테마파크, 관광을 종횡무진하며 평생 ‘재미있는 일’의 본질을 탐구해 온 스토리텔러다. 그의 독보적인 내공은 철골 구조물과 물리학 법칙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인간의 내밀한 심리와 문화사적 맥락으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들은 단순히 놀이기구의 구동 원리를 배우는 것을 넘어 공포를 유희로 치환하고 추락을 환희로 바꾸어내는 인간 고도의 정신 활동과 마주하게 된다. 활자를 읽는 행위 자체가 마치 궤도 위에 올라타 완벽하게 통제된 중력 비행을 경험하는 듯한 독특한 공감각적 해방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4단계 트랙으로 완주하는 국내 최초의 롤러코스터 인문학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중력에 맞서는 원초적 감각의 기록’이다. 목차 구조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롤러코스터 운행 코스를 재현하며 독창적인 서사를 선보인다. 저자가 정교하게 설계한 4단계의 트랙(TRACK)을 따라가다 보면, 17세기 러시아의 얼음 미끄럼틀부터 최첨단 4차원 코스터에 이르기까지 역사, 심리, 테크놀로지를 넘나드는 지적 질주를 경험하게 된다.
-TRACK 1. TENSION (전율의 시작) : 비유를 넘어 실체로 오르는 리프트
일상적인 수식어로 소비되던 ‘롤러코스터’의 관념적 비유를 깨고 철골 궤도의 실체를 마주하는 단계를 다룬다. 롤러코스터의 어원과 탄생의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 롤러코스터의 출발점인 청룡열차와 88열차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현실의 모서리를 비켜간 안전한 탈출구로서 인간이 왜 이 거대한 구조물에 매료되었는지 그 긴장감의 서막을 연다.
-TRACK 2. THRILL (공포의 쾌감) : 추락의 힘만으로 질주하는 무동력의 미학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오만가지 방법부터 시작해 ‘7억 5천만 분의 1’이라는 흥미로운 확률의 과학을 파고든다. 자동차 1,000대와 맞먹는 압도적인 에너지 분출, 그리고 엔진 하나 없이 오직 정직한 낙하의 힘만으로 달리는 무동력의 미학을 분석한다. 나아가 공포를 이겨내는 롤러코스터만의 생존 전략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단순한 탑승을 넘어선 ‘공포의 즐거움’을 인문학적으로 해부한다.
-TRACK 3. EXTREME (극한의 설계) : 중력을 거스르는 테크놀로지의 정점
비명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중력과 회전 기술의 비밀을 공학적으로 밝힌다. 항공모함, F1, 잠수함의 최첨단 기술이 어떻게 급발진과 다이빙 코스터에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고, 나무(우든)와 강철의 결합을 넘어 공간과 차원을 이동하는 4차원 롤러코스터까지 극한의 설계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유희 본능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TRACK 4. HOORAY!! (경계를 넘는 해방감) : 거친 질주 끝에 마주하는 안도와 환희
날씨조차 방해할 수 없는 실내형 코스터, 경쟁과 유대를 자극하는 듀얼트랙, 그리고 롤러코스터의 문법을 파괴하는 비전통적 코스터와 워터코스터까지 롤러코스터의 무한한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북한 만경대유희장의 2중회전관성열차를 비롯해 세상에서 가장 느린 코스터와 기상천외한 코스터들의 향연을 통해, 마지막 궤도를 통과한 독자들에게 온전한 지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 책만의 스페셜 부록: 죽기 전에 타봐야 할 11개의 롤러코스터
본문 전반에 걸쳐 유기적으로 배치된 이 특별 가이드는 이론으로 다진 지적 전율을 실제 현실의 스릴로 연결해 주는 독보적인 이정표 역할을 하며, 이 책의 소장 가치를 더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늘 바라보던 놀이공원의 풍경이, 그리고 ‘롤러코스터 같다’고 읊조리던 일상이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되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제 비명 뒤에 숨겨진 완벽한 설계의 세계를 향해, 책장이라는 이름의 궤도 위로 탑승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