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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전염병, 치료, 권력-고려시대 전염병의 유행과 치료-|이현숙
1. 머리말
2. 전염병의 유행
1) 고려 전기(태조~현종)
2) 고려 중기(덕종~의종)
3) 고려 후기(명종~공양왕)
3. 전염병의 대?응책과 치료
1) 장역과 온역의 치료
2) 치료와 권력
4. 맺음말
Ⅱ. 고려시대의 전쟁, 전염병과 인구|김순자
1. 머리말
2. 전쟁과 전염병 발생의 상관관계
3. 인구 감소의 현황
1) 전쟁으로 인한 인구 감소
2) 전염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
3) 전쟁, 전염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金·南宋과 몽골[元]의 사례
4. 인구 감소율의 추정
5. 맺음말:인구 감소와 사회 변동
Ⅲ. 고려시대 도교, 무속과 전염병 치유문화|이정숙
1. 머리말
2. 치병의례의 필요성
3. 도교의례
4. 무속의례
1) 국가의례
2) 개인의 질병치료와 무속
5. 맺음말
Ⅳ. 고려시대 불교와 전염병 치유문화|김영미
1. 머리말
2. 국가의 전염병 祈禳儀禮
1) 고려 전기의 전염병 기양의례
2) 고려 후기의 전염병 기양의례
3. 전염병 치유와 觀音信仰
1) 전염병과 종교적 열정의 고취
2) 관음신앙의 성행
4. 맺음말
Ⅴ. 고려시대 전염병과 질병관-『향약구급방』을 중심으로-|이현숙·권복규
1. 머리말
2. 『향약구급방』의 구성
1) 『향약구급방』의 질병 구성
2) 『향약구급방』에 기재된 질병의 공통점
3. 『향약구급방』의 내용 분석
4. 질병과 전염병에 대한 인식
1) 전통의학의 질병 인식
2) 선정된 질병으로 본 질병관
5. 맺음말
부록 고려시대 전염병 관련 사료
1) 『고려사』·『고려사절요』
2) 문집
3) 묘지명
4) 불교 자료
저자 소개
저자 김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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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사회에서 전염병은 전쟁과 함께 사회 변동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였다. 더구나 전염병은 일반 질병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컸으므로, 사람들의 심성과 문화적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세에 혹독한 페스트를 경험하였던 서구 역사학계에서는 일찍부터 전염병 유행의 역사적 의미와 인간의 대응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국사에서는 전염병의 유행과 사회의 변화, 발전을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이 늦었고, 관련 연구도 적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와 비교해볼 때 고려시대는 전염병에 관련된 자료가 매우 적은 ...
전근대 사회에서 전염병은 전쟁과 함께 사회 변동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였다. 더구나 전염병은 일반 질병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컸으므로, 사람들의 심성과 문화적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세에 혹독한 페스트를 경험하였던 서구 역사학계에서는 일찍부터 전염병 유행의 역사적 의미와 인간의 대응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국사에서는 전염병의 유행과 사회의 변화, 발전을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이 늦었고, 관련 연구도 적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와 비교해볼 때 고려시대는 전염병에 관련된 자료가 매우 적은 탓으로 최근까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이 책은 고려시대의 전염병이 미친 정치, 사회적 영향을 분석하고, 아울러 일상생활과 문화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한 논문들을 묶은 것이다. 고려시대에 유행한 전염병은 무엇이며, 그것이 유행할 때 정부의 대책은 어떠했는지와 전염병관을 연구하였다.
이 책은 고려시대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보여준 노력과 전염병이 사회 문화적으로 끼친 영향을 찾아보기 위해 다섯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이현숙의 「전염병, 치료, 권력:고려 전염병의 유행과 치료」는 고려시대에 발생한 전염병의 원인과 이에 대한 의학적 치료, 정부의 대응책을 분석한 연구이다. 고려시대 문집과 금석문 자료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전염병 발생 사례를 추적하였다. 고려왕조는 의학적 치료가 가장 우선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송나라 선진 의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그러나 의학적 치료는 모든 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권력과의 관계에 따라 그 양과 질이 결정되었음을 밝혀 보았다.
당시 전염병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기근과 전쟁이었다. 주로 유행하였던 전염병은 홍역과 두창과 같은 발진성 전염병과 장역(?疫) 및 온역(瘟疫)이라고 불리는 열성 전염병이었다. 원 간섭기 이후에는 피부탄저병과 같은 인수 공통 전염병의 사례도 발생하였다. 이는 이민족의 침입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큰데, 인간뿐 아니라 가축까지 그 영향을 받았다.
