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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_내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살기로 했다
등장인물_미로헌의 미로허니들

1부. 한 지붕 아래 식구 생활: 관계의 재발견과 집의 탄생

‘남남’이라 쓰고 ‘우리’라 읽는 사람들
같이 살자고? 우린 생판 남남인데?
교생 선생님에서 언니로, 언니에서 식구로
난 널 모르는데, 우린 식구가 되었구나!
가 보지 않은 길, 생판 남남끼리 집 짓기
‘회의주의자’들이 유혹의 골짜기를 건너는 법
생판 남들이랑 지은 집이 나를 살렸네

2부. 미로헌 탐구 생활: 공간이 바꾸는 관계의 풍경

‘10평 방’에서 살아도, 누리는 건 ‘100평 집’이야
또 하나의 방, 공용 창고
꺼지지 않는 셰어의 심장, 공유 주방
미로허니들의 멀티버스, 살롱
주택이라면 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야지, 음하하하!
게스트 룸은 없다우, 그래도 재워는 드릴게!
미로헌의 보너스, 전망대
꽃 피우는 사람 따로, 꽃놀이하는 사람 따로? 얼씨구!
돌고 돌아 만능 공간, ‘샤이 샤방’한 작업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루나의 방
예쁘고 작업하기 좋지만 졸리다고? 수의 방
얼리어답터의 동굴, 비누와 마루의 방
반전을 꿈꾸다 삑사리 난 써니의 방

3부. 요망진 동거 생활: 지속 가능한 관계의 기술

같이 산다고? 그럼 밥은 누가 해?
독박은 싫어, 분담은 디테일이지!
현관 앞 다섯 인형의 비밀
지출은 늘었는데, 부담은 줄었다고? 그게 말이 돼?
회의주의자에서 ‘회의 덕후’로, 우리는 진화 중
주택살이? 당연히 ‘몸빵’이지!
토론은 격렬하게, 결론은 깔끔하게
미로헌 손님은 사이렌을 울린다?
이 루나는 내가 알던 그 루나가 아니었다

4부. 슬기로운 어른 생활: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거리는 적당히, 마음은 가까이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리? 우린 남인데
아끼면 똥 되는 것들
꼰대 방지 육계명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녹색 신고’!
길은 잃어도 맥락은 잃지 마, NEVER!
아프냐? 그렇다면 소문을 내거라!
‘아무거나’는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셰어 라이프, 좋은 루틴만이 살길이다!

에필로그_60이 넘었어도 날마다 자란다
저자 소개
저자 : 조선희
대학 졸업 후 신문 기자로 일하다 농사짓는 것이 꿈인 남편과 함께 제주로 이주해 무농약 감귤을 재배했다. 남편과 사별한 후 농사를 그만두고 지역 문화재단에서 일했다. 정년을 눈앞에 둔 시점, 인생에서 가장 대담한 선택을 했다.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생판 남들과 집을 짓고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노년의 강을 혼자 힘겹게 건너기보다 여럿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건널 수는 없을까. 그 질문이 제주 공동 주택 ‘미로헌’의 출발점이었다. 서로 삐걱거릴 때도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손을 보태고 때로는 질긴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어 간다. 시도 때도 없는 수다는 우리만의 피로 회복제다. 그렇게 생판 남들과 부대끼며 웃고 배우고 자라는 중이다. 이 책은 그 성장의 기록이자 유쾌하고도 ‘요망진’ 노년 실험기다. 지은 책으로는 초보 농사꾼의 제주살이를 담은 《마흔에 밭을 일구다》와 《제주 바보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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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보호자는 아니어도, 보호막은 되어 줄 수 있다
‘커뮤니티 케어’로 돌보는 서로의 노후

이들의 이야기는 공간만 쪼개 쓸 뿐 다른 동거인에게 큰 관심이 없는 셰어 라이프와 다르다. 알아서 식사하고 각자의 취미 생활을 하는 등 개인의 생활은 존중하지만 서로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나누고 돌본다. 커뮤니티 케어, 즉 요양원이 아니라 집에서 서로를 돌보며 노후를 보내자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을 지을 때 유방암 판정을 받은 저자에게 식구들은 식사를 챙겨 주고 서울 병원과 제주를 오가는 공항길에 동행하고, 언제든 운전기사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이들의 규칙 중 하나는 바로 ‘아프면 소문을 내라’는 것이다. 그래야 유사시에 무엇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사 증후군과 골다공증, 당뇨 위험이 있는 미로허니들이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동행하거나 피해야 하는 음식 정보를 공유해 당사자가 실수로라도 그 음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병원 서류에 적을 법적 보호자는 아닐지언정, 멀리 있는 자식이나 친형제가 당장 해줄 수 없는 일상의 보살핌을 나누며 일상의 보호막이 되어 주는 셈이다.

나이 들면 자연히 여러 신체 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생판 남들끼리 모여 살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은, 연대와 돌봄의 의미와 함께 추천인의 말처럼 ‘공동체의 근본’까지 되새기게 한다.

연결되어 있으면 연습하게 된다
생각도, 관계도 성숙한 어른이 되려면

남들과 살아 보니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는 지인의 질문에 저자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답한다. 혼자라면 대충 넘겼을 사소한 일도, 타인과 연결되어 있기에 멈춰 서서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는 뜻이다.

가족끼리는 거친 감정 표현이나 문제 회피가 용인될지 모르지만, 생판 남인 이들에게는 오해와 상처를 남기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타인에게 불쾌한 태도로 번지지 않도록 철저히 ‘감정 예절’을 지킨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오늘 화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해해 줘”라며 서로에게 미리 상태를 알리는 ‘녹색 신고’를 하고, ‘고맙다’, ‘사랑한다’, ‘고생했다’, ‘이해한다’ 같은 마음의 표현은 아끼지 않는다. 미안한 점이 있다면 시간이 늦었더라도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

즉 어른이 되어 남들과 같이 사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것을 넘어 ‘가까워도 불편하지 않은 거리’를 만드는 끊임없는 연습이다. 갈등이 생겨도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대신 충분히 듣고 토론하며, ‘이건 당연하지!’라는 각자의 기준을 하나하나 내려놓고 서로의 리듬을 조율한다.

또 저자는 “나이 들면 ‘이제껏 참고 살았으니 남 눈치 안 봐도 되지 않아?’라며 편한 것, 마음에 드는 것만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기도 하는데, 셰어 라이프는 이를 방지하는 좋은 현장”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싶다면,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면 주변과 연결되어 ‘사회적 기술’을 계속 갈고닦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0이 넘어서도 대화하고 배려하며 생각과 관계의 근육을 키우려는 저자와 식구들의 모습은,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데 참고할 만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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