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과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은 일종의 당위이자 희망 사항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자 현상이다.
K-팝과 드라마를 넘어 문학, 음식, 패션, 그리고 한국인의 정서와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가 세계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아름다움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 강국을 넘어, 매력과 영감을 수출하는 ‘문화강국’이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라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세계가 우리를 사랑해 주는 만큼,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 51~52쪽
변화의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어제 배운 지식이 오늘 낡은 것이 되고, 수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졌던 직업들이 순식간에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경고가 들려온다. 많은 이들이 묻는다. “기계가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까지 쓰는 세상에서 인간의 설 자리는 어디인가?” 두려움은 타당하다. 하지만 파우스트가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날아갔듯, 우리 또한 이 거대한 변형의 시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예견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 생각으론 우리의 미래는 AI가 인간을 몰아내는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오히려 ‘AI라는 강력한 엔진’에 ‘인간의 감성이라는 핸들’을 장착한 자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르네상스가 될 것이다.
- 69쪽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은 이미 입증되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 디지털 격차 해소와 같은 인류 공통의 과제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외교는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다.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평화를 지렛대 삼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당한 나라.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세상을 이끄는 대한민국의 진짜 모습이다.
- 84쪽
현명한 해법은 결국 ‘중용(中庸)’과 ‘서사의 통합’에 있다. 용산은 어느 한 세대나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공간이다. 따라서 갈등의 해결 방향은 물리적 개발의 속도 조절을 넘어, 서로 다른 목소리가 섞일 수 있는 ‘비정치적 문화광장’을 넓히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시민의 발길이 닿는 공원의 서사를 풍성하게 채우는 것, 그리고 개발의 이익이 원주민의 소외로 이어지지 않도록 숙의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거버넌스의 정착이 필수적이다.
- 101쪽
결국 용산의 역사를 다시 쓴다는 것은 옛것과 새것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는 고도의 예술적 행위와 같다. 옛것만 고집하면 성장이 멈추고, 새것만 주장하면 근간이 흔들린다. 용산의 미래는 이 두 가치가 부딪혀 만들어내는 불꽃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 용산역의 마천루가 만드는 스카이라인과 용산공원의 구불구불한 흙길이 공존하는 모습, 첨단 IT 기업의 빌딩 숲 사이로 옛 철길의 흔적이 산책로가 되는 풍경. 이 조화로운 공존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역사의 재창조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되 근본을 잊지 않는 태도, 현재의 파고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지향점만큼은 명확히 하는 고민이 계속될 때 용산은 비로소 세계가 주목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 107쪽
용산의 정신적 지주를 찾으라면 단연 ‘효창공원’이다. 원래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묘역이었던 이곳은,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이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삼의사(三義士)의 유해를 모셔오며 민족의 성지로 거듭났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은 엄숙하지만 무겁지 않다. 그들은 죽어서도 용산의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 땅의 자유가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인지를 말없이 웅변한다.
- 120쪽
2026년, 세계는 다극화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부상과 함께 서구 중심의 질서에 균열이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리는 식민 지배와 전쟁, 독재를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경험이 있다. 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에게 서구 선진국들이 줄 수 없는 영감을 준다. 이재명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 디지털 격차 해소, 팬데믹 예방 등 인류 보편의 과제에서 주도적인 어젠다를 제시하며 ‘소프트 파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 1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