김순자의 「고려시대의 전쟁, 전염병과 인구」는 전염병의 발생이 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전쟁기에 인구가 감소했을 가능성을 추정한 연구이다. 고려시대 475년 동안 전염병은 35회 발생했고, 그 중에서 전쟁기간 152년 동안 25회 발생했다. 전쟁기에 역병은 비전쟁기보다 2.2배 자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고려시대 인구에 관한 유일한 기록은 『송사』 고려전의 210만 구(口)인데, 1130년경의 인구수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1461년의 호구조사와 대조하여 1130년대부터 1461년까지 인구증감률을 0.335%로 추정하면 1231년 몽골침략 당시 고려인구는 294만 명이 된다. 몽골과의 전쟁기간과 일본원정이 이루어진 1231~1281년까지 인구변동은, 동·서북면의 영토 상실로 인한 인구감소, 전쟁 중의 인명 살상 및 역병, 기근으로 인한 감소를 합산하면, 인구감소율이 46%에 달한다.
전염병이 유행하면 국가는 의원을 파견하거나 의약을 나누어주는 등 의료적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한계에 부딪히고 사망자가 속출하여 사회적 파장이 커지면 종교의 힘을 빌려야 했다. 또 의료적 혜택을 받을 수 없던 사람들, 특히 피지배층은 무속 등 접근하기 쉬운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숙의 「고려시대 도교, 무속과 전염병 치유문화」는 국가와 일반 민들이 도교와 무속의례를 동원해 전염병에 대응하는 모습을 치유문화의 측면에서 조망한 연구이다. 치병의례 가운데 미신이나 신비주의로 치부해왔던 무속과 도교가 질병치유에서 민간은 물론 왕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의 모든 역량과 관심을 모아야 할 위기 상황이 도래했을 때 ‘가능한 한 모든 해답’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의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고, 모든 사람이 의학적으로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무속과 도교의 치유 체계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김영미의 「고려시대 불교와 전염병 치유 문화」는 다양한 불교의례를 거행함으로써 전염병을 치유하고자 했던 모습을 분석한 연구이다. 특히 12세기 초~13세기 중엽에 전염병이 기근, 전쟁과 함께 자주 발생했으므로, 국가가 대선사(大禪師)를 임명하는 임명장에서도 전염병을 치유한 업적을 강조할 정도로 전염병의 치유는 불교계의 현안이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던 시기가 전쟁의 재난, 전염병의 재난, 굶주림의 재난이 일어나는 ‘삼재’의 시기라고 의심했던 듯하다. 따라서 당시 사람들에게 승려들이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은 ‘단온진언(斷瘟眞言)’ 등을 인쇄해 유포하는 주술적 처방과 불보살 특히 관세음보살의 영험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관음신앙의 영향은 예술품에 잘 나타난다. 포류수금문 정병과 수월관음도 도상의 정병 및 버드나무 가지는 전염병 치료와 관련된 것이다. 또 관음신앙을 고취한 『천수경』의 각종 판본이 이 당시 고려에서 활발히 유통되었다.
권복규·이정숙의 「고려시대 전염병과 질병관」은 고려시대 사람들이 질병과 전염병을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살펴본 연구다. 13세기 몽골과의 전쟁기에 강화도에서 출간된 『향약구급방』에서 다룬 질병 내용을 1466년에 편찬된 『구급방』의 내용과 비교 분석하였다. 『향약구급방』에 선정된 질병은 흔하지만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질병이면서 증상이 분명하거나 눈에 명확히 보이는 특성을 지닌 것들이다. 환자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남성과 여성, 성인과 소아 질병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기존 동양의학서에서와 같이 육음(風寒暑濕燥火)이 부조화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급성 전염병과 같은 사회적 질병보다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개인 질병을 보다 중요시하였는데, 이는 당시 의학이 전염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전염성 질환으로는 광견병과 소아완두창만 다루었다. 두 전염병은 몽골전란기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병으로서, 두창이 소아전염병으로 정착되는 단계였다.
전염병은 본질상 국경이 없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전파되고, 고려에 전파된 전염병은 다시 외국으로 전파되기도 하였다. 고려시대의 전염병 중에서 장역·온역은 전쟁과정에 중국으로부터, 후기의 적반창은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와 마찬가지로 고려시대에도 전염병은 ‘동아시아세계’라는 범위에서 발생하고 유행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의 불모지였던 의학사, 특히 고려시대 전염병 및 의학사 분야에서 이 책의 간행이 연구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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