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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하얀 거미
2부 호랑이 두루마리와 제웅
3부 59분 후의 노크
4부 십삼지신의 배신자들
5부 신불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박해로
한국 특유의 무속신앙 전통에 이색적인 상상력을 덧붙인 스타일리시한 소설을 연이어 선보이는 중이다. 첫 번째 무속 공포소설인 『살煞: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의 성공 이후 전작을 뛰어넘을 야심으로 두 번째 장편 『신을 받으라』를 완성했다. 『살-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올빼미 눈의 여자』, 『섭주』 등의 무속 호러 소설과 『전율의 환각』으로 시작되는 귀경잡록 시리즈로 그는 자신만의 공간을 계속 넓혀가는 중이다.
2012년 박해로 작가는 현진건의 고전소설과 할리우드 영화 스토리를 하이브리드한 「운수 나쁜 날」로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매번 도전하는 풍부한 실험정신은 한국 장르 소설에 대한 진지한 사색이기도 하지만, 작품 배경은 언제나 ‘섭주’로 설정하는 그는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에 충실한 작가이기도 하다. 『신 전래특급』은 천편일률적인 장르소설 흐름에서 박해로 작가만의 독특하고도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컬트 소설이다.
공포소설의 영역에서 박해로 작가는 넓게 파는 것보다 깊게 파는 것이야말로 창작의 진가라 자부하며, 가상의 지역 섭주를 무대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개발해냈고 영역의 심화에 몰입하는 중이다. 특유의 무속 오컬트 소설과 조선 러브크래프트 코스믹 소설은 열광적인 팬을 낳았고, 최신작 『외눈고개 비화』는 그만의 독보적인 『귀경잡록』 시리즈의 절정이다. 그는 오늘도 쉬지 않고 새로운 섭주 이야기를 발굴하느라 24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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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산군이 지상에 현현함에 신을 능멸해온 죽음이 잇따를 것이다“
신은 영웅을 선택하지 않았다, 가장 약한 인간을 선택했다!

죽음을 데려온 아이, 신을 불태운 무당들
병오년, 가장 무서운 신이 깨어난다
한국형 오컬트 소설의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박해로의 신작 장편소설 『산군: 당산나무 기담』이 〈ON〉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살: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를 비롯해 토속 신앙과 민간 설화, 저주와 재난, 인간의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세계를 오랫동안 펼쳐온 가상의 소도시 ‘섭주’와 그곳에서 펼쳐지는 악몽을 정교한 지옥으로 빚어냈다.
이 작품의 시작은 한 아이의 등장이다. 살해당한 언니가 남긴 여섯 살 조카 형상을 맡게 된 오컬트 작가 임서영과 그의 연인 정찬유. 사랑스럽고 가엾은 아이를 평범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는 두 사람의 바람과 달리, 형상이 나타난 뒤부터 주변에서는 기이한 죽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하철 선로 추락, 정전기 화재, 음주 운전 사고, 무당들의 죽음. 모든 사건에는 합리적인 사인이 붙고, 모두가 그것을 우연이라 부른다. 그러나 죽음이 거듭될수록 찬유는 의심하기 시작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그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형상은 정말 재앙을 불러오는 아이인가. 아니면 아직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 신의 징표일까. 박해로 작가는 서양 오컬트의 강렬한 도상인 ‘저주받은 아이’를 한국의 당산나무 신앙, 무속, 도참 예언서, 산신 설화와 결합한다. 아이를 둘러싼 불안은 점차 산과 나무의 공포로 옮겨가고, 가장 가까운 가족의 비극은 마침내 인간 세계 전체를 위협하는 신화적 심판으로 팽창한다.

가공의 역사설화가 만들어내는 두 겹의 공포
『산군: 당산나무 기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소설 한가운데를 가르며 등장하는 예언서 『진군비기』와 세조를 무대로 한 산군의 기원 설화다. 천지인(天地人)의 이치 속에서 산(山)이 하늘과 땅의 중간이고, 산의 나무가 인간이 섬겨야 할 현생의 신이라는 도참의 논리는, 정이품송에 벼슬을 내린 세조의 일화와 맞물리며 ‘권력 위에 군림하는 신격’을 향한 인간의 공포를 건드린다.

마땅히 이 신명을 산군이라 일컬어야 할 터, 산군이야말로 세상을 바로잡을 진군이나, 어리석은 인간들은 신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반항할 것이요, 귀신의 소리라 헐뜯기 바쁘리라. _『진군비기』에서

비적 떼의 머리를 열매처럼 매달던 의암산의 신목, 그 나무를 모신 진인 토산 이낙궁 그리고 임금의 명을 받아 산군을 봉인하려 들었던 무속 집단 계림. 560년 전의 설화는 현재의 사건과 두 겹으로 포개지며, 독자는 과거와 현재 사이를 오가게 된다. 박해로 작가가 오컬트로 재해석한 역사설화가 가장 깊은 진실의 통로가 되는 순간이다.
제2의 정감록이라 불린 도참 비서 『진군비기』. 그 책에는 인간이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어내고, 불을 놓아 자연의 신성을 능멸할 때 마침내 신이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리라는 예언이 적혀 있다. 그 신의 이름은 ‘산군’. 산의 나무는 인간이 가장 가까이 섬겨야 할 현생의 신이며, 병오년이 되면 산군은 혼탁한 인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재림한다는 것이다. 미라가 안고 있던 사라진 나뭇가지, 산사태에도 무너지지 않은 집, 사고처럼 이어지는 죽음. 찬유가 진실에 다가갈수록, 가장 약하고 무력해 보였던 존재를 둘러싼 공포는 전혀 다른 형태로 얼굴을 바꾼다.

