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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_ 인문학과 과학으로 풀어낸 한우 얼룩소 이야기 · 5
들어가는 글 · 16
박목월의 ‘얼룩 송아지’
귀가 닮은 얼룩 송아지 · 24
‘얼룩 송아지’는 ‘얼룩박이 젖소 송아지’ · 26
이중섭의? ‘소’
싸우는 소 · 33
이중섭의 삶과 작품세계 · 34
화풍 · 43
이중섭과 소 · 46
‘얼룩백이 황소’는
정지용의 · 65
정지용의 삶과 시인 정지용 · 68
‘아롱점말’과 ‘얼룩백이 황소’ · 75
정지용과 박목월 · 86
얼룩백이 누렁이 황소라면 · 89
이 땅에는 각양각색의 ‘얼룩소’가 있었다
반斑과 염簾 · 97
옛 한우의 생김새와 털색
『신편우의방』 ‘소의 생김새 및 털색 관찰론’ · 113
청우에 대해 · 124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 얼룩소
칡소를 좇다 · 133
희미하게 멀어져간 칡소 · 138
고구려 고분벽화와 얼룩소
고분벽화와 음양오행, 그리고 화공 · 145
안악3호분의 벽화 · 152
검정소, 누렁소, 그리고 얼룩소 · 159
칡소의 행방
흑우와 칡소 · 171
칡소의 특징 · 177
칡소와 털색 유전자 · 180
외국의 ‘호반우’ · 191
칡소의 행방 · 197
참고문헌 · 206
저자 소개
저자 김진수는 실향민 부모로부터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자랐다. 변두리 인생들은 자연과 친했다. 이윽고 자연과 놀 줄 알게 되었다.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축산 관련 업체 여러 곳에서 십수 년간 일했다. 출판에 종사하면서 어느덧 그 이상의 세월을 보냈다. 옮긴 책으로 『인간, 그 이후 ― 진화와 인간의 종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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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과학으로 풀어낸 한우 얼룩소 이야기
호랑이를 닮은 한우가 있다. 칡넝쿨을 온몸에 칭칭 두른 것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 칡소. 칡소에 대한 관심이 커져만 간다. 그도 그럴 것이 한우 하면 떠?오르는 게 순둥이 같은 누렁이 아닌가. 그런데 호랑이 무늬를 가진 우리 재래종 소가 있다니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호랑이와 대적해도 물러섬이 없는 소였다고 한다. 상상만으로도 위용이 대단할 것만 같다.
칡소와 관련해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동요로 널리 알려진 박목월의 ‘얼룩송아지’나 정지용의 시 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 또 ...
인문학과 과학으로 풀어낸 한우 얼룩소 이야기
호랑이를 닮은 한우가 있다. 칡넝쿨을 온몸에 칭칭 두른 것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 칡소. 칡소에 대한 관심이 커져만 간다. 그도 그럴 것이 한우 하면 떠오르는 게 순둥이 같은 누렁이 아닌가. 그런데 호랑이 무늬를 가진 우리 재래종 소가 있다니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호랑이와 대적해도 물러섬이 없는 소였다고 한다. 상상만으로도 위용이 대단할 것만 같다.
칡소와 관련해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동요로 널리 알려진 박목월의 ‘얼룩송아지’나 정지용의 시 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 또 이중섭이 그린 ‘소’도 모두 얼룩덜룩한 외국산 젖소가 아니라 칡소라는 것이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에 등장하는 ‘얼룩소’도 칡소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큰 의문을 제기한다.
『칡소를 묻다 ― 토종 얼룩소에 대한 왜곡과 진실』은 그런 의구심에서 출발한 책이다. 박목월의 , 정지용과 이중섭의 삶과 예술, 그들의 문학과 그림, 근·현대부터 고대까지 옛 문헌과 벽화까지 넘나들며 칡소를 추적한 것이 돋보인다.
세계 도처에서 유전자원 확보를 위한 각축이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 재래종의 뿌리를 찾는 일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의외다. 칡소를 찾는 인문학적 여정이 칡소를 부정하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간행됐던 《조선농회보》를 뒤적거리고, 조선의 수의학서인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을 톺아보는 일이 그러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칡소를 좇는 일도 오히려 칡소가 점점 희미하게 멀어지는 일이었다고 토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제 때의 세밀한 기록조차 왜곡하고, 옛 문헌과 고대의 그림을 칡소의 기원을 밝힌답시고 엉뚱하게 꿰어 맞추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생명공학(축산) 연구자들의 연구논문을 살펴보면서 예시한 내용도 흥미롭다. 칡소가 검정소와 누렁이까지 낳는다고 한다. 게다가 칡소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외국 호반우의 예를 들고 고찰하는데, 우리와 다르지 않았던 바탕을 지적한다.
재미도 있고 흥미를 끄는 요소가 다분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칡소의 자리가 어디냐는 저자의 물음을 곱씹게 된다. 참신한 내용과 이색적인 주장을 담고 있어 우리 민속과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물론, 문학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 동물생명공학 전공자 및 축산 관계자들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얼룩송아지’와 ‘얼룩백이 황소’, 그리고 이중섭의 ‘소’
‘얼룩송아지’와 ‘얼룩백이 황소’, 그리고 이중섭의 ‘소’가 모두 칡소라는 데 대해 저자는 좀 생뚱맞다면서 반박의 이유를 댄다. 눈여겨 볼 만하다. 먼저, 박목월의 ‘얼룩송아지’는 상식이 파괴될 뻔한 일을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한다. 박목월 스스로 젖소라고 밝힌 근거를 찾아 제시하고 있다.
