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어른의 자리에서 다시 펼쳐 보면 어떻게 느껴질까요? 이 책은 동화를 추억 속 이야기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사랑과 우정, 진심과 상상, 모험과 성장이라는 삶의 중요한 질문들과 연결해 읽어냅니다.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마음의 결을 발견하고, 지금의 삶을 조금 더 다정하고 단단하게 바라보도록 이끕니다.
PART 1에서는 함께할 때 더 빛나는 우정과 사랑의 의미를 따라갑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마음, 나를 믿어주는 존재, 혈연을 넘어선 가족의 의미를 통해 관계가 우리를 어떻게 지탱하는지 보여줍니다.PART 2에서는 진심이 가진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발견합니다. 상처를 위로하는 기억, 모든 것을 잃고도 품위를 지키는 의지, 오래 사랑받으며 ‘진짜’가 되어가는 마음의 시간은 어른이 된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PART 3에서는 상상의 자유와 해방감을 이야기합니다. 상상은 현실을 피하는 도피가 아니라, 굳어진 삶을 다시 반짝이게 하는 힘으로 그려집니다. 이어 PART 4에서는 모험이 결국 ‘나’라는 존재를 마주하는 일임을 되새깁니다. 선택과 용기, 연대와 우정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마지막 PART 5에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간직하고 싶은 가치들을 나눕니다. 시작의 서툶, 변화의 가능성, 자존감, 진정한 행복과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습니다.
이처럼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는 동화가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님을 따뜻하게 증명합니다. 지치고 흔들리는 어른들에게 동화는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게 하는 가장 다정한 문학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지키기로 결심한 작은 가치 하나가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마법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전합니다.
책 속에서
PART 1
희생하려는 마음과 진정한 사랑
: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어른이 된 우리는 ‘사랑’이란 말을 쉽게 하지만, 사랑을 위해 정작 무엇을 내어주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는 헷갈리곤 합니다. 『행복한 왕자』는 누군가를 위해 조금씩 자신을 덜어내는 일이 과연 손해인지, 아니면 가장 깊은 형태의 사랑인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이 있었습니다. 왕자의 두 눈은 사파이어로 반짝였고, 몸은 순금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닌 칼에는 붉은 아름다운 루비가 박혀있었죠. 왕자는 도시의 중심에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였습니다.
사실, 왕자는 도시의 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아름다운 도시가 가진 이면, 빈곤하여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 또한 매일 봐야 했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제비 한 마리가 왕자가 있는 도시로 날아왔습니다. 갈대와 사랑에 빠진 제비가 무리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죠. 제비는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 6주나 늦게 혼자 따뜻한 남쪽, 이집트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자 제비는 휴식을 취할 겸 왕자의 다리 밑에 잠시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제비가 내려앉기 무섭게 어디선가 물방울이 ‘뚝, 뚝’ 떨어집니다. 비가 오나 하고 올려다보니 그것은 왕자의 눈물이었습니다. 제비는 그렇게 왕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왕자는 본래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았고, 죽어서는 이곳에 동상으로 세워졌습니다. 커다란 동상이 되어 온 도시를 바라보게 된 왕자는 궁전에서 살 때는 몰랐던 것들을 모두 보게 됩니다. 비참하고 안타까운 세상의 현실을 마주한 것이죠. 왕자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돕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매일 밤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토로한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합니다. 그의 몸에 있는 보석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달라고요. 그렇게 제비는 왕자의 곁에 남아 하루는 지친 재봉사에게 칼에 박혀있던 루비를 가져다 주고, 또 하루는 가난한 청년 작가에게 왕자의 한쪽 눈인 사파이어를 전해줍니다.
001 공원 한가운데 아름다운 동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행복한 왕자라고 불렀습니다. 그의 몸은 빛나는 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칼자루에는 아름다운 빨간 루비가 박혀있었고, 그의 두 눈은 파란 사파이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동상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002 행복한 왕자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눈물은 금빛 뺨을 타고 흘렀습니다. 달빛 속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제비는 가슴이 저릿해졌습니다.
003 “당신은 누구신가요?”
“난, 행복한 왕자란다.”
“행복한 왕자라면서 왜 울고 있나요? 당신 때문에 제 몸이 다 젖었어요.”
004 내가 살아 있을 때, 그러니까 인간의 심장을 가지고 있을 때 난 눈물이 무엇인지 몰랐어. 내가 죽고 난 뒤, 사람들은 나를 동상으로 만들어 여기 이 높은 곳에 세웠어. 그제야 비로소 난 이 도시의 온갖 추하고 비참한 생활을 볼 수 있게 되었지. 그래서 내 심장이 납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 거란다.
005 내 몸은 순금으로 덮여 있단다. 제비야, 네가 내 몸의 금박을 한겹 한겹 벗겨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렴. 사람들은 언제나 금이 있으면 행복해질 거라 믿으니까.
제비는 왕자의 몸에서 보석을 뜯어야만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그것들을 전부 나눠주고 싶어 했고, 제비는 어쩔 수 없이 성냥팔이 소녀에게도 나머지 사파이어를 물어다 줍니다. 이후 그는 제비에게 자신의 몸을 덮은 금박을 떼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금을 받은 사람들은 점차 생기를 얻었지만, 아름답던 왕자는 점점 빛을 잃었습니다.
반짝이는 금박 피부와 두 눈을 모두 잃은 왕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고맙다며 이제 제비에게 이집트를 향해 날아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비는 왕자를 두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착한 제비는 왕자의 눈이 되어 도시가 돌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해 줍니다. 이윽고 겨울이 찾아와 눈이 내리고 서리가 얼자 제비는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지 못한 채 왕자의 발치에서 결국 죽음을 맞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왕자의 심장도 반으로 갈라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