신이 된 약자는 인간을 용서하지 않는다
저주받은 아이의 공포에서 다크 히어로의 탄생으로
『산군: 당산나무 기담』이 기존의 ‘악마의 아이’ 서사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은, 작품이 아이의 정체에 대한 공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처음 독자는 형상의 눈빛과 행동, 그 곁에서 벌어지는 죽음에 사로잡힌다. 아이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아이가 정말 평범한 인간이 아닌가. 아이의 몸에는 무엇이 깃들어 있는가. 그러나 이야기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질문은 달라진다. 진짜로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누구인가. 산군은 인간을 구할 신인가, 인간을 심판할 신인가. 그리고 신이 되는 존재는 과연 처음부터 강했던 자인가.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하고, 주변의 의심과 폭력에 휘말리고, 자기 삶의 주인조차 되지 못했던 한 인간이 마침내 가장 압도적인 신성으로 변모하는 순간을 향해 달려간다. 이때 탄생하는 존재는 인간을 안심시키는 구원자가 아니다. 인간의 탐욕과 위선, 자연을 파괴하고도 아무 죄책감 없이 살아온 세계를 똑똑히 기억하는 신이다. 신은 영웅을 선택하지 않는다. 신성은 가장 약한 인간을 선택한다. 상처받은 자가 끝내 심판자가 되는 순간, 인간은 자신이 길러낸 가장 무서운 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전복은 『산군: 당산나무 기담』을 단순한 괴담이나 퇴마 소설의 차원에 머물지 않게 한다. 신목의 재림, 무속 집단의 음모, 재난의 에너지, 군중심리, 권력의 욕망을 가로지르며 작품은 마침내 “신이 인간 사회 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으로 작용할 것인가”라는 섬뜩한 질문으로 나아간다.

“박해로가 박해로했다” 전건우 작가가 먼저 읽고 확신한 K-오컬트의 절정
박해로표 섭주 유니버스가 가장 불길한 신화를 낳다
『흉담』의 작가 전건우는 박해로를 “척박한 한국 호러 시장과 오컬트 시장에서 꾸준히 새롭고 참신한 작품을 내놓은 작가”라 일컬으며, 섭주를 중심으로 펼쳐온 그의 작품 세계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기묘하며 박진감 넘쳤다고 말한다. 이어 『산군: 당산나무 기담』에 대해서는 “재미없게 읽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고 단언한다.

“한국의 전통 무속신앙에 더해서 〈오멘〉 시리즈에 등장할 법한 ‘저주받은 아이’ 혹은 ‘악마의 아이’가 등장한다. 즉, 동서양의 오컬트가 절묘하게 합을 이룬 셈인데 이러다 보니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다.” _전건우(『흉담』 작가)

특히 그는 『산군: 당산나무 기담』의 후반부에 몰아치는 사건들을 통해 “자연에 대해서, 신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 여러 생각할 거리가 넘쳐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작품의 주인공이 박해로 세계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며, 이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는 『산군: 당산나무 기담』이 한 아이를 둘러싼 불길한 사건에 그치지 않고, 박해로의 세계 전체를 다음 단계로 밀어 올리는 새로운 신화의 기원이 되었음을 뜻한다.
박해로에게 ‘섭주’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포크너의 요크나파토파, 러브크래프트의 아캄, 스티븐 킹의 캐슬록처럼, 작가가 써온 모든 악몽이 연결되고 증식하는 하나의 세계다. 작품은 죽은 언니가 남긴 아이와 주변의 의문사라는 밀실 같은 불안에서 출발하지만 이야기는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도참 비서 『진군비기』와 십승지에 묻힌 나뭇가지, 조선 시대 의암산에 나타난 신목, 산군을 불태운 계림, 현대까지 이어진 무당들의 탐욕 그리고 인간 사회 안으로 들어오는 신적 존재가 인간의 편일지 끝없이 공포의 수위를 높여간다.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포크 호러로, 가공의 역사설화에서 무속 오컬트로, 한 아이의 공포에서 가장 무서운 신의 탄생으로.
새로운 오컬트 소설에 목마른 독자라면, 이제 이 산의 입구에 서야 한다. 단, 들어선 뒤에는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당산나무를 닮은 고목이 한 그루 서 있을 것이고, 돌아볼 때마다 가지의 방향이 바뀌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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