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수많은 계절을 지나
드디어 ‘나’를 만난 시인의 기록”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기록이다.”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를 넘어
‘시인 이또숙’의 이야기
『63세 이또숙, 비로소 나의 이름을 쓰다』는 화려한 문장보다 진심 어린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사춘기로 방황하던 딸에게 잔소리 대신 짧은 시를 건네던 지난날처럼, 솔직하고 담담한 표현으로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인 이 세상 모든 여성에게 위로를 건넨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시작해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 노년의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시집을 통해 저자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그리고 우리네 어머니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꾸밈없이 털어놓는 저자의 진심이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63세 이또숙, 비로소 나의 이름을 쓰다』는 “파도는 흘러갈 뿐 길을 잃지 않는다.”라는 시 구절처럼, 흔들릴지언정 길을 잃지 않고 걸어온 저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첫 시집이다. 그 발걸음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추천사
〈아름다운 엄마와 따님〉
나는 시인만이 시를 쓰고 또 시집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이 있는 생명체이므로 자기의 감정을 진솔하고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여 짧은 형식의 글로 쓰면 그것이 시가 되고 그 글들을 모으면 시집이 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 이메일로 시집 한 권의 원고가 보내져 왔습니다. 오들희 님이 보낸 원고인데 내용인즉 자기 모친의 글을 시집으로 엮어내고 싶다며 추천의 글을 청했던 것입니다. 원고를 열어보니 한글 시가 앞에 나와 있고 그 뒤에 영역된 시가 나와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껏 이런 시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므로 잠시 원고를 훑어보고 더 이상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늦은 시간 낯선 여자 손님 한 분이 풀꽃문학관으로 찾아와서 시집 원고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며칠 전 이메일로 모친의 시집 원고를 보내준 바로 그 오들희 씨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들희 씨에게 좋은 소리를 해 주지 못하고 몇 가지 지적을 해 주면서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멀리서 나를 믿고 찾아온 손님을 그대로 돌려보낸 것이 미안스러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대로 오들희 씨가 보낸 이또숙 씨의 시집 원고를 다시 꺼내어 읽었습니다. 처음 시를 쓰는 분 치고서는 시의 문장이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시의 어법이 진심 어린 것이어서 감동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평생을 생업에 종사하면서 선량하게 사신 분이므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겠지만 시의 표현이 간절하면서도 간결한 것으로 보아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난 분으로 보였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 쓰기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마음의 자질을 충분히 가진 분으로 보입니다. 이번 시집에 만족하지 마시고 계속 시를 쓰시어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많이 많이 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모친의 시집 원고를 성실히 정리하여 시집으로까지 내드리는 따님 오들희 씨의 효심에도 경의와 찬사를 보냅니다. 아름다운 엄마와 역시 아름다운 따님이십니다.
- 나태주 (시인)
〈63세 이또숙, 비로소 나의 이름을 쓰다〉
『63세 이또숙, 비로소 나의 이름을 쓰다』는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기록이다. 시는 흔히 문학의 한 장르로 읽히지만, 본래 시는 한 인간의 사연을 담아 부르는 가장 오래된 노래이다. 이또숙 작가의 시편들은 기교보다 삶이 먼저이고, 수사보다 진심이 먼저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기억을 담은 「화창한 여름날」, 「여름방학」, 그리고 평생의 그리움을 노래한 「그리운 엄마」는 개인의 아픔을 넘어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상실과 사랑의 기억을 불러낸다.
이 시집의 가장 큰 울림은 평범한 삶의 위대함에 있다.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가족을 위해 살아온 한 여성의 시간은 「어머니는 시장에서 바다를 팔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부모와 자녀」와 같은 작품 속에서 따뜻하고도 묵직하게 되살아난다. 작가는 특별한 사건보다 일상의 순간들을 통해 부모와 자녀, 희생과 사랑, 후회와 감사의 의미를 노래한다. 그래서 이 시들은 특정 개인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리 시대 수많은 어머니들의 초상으로 확장된다. 독자는 시를 읽으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예순이 넘어서 비로소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 앞에 선 한 여성의 아름다운 선언이다. 「중학교 교복을 입는다면」, 「글을 처음 쓴 기분」, 「내게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의 정신은 배움과 꿈에는 늦은 때가 없음을 보여준다. 이또숙 작가의 시는 문학적 성취 이전에 삶에 대한 용기와 존엄의 기록이다. 독자 여러분이 이 시집을 통해 한 사람의 진솔한 인생 노래를 만나고, 그 안에서 위로와 희망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다시 불러 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 권상희 (성균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