정지용의 ‘얼룩백이 황소’와 이중섭의 ‘소’에 대해서는 두 작가의 시어나 화풍을 검토해 반박한다. 그들의 삶과 예술에 천착하면서 칡소가 아닐 수 있다는 추론을 펼치는데, 꽤 귀담아 들을 내용을 담고 있다. ‘얼룩백이 황소’는 ‘얼룩백이 누렁이 황소’로 봄직하다는 것. 또한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작품과 정지용의 시를 비교한 대목도 흥미롭다.
한편 이중섭은 ‘야수파적 표현주의’ 화가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그의 와 연작에 있어서도 색다른 재미거리를 던져준다. ‘울부짖는 황소’가 특별한 소의 모습에서 착상의 단초가 마련되었을 거라는 얘기다. ‘이를 드러낸 채 윗입술을 말아 올리는’ 소의 성적 행동을 알아챌 수 있었던 데는 저자의 축산 전공도 도움이 됐겠다. 연작과 관련해, 작품에 등장한 소들의 ‘다리의 모양과 자세’가 고구려 강서대묘 벽화의 사신도에 나오는 ‘현무’를 쏙 빼닮았다는 비교도 참신하다. 평자들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는 연작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옛 한우의 생김새와 털색
저자가 “이 땅에는 각양각색의 ‘얼룩소’가 있었다”며 분석하고 제시한 자료를 유념해볼 필요가 있다. 일제 때 간행된 《조선농회보》를 보면 우리 한우는 누렁이뿐만 아니라, 검정소, 흰소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삼색반까지 있을 정도로 다채로웠던 ‘얼룩소’의 존재. 이는 이어서 고찰한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외견상 청우의 실체만 모호할 뿐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색 소들의 흔적까지 보게 된다. 그런데 『신편우의방』은 소의 생김새와 털색을 갖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논하고 있어 우리의 민속과 문화라는 측면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또 한 가지, 저자가 당황했다고 밝힌 내용이 있는데, 재래 토종이라는데도 『조선왕조실록』에서 칡소를 찾을 수 없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칡소의 근거라 했다는 『신편우의방』의 이우(?牛), 실록의 이우(?牛)를 놓고는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牛’는 칡소가 아니라 붉은 소를 말하며, 『논어』에서 유래한 ‘?牛’는 고대 중국에서 ‘별 볼일 없는 것으로 취급한 다양한 얼룩소’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를 조선의 칡소로 보는 데 우려를 표한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의 얼룩소는 칡소가 아니다
이제 저자는 고대의 벽화를 찬찬히 뜯어본다. 2004년 유네스코는 ‘고구려 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 가운데는 다른 고분에 비해 고구려 당대의 문화와 생활상을 보다 더 생생히 전해주는 고분이 있었다. 묘지의 주인공을 놓고 아직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안악3호분이다. 저자가 이 고분의 벽화를 톺아본 것은 거기에 등장한 얼룩소가 칡소라는 일각의 주장 때문이었다.
이 고분 동쪽 곁방 남쪽 벽면에는 외양간 그림이 있다. 검정소, 누렁소, 얼룩소가 등장한다. 저자는 이 얼룩소를 칡소로 볼 수 있는지 그림까지 곁들여 조목조목 반박한다. 칡소의 기원을 여기서 찾는 것은 지나친 견강부회라며 혀를 끌끌 찰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인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운영하는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한 내용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하기까지 한다.
외국에도 호랑이 무늬 소가 있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가 칡소 털색과 관련된 연구논문을 검토하고, 외국의 예를 들어 설명한 것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복원’이라는 단어의 사용조차 탐탁지 않게 여기는 저자가 보기에 칡소가 ‘만들어지기’엔 갈 길이 요원할 것 같다고 한다. 그렇다고 지레짐작한 것으로 볼 수는 없겠다.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해 과학적 논리로 뒷받침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의 품종 가운데 호반우가 적지 않게 출현한다며 제시한 사진들은 자못 시선을 끈다. 정지용이 를 쓸 무렵도, 더 거슬러 올라 조선시대 한복판, 고구려의 우리 소들의 모습도 이를 통해 추정해볼 수 있겠다는 저자의 견해가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여간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칡소도 하고많은 얼룩소의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재래 토종 한우인 누렁이와 검정소 등이 인간의 개입 없이 자연교배에 가까운 형태로 대를 이었다면 당연히 여러 모습의 얼룩소가 태어났을 테고, 칡소도 그 중 하나일 거라는 주장이다. 즉 칡소는 하나의 고유 품종으로 존재한 게 아니라며 얼룩소의 부분집합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칡소를 재래 품종으로 인정하기엔 모순과 왜곡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얼룩소가 칡소로 환원되는 현실을 보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한낱 도그마에 불과하다며 질타한다. 현재 칡소만 얼룩소로 남았다고 모든 얼룩소가 칡소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칡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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